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박한빈은 성노을과 아침을 끝까지 함께한 뒤에야 문을 나섰다.그 시각, 호텔 로비 밖에는 사람들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누군가가 곧장 차 문을 열었다.“상황은 어떻습니까?”박한빈이 물었다.“현재 선진 그룹 쪽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하지만 확인된 바로는 백 대표님이 이 근처에 새 회사를 차렸습니다. 파트너는 설윤지 씨이고요. 회사 방향성을 보니 신세계 그룹과 거의 똑같습니다.”박한빈은 차에 올라타며 서류와 태블릿을 건네받았고 빠르게 훑어본 뒤, 짧게 지시했다.“비어 있는 자리에 채워 넣으세요.”“대표님, 그 말씀은...”“선진 그룹에서 빠져나간 자금만큼 채우라는 겁니다.”그의 얼굴엔 아무런 감정도, 파동도 없었다.“백지환 씨와 설윤지 씨 손에 돈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곧 버티지 못할 테니 그때는 곧장 공매도로 눌러버리세요.”지시를 받은 이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곧 운전석의 기사가 시동을 걸자 박한빈은 다른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연결음이 끝나자마자 그는 옅은 미소를 띠며 먼저 말했다.“안녕하세요, 조 대표님. 저 박한빈입니다.”그 뒤로 이틀 동안, 성유리는 박한빈 얼굴을 거의 보지 못했다.밤마다 돌아오긴 했지만 그녀가 이미 잠든 뒤였고 아침이면 성유리가 눈뜨기도 전에 서둘러 나가버렸다.만약 방 안에 그의 갈아입은 옷이 남아 있지 않았다면 애초에 오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하지만 성유리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오히려 그 시간에 성노을을 데리고 해청시를 둘러보았다.유명한 영화 촬영지를 찾기도 했고 동물원에도 다녀왔다.성노을은 신나게 뛰어다니며 박한빈에 대한 걱정 따윈 까맣게 잊은 듯 보였다.어느 날, 박한빈이 전화를 걸어왔을 땐 모자가 공원에서 배를 타고 있을 때였다.성유리는 직원과 이야기 중이라, 전화는 성노을이 먼저 받았다.“너희 어디야?”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성노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누구세요?”그 천진난만한 물음에 박한빈은 순간 말문이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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