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Bab 1541 - Bab 1550

1622 Bab

제1541화

성유리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안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이때 박한빈은 갑자기 그녀를 들어 올렸다.깜짝 놀란 성유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쳐다보면서 소리를 질렀다.“한빈 씨, 당신은 정말 나쁜 놈이에요! 당신이 객실에서 자겠다고 해서 나온 거라고요. 당장 이 손을 놓으세요.”박한빈은 그녀를 둘러업고 안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그러자 성유리는 화가 나서 주먹으로 그의 가슴팍을 마구 때렸다.“당신은 이 세상에서 제일 나쁜 남자예요. 내가 한빈 씨를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면서 어떻게... 당신은 내 마음이 어떤지 몰라요.”“아니, 나는 다 알고 있어.”박한빈은 단호하게 말하면서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는 성유리를 내려다보면서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유리야, 네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고 있어. 입원했을 때 당신이 나한테 하는 말을 듣고 있었어. 며칠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당신이 혼자 어떤 것을 해결해야 하는지 들었어. 사실 당신뿐만 아니라 나도 무서웠어.”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성유리를 바라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시 깨어나지 못할까 봐 두려웠어. 내가 없을 때 누군가가 당신을 괴롭혀도 지켜줄 수 없다는 생각에 슬펐어. 내가 죽으면 당신이 괴로워할까 봐 마음이 아팠어...”성유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다.“유리야, 제발 나를 용서해 줘. 이번 일은 정말 잘못했어. 그때 백지환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 말고 더 생각해 볼걸 그랬나 봐. 당신 말 대로 운 좋게 살아났어.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않을게. 의식을 되찾은 후, 너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소중해.”박한빈이 아무리 진심으로 사과해도 성유리는 용서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녀는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박한빈은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애원했다.“유리야, 나를 용서해 줘.”“당신이 한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누가 알아요?”성유리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말했다.“한빈 씨는 항상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방심한 사이에 또 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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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화

설윤지가 노씨 가문 저택에 갔을 때 나영희가 나와서 맞이해 주었다.얼마 전에 병원에 가서 나영희를 만나려고 했지만 몸에 별문제가 없어서 퇴원했다고 했다.설윤지는 노씨 가문에 가서 그녀와 얘기를 나눌 생각이었다. 나영희는 기력을 회복해서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그녀는 설윤지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 이 아이는 미혜의 딸이야. 참 예쁘게 생겼지?”설윤지는 그 아이를 지그시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를 선택할 수 없었다.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지만 백지환과 노미혜의 자식이라 그런지 예뻐해 줄 수가 없었다.설윤지는 애써 미소를 짓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물었다.“노미혜 씨는 어디에 있어요?”“미혜는 몇 시간 전에 쇼핑하러 갔어. 아이를 낳을 때 힘들어서 그런지 많이 수척해졌어. 이참에 기분 전환할 겸 백화점에 가보라고 했지.”설윤지는 노미혜가 밖에 나갔다는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나 여사님, 저번 그 사건에 관해서 드릴 말씀이 있어요.”“금성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찾아온 거니?”나영희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금세 알아차렸다. 그러자 설윤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그시 쳐다보았다.나영희는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없었던 일로 하는 게 좋겠어.”“그게 무슨 뜻이에요?”깜짝 놀란 설윤지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왜 책임을 묻지 않고 덮어두려고 하세요?”“너도 크게 다치거나 입원한 건 아니잖아. 갇혔을 때 백지환은 나를 때리지 않았으니 괜찮아.”“괜찮다고요? 나 여사님, 며칠 동안 입원했잖아요.”나영희는 멈칫하더니 가볍게 기침하고는 입을 열었다.“나이가 들어서 몸이 허약해진 것 같아. 백지환의 탓이라고 말하긴 어렵지. 그리고 미혜는 백지환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어. 이 상황에서 미혜가 믿을 사람이라고는 백지환밖에 없잖아. 만약 책임을 묻는다면 우리 미혜는 어떡해? 미혜의 딸은 어떻게 살아가겠어?”나영희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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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3화

