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Kabanata 1171 - Kabanata 1180

1285 Kabanata

제1171화

아이가 오늘 얼마나 놀랐을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기에 박한빈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하지만 그는 곧 감정을 억눌렀고 무릎을 굽혀 하늘이 앞에 앉으며 조용히 물었다.“무서웠지?”하늘이는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가 곧 다시 천천히 흔들었다.“이젠 괜찮아.”박한빈은 그런 하늘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어디 다친 데는 없어?”“없어. 근데... 엄마가 밀렸어.”하늘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푹 떨궜다.어딘가 죄책감이 느껴지는 표정이었다.“미안해, 아빠. 내가 엄마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어.”“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자책하는 아이의 모습에 박한빈은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네 탓이 아니야. 걱정하지 마. 아빠가 나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게 할 거야.”하늘이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잠시 박한빈과 눈을 마주친 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박한빈은 시선을 돌려 도우미를 바라보았다.“유리는 위층에 있습니까?”“네. 위에 계세요.”그 말을 듣자 박한빈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성유리의 성격상, 만약 별일이 없었다면 당연히 하늘이 곁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지금 상황은 뭔가 이상했다.불안한 예감이 스치자 박한빈은 주저 없이 몸을 돌려 위층으로 향했다.그 시각, 성유리는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그녀의 이불을 들추자마자 박한빈은 목에 선명하게 남은 붉은 상처를 보게 됐다.날카로운 손톱자국이 몇 줄이나 깊게 파여 있었다.박한빈은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바로 그때, 성유리가 눈을 떴다.그녀는 박한빈을 보자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무의식적으로 시간을 확인하려 했다.“병원 가자.”박한빈이 재빨리 말했다.그러자 성유리는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들고 그의 손을 붙잡았다.“괜찮아요. 그냥 좀 긁힌 것뿐이에요. 그나저나 당신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박한빈은 대답하지 않고 성유리의 몸을 찬찬히 살폈다.혹시 다른 데도 다친 건 아닌지 확인하는 눈빛이었다.성유리는 아무 말 없이 그 시선
Magbasa pa

제1172화

성유리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그녀는 꿈을 꾸고 있었다.꿈속의 성유리는 마치 놀이공원처럼 생긴 공간에 있었다.곳곳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미끄럼틀과 회전목마가 보였고 어디선가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왔다.하지만 이상하게도 눈앞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성유리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리고 꿈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쓰던 찰나, 어디선가 톡 하고 맑은 소리가 났다.성유리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파란 유리구슬 하나가 옆 미끄럼틀 위에서 굴러떨어지더니 끝내 그녀 발끝에 멈춰 섰다.순간 멍해진 성유리는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숙여 그 구슬을 집어 들었다.그 구슬은 새것이 아니었다.표면에는 아지랑이처럼 얕은 금이 흐르고 있었고 그 금이 마치 예전에 깨졌다가 조심스럽게 붙여진 듯 보였다.그리고 손에 쥔 구슬에서는 이상하게도 온기가 느껴졌다.마치 그것이 살아 있는 작은 생명이라도 되는 듯했다.“너는...”성유리가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어디선가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성유리?”그러자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눈이 번쩍 떠졌다.밖은 이미 어둑어둑한 밤.박한빈이 곁에 앉아 찡그린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성유리는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원래는 지금 몇 시냐고 물으려 했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저 방금 이상한 꿈을 꿨어요.”“어떤 꿈이었는데?”박한빈은 성유리의 손을 꼭 잡은 채 다른 손으로 그녀의 뺨을 살짝 쓸어내렸다.그 순간, 성유리는 꿈속에서 느꼈던 따뜻함이 바로 이 손의 온기였다는 걸 알아챘다.“열은 없네.”박한빈은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고는 다시 물었다.“어디 불편한 데라도 있어?”“아니, 괜찮아요. 지금 몇 시예요?”“곧 열 시야. 배고프지 않아?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성유리는 원래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뜻밖의 말을 내뱉었다.“저 짬뽕 먹고 싶어요.”박한빈은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가 곧 웃음을 터뜨렸다.“지금?”“네.”성유리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
Magbasa pa

