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Bab 1161 - Bab 1170

1289 Bab

제1161화

두 사람은 피할 새도 없어 황급히 몸을 돌렸고 성유리처럼 소비자인 척하며 옆에 있는 상품을 가리키며 무언가를 말하는 척했다.하지만 성유리는 망설이지도 않고 곧장 그들에게 다가갔다.“박한빈 씨가 시켜서 오신 거죠?”그녀가 그렇게 묻자 두 사람의 몸이 확실히 더 굳어지는 게 보였지만 대답은 없었다.“말 안 하겠다는 거네요? 그럼 제가 직접 물어보죠.”성유리가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려 하자 두 사람은 급히 그녀 쪽으로 몸을 돌리며 다급히 입을 열었다.“사모님, 화내지 마세요.”“맞아요. 대표님이 저희 보낸 거 맞습니다. 다만, 사모님 안전이 걱정돼서 그런 거예요.”“그래요?”성유리가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그럼 한빈 씨는 지금 어디 있어요?”“박 대표님은... 근처 어딘가에 계십니다.”그들의 대답에 성유리는 눈을 가늘게 떴다.평소 그녀는 항상 웃는 얼굴이라 누구나 성유리는 친절하고 털털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순간,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지고 표정이 굳자 두 사람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결국,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회사에 계십니다.”성유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그럼 가서 전해요. 이렇게 사람 시키지 말고 직접 오라고.”그러고는 위층에 있는 영화관을 가리켰다.“전 영화 볼 거니까 거기로 올라오라 하세요.”말을 마친 성유리는 그들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그대로 몸을 돌려 걸어가 버렸다.남겨진 두 사람은 어쩔 줄 몰라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결국, 이들은 고민 끝에 갈라지기로 했다.한 명은 회사로 돌아가 상황을 보고하고 다른 한 명은 성유리를 계속 따라가기로 했다.그러나 성유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마치 뒤에 따라붙은 꼬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듯, 혼자서 영화관으로 올라갔다.영화표를 사고 팝콘과 탄산음료도 샀다.오늘은 평일이라 관객이 거의 없었고 성유리는 맨 뒷자리를 골랐다.텅 빈 앞좌석 덕에 마치 전세 낸 느낌이었다.사실 무슨 영화인지도 별로 중요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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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성유리는 원래 화를 내려던 참이었다.그런데 박한빈의 그 숙련된 부정의 말들.“몰라.”“모르겠어.”“아무 사이도 아니야.”그 말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툭툭 튀어나오자 그녀는 정신이 멍해졌다.이내 정신을 차려보니 뭐라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상태가 돼버린 거다.박한빈은 성유리가 혹시라도 안 믿을까 봐 서둘러 자기 휴대폰을 꺼내 들어 최근 통화 기록을 전부 다 보여줬다.하지만 성유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예상치 못한 말에 박한빈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는데 눈에는 분명한 의아함이 드러나 있었다.“저 여자, 제가 전에 찍은 드라마의 여주인공이에요.”성유리는 어쩔 수 없이 설명을 덧붙였다.“결혼하면서 연예계 떠났었는데 작년에 이혼하고 다시 복귀했나 봐요.”그 말을 들은 순간, 박한빈의 표정이 확 변했고 안색도 살짝 어두워졌다.잠깐의 침묵 끝에, 그가 낮고 거친 목소리로 물었다.“그걸 나한테 왜 말하는 건데?”“저 여자가 왜 이혼했는지 아세요?”성유리는 담담히 되물었지만 박한빈은 입을 꾹 다문 채 대답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조용히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마치 이유를 박한빈 입으로 직접 말해보라는 듯.마침내 박한빈이 천천히 입을 뗐다.“왜?”“전에 저랑 얘기한 적 있었어요. 남편 통제 욕구가 너무 강했다고 하더라고요. 하루하루 남편의 의심과 감시 속에서 지냈대요. 친구도 못 만나게 하고 남자랑은 말 한마디도 못 하게 하는 건 기본이고요.”“처음엔 그냥 자기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하면서 꾹 참고 넘겼대요. 근데 어느 날, 길에서 처음 본 남자랑 두어 마디 했다고 남편이 미친 듯이 화를 내고 질투를 하는데... 그때서야 이건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하더라고요.”성유리는 단숨에 말을 마쳤지만 옆에 있는 박한빈은 말이 없었다.그의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었고 얼굴에는 무언가를 곱씹는 듯한 기색이 떠올랐다.“그래서... 결국 이혼했대요.”성유리는 그 말을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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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성유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거 잘 안 집혀요.”