설윤지는 새언니라는 말에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노미혜를 쳐다보면서 덤덤하게 말했다.“노미혜 씨, 왔어요?”“네. 조금 전에 엄마랑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었던 거예요? 오빠 이름을 들은 것 같아서 그래요.”설윤지는 노미혜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손을 흔들었다.“돌아왔으니 나 여사님과 좋은 시간 보내세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뒤돌아서 나가려고 했다. 예전의 노미혜라면 그녀를 노려보면서 트집을 잡았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예의를 갖췄다.“새언니, 배웅해 줄 테니 같이 나가요.”“그러지 않아도 돼요. 다른 남자와 결혼했으니 이제는 새언니라고 부르지 마세요.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요.”설윤지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녀를 유심히 지켜보던 노미혜는 눈썹을 치켜세웠다.“정신없이 살다 보니 잊고 있었어요. 그래도 오빠는 죽기 전까지 새언니를 그리워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재산을 전부 새언니에게 남겼을 리 없잖아요. 새언니라고 부르는 게 편하기도 하고요.”설윤지는 그녀의 장단에 맞춰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노미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계단으로 내려가려고 할 때, 노미혜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앞으로 쭉 집에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랑 아빠는 내가 잘 보살필게요. 우리 지연은 이곳에서 얼마나 사랑받는지 몰라요. 지연 덕에 부모님도 기분이 좋은가 봐요. 지연과 같이 집에 돌아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그녀의 말은 지어낸 게 아니라 사실이었다. 노상민과 나영희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이를 돌볼 수 없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노예린을 나영희의 친척 집에 보냈다.기운을 차린 후에 데려오려고 했지만 노미혜가 갑자기 아이와 같이 오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다.노미혜와 아이가 이 집에 있는 한, 노예린은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가족의 연을 맺은 사람은 한평생 내 가족이라고 생각해요.”설윤지가 생각에 잠겼을 때, 노미혜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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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화

“아직도 설윤지를 만나지 못한 거야?”전화 한편에서 백지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설윤지가 해청시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요즘 노수호의 부모님을 만나러 저택에 가지 않은 건가?”“부모님을 만나러 저택에 왔었어요. 보는 눈이 많아서 손을 쓸 겨를이 없었다고요. 기회가 있어야 설윤지를 죽이죠.”“미혜야, 도대체 뭘 무서워하고 있는 거야? 노씨 가문 저택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가족은 당신 편을 들 거야.”노미혜는 입을 꾹 다문 채 서 있었다.“미혜야.”백지환은 그녀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부드럽게 말했다.“당신한테 이런 일까지 시키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박한빈이 설윤지를 도와주는 바람에 계획이 흐트러졌지. 이런 상황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설윤지를 죽일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지환 씨는 그동안 뭘 했던 거예요?”노미혜가 갑자기 화제를 돌리자 백지환은 적잖이 놀랐다. 그는 어안이 벙벙해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뭐, 뭐라고?”“그동안 뭘 하고 있었냐고요. 내가 해청시에 온 뒤로 이상한 사람을 만나지 않았겠죠?”“이상한 사람이라니... 누군가를 만날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빠.”백지환은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이었다.“미혜야,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 왜 그래? 며칠 동안 바빠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어.”“그래요?”노미혜의 눈빛에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당연하지. 어찌 되었든 꼭 기회를 찾아서 설윤지를 처리해 버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빨리 움직여야 해.”“알겠어요.”전화를 끊은 뒤, 노미혜는 누군가가 보낸 영상과 사진을 다시 확인했다. 사진 속 백지환은 낯선 여자와 끌어안고 있었다.두 사람은 호텔에서 나와 같이 차에 올라탔다. 그 사진을 보고도 믿을 수 없었던 노미혜는 사람을 보내서 백지환을 미행하고 그 여자의 신분을 조사했다.알고 보니 백지환이 바람피운 지 꽤 오래되었다. 그 여자는 늙고 못생긴 유부녀였다.노미혜는 그 여자의 남편이 권력과 재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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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5화