제1173화

“별 건 아니고... 그냥 아까 그 꿈이 떠올라서요.”“어떤 꿈?”“아니에요.”성유리는 더 말하지 않았다.그저 고개를 살짝 저은 뒤, 다시 고개를 숙이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박한빈은 어딘가 이상한 성유리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곧 진동하는 휴대폰에 시선을 돌렸다.잠시 후, 성유리는 두 번째 그릇도 다 비웠다.그런데 젓가락을 내려놓는 순간 배가 너무 불러 힘들었다.“저희 좀 걸을까요?”성유리가 말했다.“좋아. 학교 안에 들어가서 산책할까?”성유리는 졸업한 이후로는 학교 안에 발을 들인 적이 거의 없었다.그런데 막상 다시 걸어보니 그렇게 많이 바뀐 것도 없었다.의외였던 건 박한빈이 이곳에 대해 생각보다 익숙하다는 것.“여기 자주 왔었어요?”성유리가 물었다.“몇 번 정도.”“근데 꽤 잘 아는 것 같은데요?”박한빈은 대답 대신 그저 웃기만 했다.그러자 성유리가 앞쪽 건물을 가리켰다.“저기가 도서관인데 조금만 더 가면 운동장도 나와요. 이 시간쯤이면... 운동장 조명도 아직 안 꺼졌을 테니까 저희도 가봐요.”“왜 하필 운동장이야?”“거기서 종종 누가 노래하거나 기타 치거든요. 고백하는 남자들도 거기서 많이 하죠.”“오, 그럼 너도 대학 시절에 단골이었겠네?”박한빈의 말에 성유리는 그제야 눈치를 챘다.지금 그가 던진 말은 함정이었다.성유리는 멈칫하다가 박한빈을 돌아보았다.그는 한쪽 눈썹을 슬쩍 치켜올리고 있었다.“저야 당연히 자주 갔죠.”성유리는 당당하게 말했다.이내 박한빈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려는 순간, 성유리는 피식 웃더니 이런 말을 덧붙였다.“체력을 높이기 위해 뛰러 갔죠.”그러자 박한빈은 코웃음을 쳤다.“그렇겠지.”성유리는 그의 빈정거림을 무시하고 박한빈의 팔을 잡아끌며 운동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타이밍이 절묘했다.운동장 근처에 다다르기도 전에 기타 소리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성유리는 한껏 들뜬 표정으로 박한빈의 손을 꼭 잡고 발걸음을 재촉했다.운동장 중앙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 가운
Magbasa pa

제1174화

다음 날은 평일이었다.성유리가 눈을 떴을 때, 박한빈은 이미 출근한 상태였다.요즘까지도 그는 아침마다 꼭 성유리를 한 차례 ‘괴롭힌’ 후, 그녀가 다시 잠들면 그대로 안아 차에 태워 회사로 데려가곤 했다.그 모든 과정에서 성유리는 거의 아무 기억도 없었고 눈을 떴을 땐 이미 박한빈의 사무실 안 휴게실에 있었다.그런 생활이 반복되자 성유리가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박한빈도 한발 물러서 주었다.요즘은 점심시간에 잠시 들러 함께 식사를 하고 그 후에 같이 회사로 출근하는 루틴으로 바뀌었다.성유리는 눈을 비비고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한 뒤, 시간이 충분하다는 걸 알자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식탁에는 이미 도우미가 준비해 둔 아침이 차려져 있었다.식사를 하면서 성유리는 약국에서 약간의 물품을 배달 주문했다.그러자 도우미가 포장을 들고 들어오며 조심스레 물었다.“사모님, 어디 안 좋으신가요? 병원에 가보셔야 하지 않으세요?”“괜찮아요.”성유리는 이미 짐작한 듯 고개를 들어 도우미를 바라보며 당부했다.“한빈 씨한테는 말하지 마세요.”“하지만...”“이따가 제가 직접 얘기할 거예요.”성유리가 단호히 말하자 도우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약 봉투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기다리는 동안 성유리는 이상하리만큼 담담했다.그동안 줄곧 준비해 왔던 순간이었다.그런데 막상 그 순간이 왔을 때 성유리의 마음은 오히려 조용했다.검사 결과, 두 줄이 선명하게 보였다.성유리는 그저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을 뿐, 곧바로 테스트기를 옆에 내려놓고 욕실을 나섰다.점심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평소 같으면 이 시간에 노트북을 열고 일을 했겠지만 오늘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성유리는 베란다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사모님, 어디 가세요?”도우미가 깜짝 놀라 물었다.“묘지에 좀 다녀오려고요.”“박 대표님이 돌아오시면...”“묘지로 오라고 전해주세요.”성유리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집을 나
Magbasa pa

