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빈은 성유리를 보자마자 달려가더니 말없이 그녀를 꼭 껴안았다.그의 팔에 들어간 힘은 너무도 강해서 마치 한 번 잃었다가 겨우 다시 손에 넣은 보물을 껴안는 것 같았다.성유리는 처음에는 약간의 불만을 품고 있었다.에릭의 전화를 받았을 때, 그녀는 정말로 박한빈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다.정신없이 준비하고 에릭이 마련한 전용기를 탔을 때만 해도 성유리는 박한빈에게 위급한 상황이 닥쳐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아니면 에릭이 그렇게까지 급하게 부를 이유가 있었을까.비행 내내 성유리의 마음은 불안과 초조로 뒤엉켜 있었고 착륙 후에야 박한빈에게서 온 메시지를 받았다.[나 괜찮아. 에릭이 너 속인 거야.]너무도 가볍게 쓰인 그 한 문장이 성유리의 마음을 놓이게 하면서도 동시에 분노를 치밀게 했다.하지만 지금, 박한빈의 품에 안겨 있자 분노조차 서서히 사그라지고 있었다.잠시 후, 성유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에릭 씨는 왜 그런 짓을 한 거죠?”“걔는 미친놈이야.”박한빈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단호하게 대답했다.그 말에 성유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이내 박한빈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그녀를 살짝 떼어내며 진지한 눈빛으로 물었다.“몸은 괜찮아? 그렇게 긴 비행했는데 어딘가 불편한 데는 없었어?”“네. 전 괜찮아요.”성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하지만 곧, 박한빈의 눈이 붉게 충혈된 눈과 밑에 짙게 내려앉은 다크서클을 보고 깜짝 놀랐다.“한빈 씨는요? 며칠째 제대로 쉬지도 못한 거죠?”박한빈은 부정하려다 성유리의 눈을 보자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응.”그 대답에 성유리는 미간을 더 잔뜩 찌푸렸다.“일단 호텔로 가자.”박한빈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너도 많이 피곤할 거야.”사실 성유리는 별로 피곤하지 않았다.걱정이 그녀를 긴장하게 만들었을 뿐, 지금 박한빈이 괜찮다는 걸 확인하자 몸과 마음이 동시에 놓이는 기분이었다.“그럼... 이쪽 일은 이제 다 끝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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