잠에서 깨어난 아기는 노미혜를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노미혜는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엄마, 선진 그룹의 지분을 갖고 싶어요. 저를 도와주세요.”나영희는 그녀의 야망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선진 그룹의 지분을 가져서 뭘 하려고 그래?”“내가 가져야 할 것을 돌려받고 싶을 뿐이에요. 엄마, 지연을 위해서라도 노력하라고 했잖아요.”“그렇다고 해서 당장 설윤지한테서 지분을 빼앗으라는 말이 아니야. 나와 네 아버지가 있는 한, 가문에서 냉대받는 일은 없을 거야. 나중에 이 모든 것이 너의 것이 될 테니 조바심 내지 말거라.”“엄마, 그래도...”“미혜야.”나영희는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선진 그룹의 지분을 백지환에게 바치려는 건 아니겠지? 그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직도 몰라? 마지막 카드를 쉽게 내어준다면 너는 백지환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게 될 거야.”노미혜는 일부러 백지환의 편을 들어주었다.“엄마, 어찌 되었든 지환 씨는 지연의 아빠예요. 내가 아니면 지환 씨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요.”그녀는 말하면서 나영희의 손을 꼭 잡았다.“지환 씨가 아니라 나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아니, 우리 지연을 생각해서라도 도와주세요. 네?”나영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노미혜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애원했다.“엄마, 한 번만 도와주세요.”“알겠어.”나영희는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이건 중요한 일이니 네 아버지와 먼저 의논해 보아야 해.”“알겠어요.”노미혜는 환하게 웃으면서 나영희를 와락 껴안았다.“엄마가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항상 저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해요.”나영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미소 짓고 있는 노미혜와 달리 나영희의 표정은 점점 차가워졌다. 그녀의 눈빛에 냉기가 맴돌고 있었다.백지환은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부하의 전화를 받았다. 호텔에서 씻고 나왔지만 어쩐지 계속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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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6화

“선진 그룹의 지분을 가지게 되었다고?”백지환의 말에서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맞아요. 엄마가 도와주겠다고 했거든요. 비록 5퍼센트밖에 없지만 당신이 가진 것에 보태면 충분하잖아요. 그래서...”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지환이 입을 열었다.“설윤지는 지난번 회의에서 내기 계약을 제안했어. 일부 주주들이 동의했으니 지분을 모은다고 해도 소용없을 거야. 우선 처리해야 할 사람은 설윤지라는 뜻이지.”노미혜는 그의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환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아직도 설윤지를 처리할 기회를 찾지 못한 건가?”“그래요.”노미혜는 차가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지환 씨도 알다시피 나는 설윤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요. 나랑 단둘이 있으려고 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수 없어요. 기회가 되면 움직일 테니 재촉하지 말아요.”“설윤지가 눈치채기 전에 납치하란 말이야. 이것도 못 해? 사람을 보내서 미행하다가 붙잡으면 되잖아.”백지환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그에게 있어서 설윤지를 처리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만약 노미혜를 끌어내릴 생각이 없었다면 진작에 설윤지를 납치해서 죽였을 것이다.저번에 설윤지는 운이 좋아서 도망쳤지만 다시 붙잡힌다면 절대 살아서 나가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백지환은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노미혜가 설윤지를 죽인 후 감옥에 들어가야만 선진 그룹을 손을 넣을 수 있었다.노미혜는 예전처럼 그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았다. 백지환은 그녀가 트럭 기사를 안전한 곳에 숨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증거를 남겼다가 백지환을 배신하려는 걸까? 아니, 노미혜는 그런 짓을 꾸밀만한 사람이 못 되었다.아이를 낳은 뒤로 노미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백지환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해야만 했다.노미혜는 뜸을 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납치했다가 들통나면 어떡해요?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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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7화