제1175화

박한빈은 미간을 찌푸렸다.“좋은 소식?”성유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의 손을 잡아 자기 아랫배에 살며시 올려두었다.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행동만으로도 이미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박한빈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찔거렸다.잠시 후에서야 그는 천천히 반응을 보이며 시선을 성유리의 얼굴로 옮겼다.그러자 성유리는 미소를 지었다.“네. 한빈 씨가 생각하는 그거 맞아요.”박한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입술은 점점 더 꽉 다물어졌고 그런 모습에 성유리는 조금 의아해졌다.“기쁘지 않으세요?”박한빈은 침묵한 채 여전히 평평한 그녀의 아랫배를 내려다보았다.그는 말하고 싶었다.‘기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과거, 성유리가 하늘이를 임신했을 때 그들 사이에는 수많은 갈등과 이별이 있었다.그녀가 가장 힘들었던 그 시기에 박한빈은 성유리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다시 성유리와 하늘이를 만났을 때는 이미 하늘이가 뛰어다닐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있었다.그는 하늘이의 탄생을 진짜로 ‘함께’ 하지 못했다.그래서일까. 지금 이 순간 성유리의 뱃속에 자신과 그녀의 생명이 함께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보다 낯설고 조심스러웠다.‘그 아이는 이 세상을 좋아하게 될까?’‘그리고 나를 아빠로서 좋아해 줄 수 있을까?’“박한빈 씨?”성유리의 목소리가 다시 박한빈을 현실 세계로 불러냈다.박한빈은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생각하세요?”성유리가 물었다.“아니, 아무것도 아니야.”“그럼... 어머니께 말씀은 드렸어?”박한빈의 눈빛이 진지해졌다.마치 그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도 되는 듯.성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방금 전에 말씀드렸어요.”“그럼 집에 가서 쉬자.”박한빈은 성유리의 손을 살짝 잡으며 말했다.그의 말투에서 어딘가 어색함이 느껴졌다.성유리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저 병원에 먼저 들르고 싶어. 일단은 임신 테스트기로 확인한 거니까 정확히 확인하려면 병원 가야죠.”“
Magbasa pa

제1176화

박한빈과 하늘이가 서재에서 이야기하고 있을 때, 성유리는 하늘이의 방에서 조용히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왜 그런지 모르게 그 순간 그녀는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했다.비록 하늘이는 이미 여러 번 동생을 갖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지만 성유리는 왠지 두려웠다.‘내가 엄마로서 충분히 잘할 수 있을까? 하늘이와 태어날 아이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을까?’무엇보다 하늘이가 받아야 할 사랑을 태어날 아이가 나눠 갖게 될까 봐, 그것이 가장 걱정됐다.시간이 천천히 흘렀다.두 사람이 방에 들어간 지 고작 몇 분밖에 되지 않았을 텐데 성유리는 마치 한 세기가 지나간 듯 참기 힘들었다.결국 참지 못하고 서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하늘이가 먼저 방으로 돌아왔다.아이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고 성유리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분명한 놀람과 설렘이 가득했다.“엄마, 진짜야?”하늘이가 물었다.“아빠가 말했어. 나 곧 동생 생긴다고. 진짜지?”성유리는 잠시 멈칫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하늘이는 곧장 달려왔다.품에 안기려다 말고 무언가 생각난 듯 동작을 멈추고는 살짝 손을 들어 성유리의 배에 조심스레 올려놓았다.“그 아이가 지금 여기 있는 거지?”하늘이가 물었다.성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응.”“근데 나는 동생이 있는 걸 못 느끼겠어.”“그건 당연하지. 지금은 아직 아주 작거든.”“나도 예전에 그랬어?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그럼. 너도 아주 작을 때부터 엄마 뱃속에서 이렇게 조금씩 자라났어.”성유리는 하늘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그러자 하늘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마치 그 시절을 떠올리려 애쓰는 듯했지만 곧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기억 안 나. 하지만 걱정 마, 엄마. 나는 꼭 좋은 언니가 될 거야. 내가 동생 잘 돌볼게.”성유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었다.“근데 혹시 걱정되진 않아?”“뭐가?”“동생이 태어나면 엄마 아빠의 관심이 좀 줄어들 수도 있잖아. 그게 너한텐...”하늘이는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Magbasa pa

