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백지환은 다시 손을 들어 그녀의 볼을 살짝 집은 뒤, 뒤돌아 걸어갔다.제자리에 서 있던 성유리는 그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그러다 문득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백지환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성유리는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왔어?”추은정이 제일 먼저 그녀를 반겼다.“백지환이랑 데이트했어?”성유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책상 위에 놓인 포장된 볶음밥을 발견했다.그걸 본 순간, 했던 말이 떠올라 연신 사과했다.“아, 나 완전 까먹었어. 미안, 내가 바로 돈 보낼게.”“아니, 괜찮아. 겨우 이 정도로 뭘.”추은정이 황급히 손사래를 쳤지만 옆에 있던 현은영이 비꼬듯 말했다.“추은정, 그냥 받아. 이런 돈이 성유리한테 대수겠어? 안 받으면 고맙다는 소리도 못 들을걸?”그 말에 추은정의 손이 어정쩡하게 허공에서 멈췄다.성유리는 말없이 손에 들고 있던 밀크티를 건넸다.“이거 마셔. 너 이거 좋아했잖아.”추은정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그것을 받아들었다.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고마워.”“아니야, 괜찮아.”성유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갔다.책상 위에 펼쳐져 있던 노트북을 잠시 바라보던 성유리는 결국 마음을 정한 듯 핸드폰을 꺼내 백지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이번 주말에 나랑 같이 집에 가줄래?]...성씨 저택.이번 행동은 말 그대로 기습 방문이었다.성유리는 아무런 사전 통보도 없이 백지환을 데리고 집으로 갔다.갑작스러운 방문에 부모는 어리둥절해했지만 성유리는 오히려 담담하게 차를 따르며 백지환을 소개했다.“안녕하세요. 아버님, 어머님.”백지환도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저는 백지환이라고 합니다. 고향은...”하지만 그의 말은 끝나기도 전에 집 밖에서 갑작스럽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사모님!”예상치 못한 다급한 소리에 성시원은 미간을 찌푸렸다.이미 백지환의 기습 방문으로 인해 기분이 상해 있던 그는 목소리까지 거칠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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