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뜻은 아주 분명했다.박한빈과 성유리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것.김서영은 말없이 고개만 돌려 박한빈을 바라보았는데 그 시선은 분명히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박한빈의 얼굴은 놀랍도록 침착했다.“지금은 더 이상 지화 그룹이 제 결혼을 통해 무언가 이득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 아닙니다.”“말은 그렇지만...”“이미 성씨 저택에도 다녀왔고 결혼 이야기도 전했습니다.”박한빈은 김난희의 말을 냉정하게 뚝 끊어버렸다.“했던 말을 바꾸는 건, 저희 박씨 가문의 방식이 아닙니다.”논리 정연한 박한빈의 말에 김난희는 더 이상 아무 반박도 하지 못했다.박한빈은 그녀들을 더 상대하지 않고 자기 뜻을 충분히 전달한 뒤 곧장 위층으로 향했다.이내 서재에서 필요한 서류를 꺼낸 그는 곧장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이렇게 늦었는데 여기서 더 쉬고 가지 않을래?”그러자 김난희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닙니다. 일찍 주무세요.”그 말이 끝나자마자 박한빈은 망설임 없이 자리를 떴다.남겨진 김난희는 화가 난 듯 이를 악물고 옆에 있던 김서영을 다시 쏘아붙였다.“봐라, 네가 도대체 애를 어떻게 키운 거야? 1년에 손주 얼굴 본 게 손에 꼽힐 정도야, 어른이 얘기하는데 마치 자기 부하 대하듯 하잖니. 쟤 눈에 가족이 있기나 한 거야?”하지만 김서영은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조용히 대답했다.“한빈이 성격을 잘 아신다면 이미 내린 결정을 지지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결정이라니? 결혼 말하는 거니? 그런 큰일을 한 마디 상의도 없이?”“결혼 상대로 정해진 사람은 원래 한빈이 아버지가 이미 얘기해 놓은 상대예요. 이제 와서 바꾸시겠다는 건가요?”김난희는 김서영을 한참 동안 노려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허허, 이제야 알겠네. 한빈이가 왜 저런 성격이 됐는지. 너도 내가 한마디 하면 열 마디를 하는구나.”“어머니,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김서영은 고개를 숙이며 낮게 말했다.“마음 상하셨다면 사과드릴게요.”김난희는 더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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