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미혜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백지환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미혜야, 어찌 되었든 기댈 곳이 나밖에 없잖아. 나를 위해서,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도 설윤지를 될수록 빨리 처리하는 게 좋아. 안 그래?”그 말에 노미혜는 어이가 없어서 실소했다.‘아이를 위해서? 당신한테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다른 여자와 만난 거야? 그 여자와 밤을 보낼 때 불쌍한 우리 지연은 생각나지도 않았겠지.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아이를 들먹이다니... 백지환, 당신이 그러고도 사람이야?’노미혜는 하려던 말을 삼키고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지환 씨,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방금 말했다시피 설윤지를 처리하면 돼. 설윤지만 사라지면...”“죽일 기회가 없다면 사람을 보내서 납치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지환 씨, 내가 설윤지를 감시하고 있을 테니 믿을만한 사람을 보내주세요. 설윤지가 도망가지 못하게 몰래 움직여야 해요. 자칫하다가 들통나서 도망치는 수가 있어요.”백지환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람을 보내달라고?”“맞아요. 지환 씨는 이런 일을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잖아요. 얼마 전에 엄마랑 설윤지를 납치했을 때도 아주 순리로웠고요.”“납치한 게 아니라 할 얘기가 있어서 만나러 갔을 뿐이야.”전화 한편의 노미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분위기가 미묘했다.백지환은 평온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미혜야,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설윤지를 지켜보면서 죽일 기회를 찾으면 돼. 완벽한 계획을 짠 후에 움직이자.”그러자 노미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알겠어요. 지환 씨 말대로 할게요.”두 사람은 달콤한 말을 속삭인 후에 전화를 끊었다. 휴대폰 화면이 꺼진 뒤, 백지환은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고 두 눈에 살기가 번졌다.“개 같은 년, 감히 나를 의심하다니... 멍청해서 아무것도 모를 줄 알았단 말이야.”“백 대표님, 그 트럭 기사는 어떻게 할까요?”“일단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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