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님, 성유리 씨는 무사히 모셔다드렸습니다.”운전기사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지만 박한빈은 그 말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도,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박한빈이 대답이 없으니 운전기사 또한 감히 먼저 전화를 끊지 못하고 있었다.“알겠습니다.”박한빈은 단 한마디만 툭 던지듯 남기고는 휴대폰을 책상 위에 내팽개쳤다.바로 그때, 서훈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박한빈의 안색을 본 서훈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들어온 타이밍이 영 좋지 않음을 단박에 눈치챘다.그렇다고 해서 이미 들고 온 말을 안 할 수도 없어 그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박 대표님, 최 대표님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 저녁 여덟 시, 화양 쪽에서 만나자고 하십니다.”“네.”박한빈은 짧은 대답을 하며 알아들었다는 뜻을 내비췄지만 서훈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박한빈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할 말이 더 있습니까?”“이건... 애리얼 씨한테 부탁하셨던 자료입니다. 오늘 전달해 달라고 사람을 보내셨고요. 현장 CCTV 영상도 같이 왔습니다.”박한빈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손을 재빨리 앞으로 내밀었다.서훈은 곧장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건넸다.하지만 박한빈은 그것을 받아놓고도 바로 펼쳐보지 않았고 그냥 대충 옆으로 휙 던져두었다.서훈은 그의 속내를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더 오래 서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전할 말은 다 했으니 그는 곧바로 몸을 돌렸다.그리고 박한빈은 그 자리에서 미동도 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그러다 결국, 참고 있던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CCTV 영상을 꺼내 틀었다.이내 영상 속 인물의 모습을 똑똑히 확인하는 순간, 박한빈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화양 클럽.박한빈이 도착했을 때,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술을 한 차례 돌린 뒤였다.술기운이 오른 덕분인지 상대방의 기세도 한껏 올라와 있었고 박한빈을 보자 무척이나 반가운 듯 손을 흔들어 불렀다.“박 대표님, 오셨어요? 이쪽으로 앉으시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