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연회는 성유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성대했다.성유리는 전에도 여러 연회에 참석해 본 적 있었지만 지금 이 자리는 그야말로 작은 행사와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호화로운 차들과 샴페인, 뉴스에서나 보던 인사들이 가득한 연회장은 마치 화려한 환락의 향기가 떠다니는 듯했다.박한빈이 성유리를 데리고 나타나자 주변의 모든 시선이 한순간에 집중됐다.그들이 놀란 건 박한빈 때문이 아니라 그가 데리고 나온 성유리 때문이었다.성유리는 그런 시선을 느끼자 갑자기 자신이 쇼윈도에 진열된 진열품처럼 여겨졌다.모두가 그녀를 하나하나 평가하고 심사하는 듯한 느낌에 몸이 굳고 박한빈의 팔을 붙잡은 손도 본능적으로 빼려 했지만 그는 재빨리 손을 더 꼭 쥐었다.바로 그때, 연회의 주인인 채 회장이 다가왔다.성유리는 그를 알고 있었다. 예전에 성시원이 그녀를 데리고 어떤 연회에 갔을 때 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때 채 회장은 성시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지 않았고 성시원이 이유를 대며 먼저 다가가야 겨우 몇 마디 나눌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채 회장은 성유리의 모습을 한참 훑어본 뒤, 박한빈에게 물었다.“이분은 누구?”성유리는 순간 주변이 조용해지고 모두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집중되는 걸 느꼈다.모두가 박한빈이 어떤 대답을 할지 숨죽여 기다리는 듯했다.박한빈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았다.“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제 약혼녀, 성유리입니다.”약혼녀라는 말에 채 회장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성유리는 곧 주변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시선을 몸으로 느꼈다.마치 자신을 산산조각 내려고 하는 듯한 그런 눈빛이었다.성유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박한빈의 신분만으로도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쫓아다닌다는 사실과 자신의 과거와는 너무 다른 세계라는 걸.“아, 그렇군. 근데 전에 왜 말을 안 한 거지?”채 회장은 잠시 당황한 듯 침묵하다 금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박한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최근에 정해져서 아직 전해드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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