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성유리가 먹은 건, 주방장이 직접 만들어 준 해산물 파스타였다.오늘 아침 갓 낚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덕분에 맛도 일품이었고 성유리는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쳤다.그 사이 박한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저 지금 식당이에요.”성유리는 마지못해 자신의 행방을 보고했다.“아래로 내려가기 싫어요. 별일 없으면 그냥 혼자 노세요.”“지금 제가 할 일이 별로 없어 보이나요?”박한빈의 말투에는 살짝 짜증이 섞여 있었지만 성유리는 그 안에서 나른한 기색을 느낄 수 있었다.별로 화난 것 같진 않았기에 그녀는 아예 못을 박았다.“그럼 한빈 씨는 한빈 씨대로 놀고 저는 저대로 놀게요.”“아, 그리고 제 핸드폰도 곧 배터리 다 닳을 거 같아요. 이만 끊을게요.”그 말과 함께 성유리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때였다.원유진이 환하게 웃으며 그녀 맞은편에 앉았다.“너랑 박 대표님 진짜 사이좋네?”성유리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봤다....반면, 박한빈은 꺼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그녀가 정말 전화를 끊어버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진짜 위로 올라가서 당장 끌어내려야 하나?’이런 생각이 들 즈음 누군가 박한빈의 앞을 가로막았고 그는 일단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사실, 박한빈도 이런 자리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은 다르게 굴러가는 이들과 마주하는 건 언제나 불쾌한 일이었다.하지만 좋아하든 싫어하든, 해야 할 일은 해야 했다.지화 그룹의 대표로서 그는 누구보다 완벽하게 이런 자리를 소화해 냈고 겉으로는 누구도 흠잡을 수 없었다.박한빈은 그런 사람이었다.여느 때처럼 여유롭게 사람들을 상대하던 중, 갑작스레 2층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잔잔하게 흐르던 연주곡 사이로 새어 나온 날카로운 비명이었기에 더욱 뚜렷하게 들려왔다.박한빈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그렇지만 자신과는 관련 없는 일이라 여기고 조용히 잔을 들어 술을 한 모금 넘겼다.진무혁이 준비한 이번 파티는 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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