“해봤어?”“네. 해봤죠.”박한빈은 누구랑 했는지 묻고 싶었지만 방금 전에 그녀가 자신에게 했던 말들이 다시 떠올라 결국 입을 다물었다.대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뭐 하고 싶어?”“저거 해보고 싶어요.”성유리는 건너편에 있는 레이싱 게임기를 가리켰다.“저희 하나씩 맡아서 해봐요.”박한빈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성유리는 프런트 쪽으로 가서 게임 코인을 바꿔왔다.둘은 각자 캐릭터를 고르고 게임을 시작했다.박한빈은 처음엔 이 게임이 별거 아닐 줄 알았다.게임일 뿐이거니와 그는 예전에 등록되지 않은 레이싱 대회에도 몇 번 출전한 적이 있었다.그때의 속도감과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났다.당시 그는 막 지화 그룹을 물려받은 시점이었다.하루하루가 극심한 압박감 속에서 지내는 날이었고 김서영이 ‘길’을 닦아주었어도 박한빈 앞에는 늘 의심과 함정이 가득했다.정신적으로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잠은 더 안 왔다.그때 에릭과 처음 알게 된 것이다.주식 시장이든 레이싱이든, 그에게는 이 현실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출구였다.그렇게라도 해야 박한빈은 자신이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출발해요.”이내 들려오는 성유리의 목소리에 박한빈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박한빈은 다시 핸들을 꽉 잡고 화면을 주시했다.하지만 이 게임은 그가 예전에 했던 그 레이싱과는 완전히 달랐다.손에 익은 핸들과 페달 감각은 빠르게 파악했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성유리는 게임 속 다른 차들을 하나하나 들이받으며 거의 질주하듯이 앞으로 치고 나갔다.브레이크는 그녀에겐 장식이나 마찬가지였다.엑셀만 밟고 직진만 하는 성유리의 플레이에 박한빈은 어이없이 웃음이 나올 뻔했다.그렇게 불과 2분 만에 승부가 갈렸다.박한빈이 아직도 멍하니 핸들을 쥔 채 화면을 바라보고 있을 때, 성유리는 벌써 다음 판을 준비하고 있었다.“재미없어요?”가만히 있는 박한빈을 발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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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사진 속 박한빈은 셔츠 한 장만 입고 있었고 소매는 팔꿈치 위까지 걷어 올려져 있었다.배경은 알록달록한 오락 관이었고 그가 앉은 레이싱 시뮬레이터는 사실 키 큰 박한빈에게 다소 좁아 보였다.길쭉한 다리를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지만 그 순간 성유리가 셔터를 누를 때, 그의 표정은 유난히도 진지했다.박한빈은 원래 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꼭 필요한 자리에서 찍을 때조차 늘 정장 차림에 차가운 표정이 기본이었다.그래서인지 이 사진은 평소 모습과 꽤 대조적이었다.돌아오는 길, 성유리는 그 사진을 계속 들여다보며 몰래 웃음을 지었다.그제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박한빈은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면서도 왜 그렇게 자주 자기 사진을 찍으려 했는지를 말이다.그 반전 매력을 이제는 성유리도 조금은 느낀 것 같았다.“화 안 났어?”얼마 후, 박한빈이 옆에서 조심스레 물었다.성유리는 멈칫하더니 곧장 대답했다.“저 화 안 났는데요?”그 말에 이번엔 박한빈이 멈칫했고 고개를 돌려 성유리를 바라봤다.성유리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그냥 좀 기분이 상했을 뿐이죠.”“그게 화 난 거랑 다른 거야?”“다르죠. 기분 상한 건 잠깐 감정일 뿐이니까요.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오히려 오후엔 재밌게 놀았어요.”성유리의 말은 진심이었다.그녀가 최경언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단순히 이유를 알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다.사실은 박한빈을 떠보려는 의도가 더 컸다.그 후에 그에게 한 말들도 다 의도된 말이었다.하지만 막상 박한빈의 불안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자 왠지 마음이 짠해졌다.게다가 오락기 앞에 앉아 아이처럼 몰입하던 그 모습은 성유리에게 한 가지를 깨닫게 했다.박한빈의 마음속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가 살고 있다는 걸.그가 아무리 많은 걸 가지고 있어도 그 아이는 여전히 불안하고 외로웠다.그래서 박한빈은 가진 걸 지키기 위해 몸부림쳤던 거다.성유리는 그런 태도를 싫어했지만 지금은 굳이 따지고 싶지 않았다.잠깐 그를 바라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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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화