제1177화

“그 아이도 나처럼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거니까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야.”“우리가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도 똑같을 거야. 그러니까 나중에... 그런 날이 오더라도 이젠 나 혼자 외롭게 슬퍼하지 않아도 될 거야.”그 말에 성유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보통 사람들이 둘째를 가지려고 하는 이유는 첫째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였고 그 시기는 대부분 ‘어린 시절’을 기준으로 한 것들이었다.하지만 지금 하늘이가 말한 의미는 성유리와 박한빈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진 아이들끼리의 동행에 관한 것이었다.그 생각에 성유리의 눈가가 천천히 붉어지기 시작했다.“괜찮아, 엄마.”하늘이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하늘을 가리키며 덧붙였다.“저기 봐봐. 저기 별이 엄청 많잖아. 엄마가 그랬지. 할머니는 지금 저기, 제일 밝은 별이 되셨다고.”“나는 할머니가 제일 반짝이는 그 별일 거라고 생각해. 엄마도 그렇게 생각하지?”성유리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은 후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엄마도 그렇게 생각해.”...성유리가 하늘이를 가졌을 때는 사실 꽤 힘든 시간이 많았다.입덧이 심해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어떤 냄새든 맡기만 해도 토할 것 같았다.하지만 이번 임신은 달랐다.몸 상태가 훨씬 좋았고 무엇보다도 식욕이 너무 좋았다.특히 밤만 되면 뭔가 꼭 먹고 싶어졌다.그럴 때마다 꼭 배달을 시키는 게 아니라 직접 가게로 가서 먹는 것을 추구했다.처음엔 박한빈도 성유리의 요청에 별말 없이 순순히 따라줬다.그렇지만 날이 추워지고 눈이 내리기 시작한 어느 날, 박한빈은 그녀가 외출하는 걸 완강히 막기 시작했다.성유리는 그런 박한빈의 태도를 귀찮아진 거라고 해석했고 말싸움 없이 곧장 차 키를 들고 나가려 했다.당황한 박한빈은 재빨리 그녀를 막아섰고 결국 또 한 번 그녀의 고집을 꺾지 못해 눈 오는 밤에 둘이 짬뽕집으로 향하
Magbasa pa

제1178화

성유리는 세게 때린 건 아니었지만 그 뺨을 때리는 소리는 유난히 또렷하게 방 안을 울렸다.찰싹!소리가 나자마자 성유리는 깜짝 놀랐고 본능적으로 후회가 밀려왔다.아프지 않은지 물어보려던 찰나, 오히려 박한빈이 먼저 그녀의 손을 잡았다.“아프지?”성유리는 여전히 화가 조금 남아 있었지만 그의 반응에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박한빈은 그녀의 손바닥을 들여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성유리를 바라봤다.“응?”“안 아파요.”성유리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그럼 얼음팩 새로 갈아줄게. 그거 대고 조금 더 자.”성유리는 이번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박한빈은 금방 일어나 방 한쪽에 새로 들여온 미니 냉장고에서 얼음팩을 꺼냈다.이내 봉지에 얼음팩을 담아 정성스럽게 포장한 뒤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건넸다.박한빈의 손놀림은 능숙했고 표정은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성유리는 박한빈의 손과 그가 건네는 얼음팩을 번갈아 보다가 불현듯 박한빈의 뺨에 남은 손자국을 보고는 조금 미안해졌다.“아프지는 않아요?”그 말에 박한빈이 잠깐 멈칫하더니 곧바로 웃어 보였다.“안 아파. 기분 풀릴 수만 있다면 더 때려도 돼.”성유리는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가 말했다.“제가 화난 건 아니고 그냥 좀... 예민해서 그래요.”“알아. 그러니까 네가 나 때려서 좀 덜 아프다면 마음대로 때려도 돼.”말하면서 박한빈은 그녀의 손을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댔다.그 모습이 너무도 진심처럼 느껴져 성유리는 잠시 얼어붙었다.정말 지금 자신이 살점 좀 떼어달라고 해도 이 남자는 망설임 없이 그러고도 남을 것 같았다.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너무 선명해서 성유리는 황급히 손을 빼냈다.“됐어요. 저 지금 너무 졸려요. 잘래요.”박한빈은 뭔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무언가 더 말하려던 그 순간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를 본 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지만 금세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받아요.”성유리가 먼저 말했다.“너 먼저 자.”박한빈은 그렇게 말한 뒤, 전화기를 들고
Magbasa pa

