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을은 재빨리 몸을 비켜 도망쳤다.“도망가지 마!”하늘이가 소리쳤다.어느새 성노을은 누나 뒤로 숨어들었고 하늘이는 잽싸게 손을 뻗어 아이를 잡으려 했다.순식간에 둘은 침대 위에서 굴러다니며 엉겨 붙었다.성유리가 손을 뻗어 막자 하늘이는 곧장 외쳤다.“엄마, 빨리 잡아 줘!”“엄마, 살려줘!”그러자 성노을도 드물게 큰소리로 외쳤다.두 남매가 정신없이 뛰노는 사이 아래에서는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문 앞에 박한빈이 서 있는 걸 본 성노을은 금세 웃음을 거두고는 허겁지겁 옷매무새를 고쳤다.그러고는 고개를 떨군 채 얌전히 옆에 섰다.그 모습을 본 성유리는 하늘이와 눈빛을 주고받았고 아이는 금세 눈치를 채고는 외쳤다.“잡았다, 성노을!”이내 하늘이가 노을이에게 달려들자 아이는 본능적으로 엄마 쪽으로 도망쳤다.하지만 이번엔 성유리가 막아섰다.“좋았어, 하늘아! 엄마가 붙잡아놨어!”“악! 살려줘!”성노을은 금세 아빠의 존재조차 잊고 다시 소리를 질렀다.그때, 박한빈도 성유리의 신호를 눈치채고는 천천히 다가왔다.이런 장난에 익숙지 않은 탓인지 발걸음마저 어색했다.“아빠! 빨리 잡아 줘!”하늘이가 외쳤다.당황한 박한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 성노을 쪽으로 손을 뻗었다.“누나 반칙이야! 엄마가 벌써 잡았잖아!”억울하다는 듯 소리를 지르는 성노을의 모습에 성유리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그럼 너도 아빠 불러서 도와달라 그래.”성노을은 순간 아빠 쪽을 힐끔 돌아봤다.평소 같았으면 바로 불렀겠지만 낮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그러자 박한빈이 먼저 앞으로 나서더니 노을이를 자기 뒤로 감쌌다.그의 커다란 어깨가 마치 거대한 산이 되어 두 아이의 장난스러운 ‘공격’을 가로막았다.“아빠, 나 좀 도와달라고!”하늘이가 다시 외쳤다.“엄마 불러.”그러나 박한빈이 태연히 대답했다.“그럼 됐어! 나는 아빠랑 한 팀 할래!”하늘이가 재빠르게 선언했다.“싫어! 나도 아빠랑 한 팀 할 거야!”성노을이 다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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