노미혜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백지환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미혜야, 어찌 되었든 기댈 곳이 나밖에 없잖아. 나를 위해서,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도 설윤지를 될수록 빨리 처리하는 게 좋아. 안 그래?”그 말에 노미혜는 어이가 없어서 실소했다.‘아이를 위해서? 당신한테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다른 여자와 만난 거야? 그 여자와 밤을 보낼 때 불쌍한 우리 지연은 생각나지도 않았겠지.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아이를 들먹이다니... 백지환, 당신이 그러고도 사람이야?’노미혜는 하려던 말을 삼키고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지환 씨,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방금 말했다시피 설윤지를 처리하면 돼. 설윤지만 사라지면...”“죽일 기회가 없다면 사람을 보내서 납치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지환 씨, 내가 설윤지를 감시하고 있을 테니 믿을만한 사람을 보내주세요. 설윤지가 도망가지 못하게 몰래 움직여야 해요. 자칫하다가 들통나서 도망치는 수가 있어요.”백지환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람을 보내달라고?”“맞아요. 지환 씨는 이런 일을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잖아요. 얼마 전에 엄마랑 설윤지를 납치했을 때도 아주 순리로웠고요.”“납치한 게 아니라 할 얘기가 있어서 만나러 갔을 뿐이야.”전화 한편의 노미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분위기가 미묘했다.백지환은 평온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미혜야,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설윤지를 지켜보면서 죽일 기회를 찾으면 돼. 완벽한 계획을 짠 후에 움직이자.”그러자 노미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알겠어요. 지환 씨 말대로 할게요.”두 사람은 달콤한 말을 속삭인 후에 전화를 끊었다. 휴대폰 화면이 꺼진 뒤, 백지환은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고 두 눈에 살기가 번졌다.“개 같은 년, 감히 나를 의심하다니... 멍청해서 아무것도 모를 줄 알았단 말이야.”“백 대표님, 그 트럭 기사는 어떻게 할까요?”“일단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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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8화

전화를 끊은 뒤, 노미혜는 낯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백지환을 속여서 그가 갖고 있는 지분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노미혜는 백지환이 왜 자신을 믿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잘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백지환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예전의 노미혜였다면 그가 바람피웠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달려가서 따져 물었을 것이다.그녀는 원하는 것을 이루기 전까지 참으려고 했다. 양심이 없는 백지환은 애초에 노미혜를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에게 있어서 노미혜는 남우미처럼 이용한 후에 아무 때나 버려도 되는 카드였다.백지환은 이용 가치가 없는 노미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화가 난 그녀는 주먹을 꽉 쥔 채 온몸을 덜덜 떨었다.이때 곤히 잠들었던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노미혜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리더니 아이를 노려보았다.“우유도 마시고 기저귀도 갈았는데 왜 자꾸 우는 거야? 도대체 어쩌다가 너 같은 게 태어났는지 모르겠어. 너 때문에 내 인생은 엉망진창이 되었단 말이야.”그녀는 두 달밖에 안 된 아이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아이는 깜짝 놀라서 더 크게 울었지만 노미혜는 미동도 없었다.지나가던 가사도우미가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왔다.“아가씨...”가사도우미가 눈치를 살피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시끄러우니까 당장 아이를 데리고 나가!”노미혜는 싸늘한 눈빛으로 가사도우미를 노려보면서 손을 내저었다. 가사도우미는 하는 수 없이 아이를 안고 방에서 나갔다.노미혜는 아이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았다. 백지환이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 바람에 짜증이 나서 잠이 오지 않았다.다음 날 오전, 그녀는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푹 쉬지 못해서 심기가 불편했던 노미혜는 가사도우미를 불렀다.가사도우미는 위층으로 올라와서 문을 두드리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아가씨, 경찰이 찾아왔어요.”그 말에 노미혜는 두 눈을 크게 뜨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다급히 물었다.“경찰이 이 시간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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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9화