제1179화

“안 가.”박한빈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앞으로 두 달, 어디도 안 갈 거야.”성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조심스레 말했다.“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다녀와도 돼요. 어차피 예정일까지 한 달이나 남았잖아요.”박한빈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다.그 순간, 에릭에게서 전화가 또 걸려 오자 그는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받아요. 당신이 안 받으면 이번엔 저한테 전화할 것 같으니까.”성유리의 말에 박한빈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이내 무슨 말을 들었는지 박한빈의 표정은 잔뜩 굳어버렸다.“다른 사람 보내.”박한빈은 짧게 대답했다.“내 아내 곧 출산해. 그러니까 나는 금성을 떠날 수 없어.”그의 말투는 단호했고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하지만 에릭은 정말 급했는지 수화기 너머로 고성과 욕설이 섞여 들릴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다.성유리도 그 소리를 희미하게 들을 수 있었기에 박한빈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더니 자리를 떠나 밖으로 나갔다.“딱 3일이야.”에릭이 말했다.“다른 건 다 넘길 수 있는데 본사에서 난 너밖에 믿을 사람이 없어.”“전용기로 태워줄게. 3일 뒤에는 어떤 상황이든 무조건 다시 금성으로 보내줄게.”“내가 이렇게까지 맞춰주겠다는데 도대체 뭐가 걱정되는 건데?”에릭의 목소리는 여전히 절박했고 거친 숨소리 너머엔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박한빈은 알았다.에릭이 이런 식으로 부탁까지 하는 건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는 걸.하지만...그는 고개를 돌려 식탁 쪽을 바라보았고 그곳엔 성유리가 고요하게 죽을 먹고 있었다.요즘 들어 살이 조금 오르고 전체적으로 한층 더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던 그녀는 아침 햇살 아래에서 마치 한 장의 그림처럼 고요하고 따스해 보였다.그 모습은 박한빈을 단숨에 이곳에 붙잡아 두는 이유가 되었다.“로얀.”이윽고 에릭이 다시 그의 이름을 부르고 나서야 박한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단 한마디만 내뱉었다.“알았어. 딱 3일이다.”...“금방 돌아올게.”성유리는 원래 박
Magbasa pa

제1180화

박한빈이 출장을 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지난 1년간 의도적으로 업무량을 줄이긴 했지만 그의 일정은 여전히 꽉 차 있었고 성유리는 이제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야 했다.하지만 박한빈이 떠난 그날 밤, 성유리는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몇 번이나 뒤척였지만 가슴 한쪽이 점점 아파졌다.그래도 침대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았기에 그저 눈만 뜨고 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초반엔 참을 만했지만 박한빈에게서 전화가 걸려 오고 목소리를 들었을 때, 성유리는 눈가가 붉어졌다.스스로도 연약하다고 느껴질 만큼 감정이 북받쳤다.“잠이 안 와?”박한빈이 물었다.“네.”“아파?”성유리는 코를 훌쩍이며 대답했다.“아파요.”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박한빈은 곧 성유리의 감정을 눈치챘다.“울어?”“아니요.”성유리는 즉시 부인했다.박한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예전 같으면 기뻤을지도 모른다.그때는 성유리가 자신을 그리워하고 아쉬워서 흘린 눈물임을 알았으니까.그렇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오히려 가슴 한편이 무딘 칼에 찔리는 듯 조금씩 찢기는 고통이었다.“미안해.”박한빈이 낮게 말했다.“너랑 같이 있어야 하는데.”“괜찮아요.”성유리는 금세 대답했다.“그냥... 한빈 씨가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박한빈은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그래서 성유리는 과감히 화제를 돌렸다.“지금 어디예요?”“에릭 회사 쪽이야.”“싸우는 소리 들리는데?”박한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떨어진 곳을 바라보았다.그곳에서는 에릭과 낯선 사람이 격렬하게 다투고 있었는데 두 사람 다 얼굴이 새빨개져 있었다.“조금 의견 차이가 났을 뿐이야.”박한빈이 성유리에게 말했다.“며칠 동안 여기 있을 거야. 빨리 끝내고 돌아가서 너랑 함께 할게.”“전 괜찮으니까 몸조심하셔야 해요.”“알았어.”박한빈이 잠시 망설이다 계속 말했다.“너는 그냥 자. 전화 끊지 마. 내가 여기서 지켜줄게.”“네.”성유리는 순순히 대답했다.이내 박한빈은 전화기를 들고 조용히 상대
Magbasa pa
PREV
1
...
116117118119120
...
129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