박한빈이 유일하게 매일 반복하는 습관이 있었다.그건 바로 성유리의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일이었다.무슨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 확인하려는 게 아니었고 누구랑 연락했는지도 궁금해하지 않았다.그가 매일 확인한 건, 자신의 사진이 여전히 배경 화면으로 설정돼 있는지였다.성유리는 처음에 박한빈이 뭘 보고 있는지 몰라 이상하게 여겼지만 이유를 알게 된 순간, 웃음을 참지 못하고 눈물까지 흘릴 뻔했다.그런 그녀를 보며 박한빈은 전혀 화내지 않았다.오히려 조용히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성유리의 사진을 한 장 찍었다.“안 돼요! 그거 너무 못생기게 찍혔어요!”성유리가 재빨리 박한빈에게 달려들어 휴대폰을 뺏으려 했다.“안 못생겼어.”“제가 보기엔 못생겼거든요!”“이건 내 핸드폰이야. 무슨 사진을 배경 화면으로 하든 내 마음이야.”“당신 만약 이거 배경 화면으로 바꾸면 저도 배경 화면 바꿀 거예요.”성유리의 위협에 박한빈의 손이 딱 멈췄다.그 틈을 놓치지 않고 성유리는 그의 핸드폰을 낚아채 사진을 삭제해 버렸다.박한빈은 말없이 그녀의 손길을 바라보기만 했다.그 모습을 보고 성유리는 카메라 방향을 돌려 말했다.“같이 찍자.”그렇게 두 사람의 셀카가 화면에 떠오르자 그제야 박한빈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났다.그런데 며칠 후, 하늘이가 사진을 발견하고는 자기도 같이 찍고 싶다고 떼를 썼다.결국 두 사람이 찍으려던 사진은 세 사람의 사진이 되었다.이제 성유리는 핑계를 삼아 배경 화면을 바꿀 수 있었다.그렇지만 다음 날 아침, 핸드폰을 보니 또 그 사진으로 바뀌어 있었다.박한빈은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이 사진이 훨씬 예뻐 보여서 그래.”성유리가 뭔가 말하려 했지만 그는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네가 전에 말했던 네 친구 기억나?”“어떤 친구요?”“도한시에 갔을 때 만난 사람. 남편이 우리한테 밥도 사줬었잖아.”이름을 기억 못 하는 박한빈 대신 성유리는 바로 감을 잡았다.“나다빈 씨요?”“맞아. 그 이름이었던 것 같아.”“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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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6화

“어머, 사모님! 휴대폰 배경 화면이 혹시 박 대표님 사진 아니에요?”도한시 무대 아래, 누군가 성유리가 들고 있는 휴대폰 화면을 보고는 크게 말했다.그 말소리는 주변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단번에 끌어버렸다.성유리는 원래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지만 모두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리자 순간적으로 불편해졌다.그래서 얼버무리듯 화제를 돌렸다.“저 재킷 괜찮은데요.”그 말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시 런웨이에 선 모델이 입고 있는 재킷으로 향했다.이 자리는 VVIP만 초대받는 프라이빗 쇼였고 모델들이 입고 있는 건 내년 봄 시즌 첫 번째 고급 맞춤 컬렉션이었다.성유리는 원래 이런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스타일이었지만 김서영이 세상을 떠나기 전 했던 말이 마음에 남아 있었다.자신의 성격 때문에 박한빈에게 괜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이번 초대를 받고서 용기를 내 참석하게 된 것이다.하지만 여전히 이런 자리는 익숙하지 않았다.아무리 노력해도 박한빈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견디는 건 성유리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그래도 방금 전 그녀가 화제를 돌린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은 다시 무대 위로 향했고 모두 성유리가 말한 그 재킷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사실 성유리는 아까 그 재킷이 무슨 색이었는지도 정확히 못 봤다.그렇지만 거짓말을 맞추기 위해 결국 그 재킷을 구매하게 됐다.1차 쇼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커피를 마시며 다가올 시즌 트렌드와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맞다, 사모님. 혹시 신영지라는 사람 아세요?”성유리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누구요?”“유경수 대표님 아내요. 아내 본명이 신영지예요.”성유리가 여전히 모르는 듯하자 옆에 있던 사람이 설명을 덧붙였다.“유성균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 아시죠? 한때 엄청 인기 끌던 그 SNS 핫플레이스. 근데 맛은 그저 그렇더라고요.”그 말을 듣고 나서야 성유리는 누군지 떠올렸다.“아, 나다빈 씨요?”“맞아요. 그 여자 이름이 그거였던 것 같아요.”누군가 곧장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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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7화