노미혜는 제일 앞에 서 있는 형사를 향해 물었다.“혹시 백지환이 신고한 건가요? 무조건 백지환이 설윤지를 납치하고 제가 한 거라고 거짓말했을 거예요. 예전에 백지환이 설윤지를 납치했다는 증거가 있어요. 믿지 못하겠으면 한번 보세요.”설윤지가 실종된 후, 노씨 가문과 백씨 가문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노미혜가 경찰서에 끌려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백지환도 잡혀갔다.설윤지가 어쩌다가 실종되었는지 아무도 몰랐다.그러나 노미혜가 지난번에 백지환이 설윤지를 납치한 증거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흥미롭게 흘러가기 시작했다.저번에 경찰 측에서 감금된 설윤지를 구출했지만 증거가 부족한 탓에 백지환을 체포할 수 없었다.하지만 노미혜가 제출한 결정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수사해서 설윤지를 납치한 사람들을 찾아냈다.그들은 백지환의 지시를 받고 설윤지와 나영희를 납치했다고 순순히 자백했다. 형사는 진술서를 훑어보다가 백지환과 박한빈의 교통사고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이번에 설윤지가 실종된 것이 백지환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해도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백지환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노미혜의 비밀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노수호가 발병하기 전에 약을 바꾼 건 노미혜라고 밝혔다.그녀가 약을 바꾼 바람에 노수호의 상태가 악화해서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백지환과 노미혜는 최후의 결말을 맞이하기 전에 서로 물어뜯으려고 안간힘썼다.한편, 박한빈은 두 사람의 치열한 폭로전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있었다. 그는 매일 성유리에게 최신 소식을 알려주었다.예전에는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 없던 그는 흥미를 보였다. 백지환과 노미혜가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말할 때마다 성유리의 두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박한빈은 자기 전까지 이 사건에 대해 말했다. 피곤해서 잠들 뻔했던 성유리는 눈을 번쩍 뜨더니 다급히 물었다.“그러면 설윤지 씨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예요?”“그건 나도 몰라.”“한빈 씨도 모른다고요? 설마 진짜 납치당한 건 아니겠죠?”“납치당하지 않았으니 걱정하지 마. 경찰 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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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화

노미혜가 모든 일을 실토한 후, 백지환은 그제야 잘 짜인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눈치챘다.설윤지가 실종한 뒤에 경찰 측에서 노미혜를 용의자로 지목했다.어젯밤에 백지환이 설윤지를 납치하라고 제안했다. 노미혜는 이미 설윤지를 납치한 적 있는 백지환이 아무도 모르게 움직이고는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한 줄 알았다.노미혜는 절대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성격이 아니었기에 백지환이 한 짓이라고 말했다.예전에 백지환이 설윤지를 감금하고 트럭 기사에게 돈을 주고 교통사고를 낸 증거가 손에 있기에 두려운 것이 없었다.그녀가 증거를 제출한 후, 백지환은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애초에 설윤지가 실종되었다는 건 미끼에 불과했다.설윤지는 납치된 것이 아니라 백지환과 노미혜를 한꺼번에 잡으려고 함정을 파놓은 것이다.그가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경찰 측에서 트럭 기사를 찾았고 백지환이 돈을 주면서 교통사고를 내라고 지시한 것이 밝혀졌다.박한빈의 차량을 운전하던 기사는 즉사했고 박한빈은 중상을 입고 입원했다. 백지환은 고의 살인죄로 판결받게 될 것이다.수많은 증거 앞에서 백지환은 발뺌할 수 없었다. 박한빈이 있는 한, 그는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평생 감옥에서 지낼 수도 있었다.백지환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다.그 답을 찾기 위해 백지환은 사람을 보내서 박한빈에게 면회를 와달라고 부탁했다. 거절당할 줄 알았지만 박한빈은 정장 차림을 한 채 나타났다.백지환의 맞은편에 앉은 박한빈은 머리를 깔끔하게 뒤로 넘겼고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다.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박한빈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훌륭한 가문, 강한 실력, 조각상 같은 미모와 사랑스러운 아내...그중 하나만 있어도 아주 행복할 텐데 박한빈은 모든 것을 가졌다.사실 백지환도 어릴 적부터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늘 전교 1등이었고 성격이 좋아서 선생님의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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