“아이고, 박 대표님! 오래 기다리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별말씀을요. 저희도 방금 도착했습니다.”“박 대표님처럼 바쁘신 분을 이렇게 기다리게 하다니 죄송해서 어쩌죠.”레스토랑의 프라이빗 룸 안에서 두 남자는 만나자마자 격식을 갖춰 인사를 주고받았다.한편, 임종연은 성유리 쪽으로 성큼 다가오더니 아주 친근한 듯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사모님, 또 뵙네요.”성유리도 억지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다! 제가 소개해 드릴 사람이 있어요.”임종연이 그렇게 말하며 뒤를 돌아봤고 순간, 그녀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어라, 이 녀석 어디 갔지?”방해준 역시 누군가의 빈자리를 눈치채고는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아마 밖에 있을 거예요. 제가 불러올게요.”임종연이 급히 말하고는 부리나케 밖으로 나갔다.성유리는 그 상황에 별 반응 없이 앉아 있었지만 어딘가 낯익은 이름이 뇌리를 스치듯 떠올랐다.그러나 그 실마리를 붙잡기도 전, 임종연이 다시 문을 열고 들어왔다.“소개해 드릴게요. 제 아들 최경언이에요.”임종연은 웃으며 말했다.이미 그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막상 눈앞에서 마주하니 성유리는 살짝 굳을 수밖에 없었다.반면 최경언은 훨씬 담담했다.임종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성유리가 정신을 차리고 손을 내밀려던 찰나, 박한빈이 먼저 나서서 최경언의 손을 덥석 잡았다.“안녕하세요.”표정 하나 없이 차분한 얼굴이었지만 그 순간 성유리는 박한빈의 눈빛이 자신을 슬쩍 스쳐 간 것을 느낄 수 있었다.“다들 앉으시죠.”방해준이 웃으며 말하자 박한빈이 손을 놓고 성유리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최경언은 성유리 맞은편에 앉아 있었는데 딱 봐도 이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느껴졌다.내내 말도 없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고 방해준이 그를 언급해도 겨우 시선만 들 뿐, 대답 한마디 없이 무심하게 고개만 돌렸다.그 모습은 성유리가 도한시에 있을 때 봤던 밝고 싱그러운 청년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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