“나다빈 씨가 오늘 저한테 연락해서 손향미 씨랑 화해를 시켜달라고 하더라고요.”성유리의 말에 박한빈이 미간을 찌푸렸다.“나다빈 씨는 너한테 뭘 기대해? 너는 손향미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잖아.”“맞아요. 그래서 좀 궁금했어요. 나다빈 씨는 원래 자존심이 엄청 세거든요. 그런 사람이 이렇게 먼저 머리를 숙이고 저한테 연락한다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뜻일 거예요. 손향미 씨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에요?”박한빈은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주며 대답했다.“잘 모르겠는데 내가 알아보게 할 수는 있어.”“됐어요. 전 이미 거절했어요.”성유리가 고개를 저으며 이런 말을 덧붙였다.“근데 들은 얘기로는 손향미 씨가 나다빈 씨를 때렸대요.”박한빈이 살짝 웃었다.“그래? 그럼 손향미라는 사람 배경은 몰라도 싸움 실력은 만만치 않겠네.”그 말에 성유리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전 그게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왜?”“이 일은 분명 유 대표님 잘못인데 왜 사람들은 손향미 씨랑 다른 여자 얘기만 하는 거죠? 나다빈 씨가 유 대표님한테 하유림 씨를 소개한 건 잘못일 수 있지만 유 대표님 본인 문제가 더 크잖아요. 이미 결혼도 했고 가정도 있는데 자길 못 제어하다니.... 말이 돼요? 그리고 손향미 씨도 문제예요. 자기는 잘못 없다고 다른 여자들 탓만 하잖아요.”성유리가 말을 마치자 박한빈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갑작스러운 웃음에 성유리는 순간 멈칫하며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네 말이 맞아.”이내 박한빈이 고개를 끄덕였다.“결국 문제는 남자가 불성실했던 거야. 근데 솔직히 이런 일은 그들에겐 흔한 일이었겠지. 이번에 일이 커질 줄은 몰랐던 거고.”그 말에 성유리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들이요?”“응. 그들.”말하며 박한빈은 성유리의 손을 잡았다.“난 그들과 달라. 너, 사람들이 날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어떻게 평가하는데요?”“상업계에서 가장 허리띠 졸라맨 남자래.”박한빈 말에 성유리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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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나다빈이 성유리에게 연락한 지 이틀 후, 성유리는 하유림에게서 전화를 받았다.그리고 성유리 목소리를 듣자마자 하유림은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유리 언니, 제발 좀 도와줘요. 정말 견딜 수가 없어요.”성유리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다 다빈 언니 때문이에요! 전... 그 사람이 결혼한 줄 몰랐어요. 정말 몰랐어요!”하유림은 흐느끼며 계속 말했다.“다빈 언니가 남자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고 해서 전 그 사람이랑 언니가 친구라고 믿었거든요. 그런데 누가 알았겠어요? 그런 쓰레기 같은 남자를 소개할 줄은? 지난번에 맞기만 한 게 아니라 그 남편이 제 부모님하고 친구들한테 이 일 다 말하겠다고 협박까지 해요. 그런 일이 다 알려지면 전 정말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요!”“다빈 언니한테 연락해 보려고 했는데 언니는 지금 제 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도 안 봐요. 저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하유림은 말을 하면서 또 울음을 터뜨렸다.그때까지 성유리는 입꼬리를 굳게 다물고 물었다.“그럼 지금 오 대표님이랑 연락은 하고 있어요?”“당연히 아니죠!”하유림이 즉각 대답했다.“지난번 경마장 사건 이후로 한 번도 못 봤어요. 처음에 대표님이 미혼인 줄 알고 만났는데 누가 예상이나 했겠어요?”“그럼 제가 뭘 해줄 수 있는 거죠?”성유리가 담담하게 물었다.하유림은 성유리의 말투가 부드러워지자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남편이 업계에서 영향력이 크니까 손향미 씨도 분명히 좀 봐줄 거예요. 그러니까... 언니가 좀 도와줄 수 없을까요?”“근데 전 손향미라는 사람은 잘 몰라요.”“괜찮아요. 그냥 언니가 몇 마디만 해 줘도 돼요. 아니면 연락처 드릴까요? 요즘 매일 전화해서 욕하고 협박하는데... 저 진짜 못 견디겠어요.”말하는 짧은 사이에 하유림은 또다시 무너져 눈물을 뚝뚝 흘렸다.성유리는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가 한번 연락해 볼게요. 하지만 제 말을 꼭 들을 거라고 장담은 못 해요.”“고마워요. 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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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하유림은 성유리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곧 금성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유리는 선물을 주고 싶다 했지만 성유리는 선물을 사양하고 그저 앞으로 잘 살기만 하라고 했다.그러자 하유림은 울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성유리에게 이건 별거 아닌 작은 도움일 뿐이었다.사실 손향미도 하유림을 완전히 망가뜨릴 생각은 없었기에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하지만 성유리가 예상 못 한 건, 이런 일로 인해 누군가가 자신을 원망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점이다.나다빈이 갑자기 나타난 그날, 아이들은 즐겁게 케이크를 자르고 있었다.성유리는 하늘이 곁에 서서 웃으며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들어오면 안 됩니다. 초대장이 없으면 못 들어가세요.”종업원이 계속 막으려 했지만 나다빈은 끝까지 밀고 들어오더니 성유리를 밀치기까지 했다.순간 주변 사람들이 모두 놀랐고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하늘이를 자기 뒤로 숨기며 미간을 찌푸렸다.“사모님, 대체 이게 무슨 의미죠? 하유림이 저보다 더 귀하고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사모님, 저를 어떤 식으로 거절했었죠? 손향미 씨랑 모른다고, 친하지도 않다고 하더니 갑자기 하유림 그 여자 편을 들어주는 거예요?”나다빈은 화가 나 이를 악물었다.가만히 듣고 있던 성유리는 무슨 상황인지 곧 판단하고는 입을 열었다.“제가 뭘 하든 그건 제 자유예요.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성유리의 말이 끝나자 나다빈은 비웃듯 미소 지으며 되물었다.“그래요? 자유라고요? 사모님은 참... 너무 높은 곳에 있는 분인 것 같네요. 그래서 불륜녀 한 명을 돕는 게 낫다고 생각하셨나?”“하유림 씨는 이미 결혼한 유부남인 걸 몰랐다지만 사모님은 알고 계셨잖아요.”성유리는 여전히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굳이 따지자면 이 모든 일의 시작은 나다빈 씨죠. 그러니까 당신도 동정받을 자격은 없어요.”“게다가 전에 나다빈 씨도 절 차단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저희... 아직도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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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성유리가 힘을 준 순간, 나다빈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부어올랐다.그리고 성유리는 냉정하게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또 함부로 지껄이면 이 한 대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당신...”나다빈이 뭔가 더 하려 했지만 성유리는 쳐다보지도 않고 하늘이를 데리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그녀는 오늘 생일인 아이와 집주인에게도 사과를 잊지 않았다.집 주인은 대범하게 신경 쓰지 말라며 본인들의 경비가 부족해서 성유리를 놀라게 만든 것에 대해 사과했다.그 시각,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대부분 나다빈에게 쏠려 있었다.경멸, 혐오, 그리고 조롱의 눈빛들.이런 시선들은 나다빈이 요즘 너무 익숙한 것이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두 손을 꽉 쥐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성유리에게 달려들었다.“이 시*년!”나다빈은 욕설을 퍼부으며 성유리의 머리채를 꽉 잡았다....“지난번 평가 보고서가 나왔는데 저희 예산보다 2% 더 초과했어요. 주로 상대 쪽이 소유한 특허 기술 때문인데 그중에는...”회의 중 상대가 보고서를 자세히 분석하고 있었다.박한빈은 맨 앞자리에 앉아 스크린을 보며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그때 회의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그러자 박한빈의 눈빛이 곧바로 어두워졌고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한 사람이 그 옆에 와 있었다.“대표님, 사모님께 문제가 생겼습니다.”그 말에 박한빈의 표정이 잔뜩 굳었고 곧바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경호원들은 어디에 있었습니까?”박한빈의 언성이 갑자기 높아지자 보고하던 사람도 깜짝 놀라 말을 멈췄다.“대표님, 걱정 마세요. 사모닌께 생명에 지장은 없고 연회에서 누군가와 말다툼을 하다가... 싸움이 있었습니다.”박한빈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고 금세 옆에 있는 비서에게 눈짓을 보냈다.그러자 비서는 곧바로 회의를 계속하라고 신호를 보냈다.그리고 박한빈은 일어나 서둘러 회의실을 나섰고 급한 마음에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누구랑 싸움이 일어난 겁니까?”“나다빈이라는 여자입니다. 갑자기 연회장에 뛰어들었는데 현장에 사람이 많아 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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