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Bab 1531 - Bab 1540

1622 Bab

제1531화

성유리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있는 힘껏 밀어냈다. 박한빈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그녀를 끌어당기면서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을 향해 물었다.“무슨 일이지?”그의 말에 서훈은 움찔했다. 그는 아무것도 듣지 못한 척하면서 덤덤하게 말했다.“대표님, 갈 준비를 마쳤어요.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알겠어.”말을 마친 서훈은 재빨리 밖으로 향했다. 성유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디에 갈 생각이에요?”“이제는 금성으로 돌아가자.”“이곳에서 마저...”“나머지는 설윤지한테 맡기면 돼. 이미 계약했으니 내가 남아있는다고 해도 소용없을 거야. 우리는 할 만큼 했으니 집으로 돌아가야지.”“회사 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한빈 씨를 걱정하는 거예요. 무리하지 말고 조금만 더 쉬고 가는 게 어때요? 상처가 다 낫지 않아서 걱정된단 말이에요.”성유리는 그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대고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아서 거즈를 붙이고 있었다.그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박한빈을 쳐다보았다.“괜찮아. 일단 금성으로 돌아가자.”박한빈은 그녀의 손을 잡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유리야, 걱정하지 마. 이 정도로는 쉽게 죽지 않을 테니...”성유리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 순간 박한빈은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무척 당황했다.성유리는 이를 깨물고 진지하게 말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허튼소리는 집어치워요! 한빈 씨가 죽긴 왜 죽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노려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장난기 섞인 표정을 짓고 있던 박한빈은 웃음을 거두고 고개를 끄덕였다.성유리는 손을 내려놓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박한빈은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주었다.얼마 후, 그는 성유리와 같이 밖으로 나갔다. 그가 금성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 설윤지는 인사하러 찾아왔다.“저 때문에 박 대표님이 다쳐서 마음이 안 좋네요. 민폐를 끼쳐서 정말 죄송해요. 대표님이 쾌차하시길 바랄게요.”박한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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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조금 전에 설윤지 씨와 무슨 얘기를 나눈 거예요?”차에 올라탄 성유리는 궁금해서 다급히 물었다. 그러자 박한빈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덤덤하게 말했다.“별말 안 했어.”“몇 분 동안 얘기했잖아요.”“맞아.”“설윤지 씨가 당신한테 뭐라고 했냐고요.”박한빈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무것도 아니야.”“한빈 씨, 정말 말하지 않을 셈인가요?”“별거 아닌 얘기라서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야.”박한빈은 핑계를 대면서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성유리는 그의 말을 듣고도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아무리 물어봐도 박한빈이 대답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지만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서훈의 안내하에 성유리와 박한빈은 비행기에 올라탔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비행기 좌석에 앉아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성유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박한빈을 쳐다보았다.“내 상태를 검사하려고 같이 탔을 뿐이야.”그는 웃으면서 성유리의 손을 꼭 잡았다.“당신도 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지? 가려면 몇 시간 걸릴 테니 푹 쉬어.”성유리는 의사를 향해 진지하게 물었다.“한빈 씨의 상태는 좀 어때요?”그녀의 말에 의사는 움찔하면서 눈치를 살폈다. 성유리의 뒤에 서 있던 박한빈이 의사를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성유리는 의사의 표정을 보고 박한빈이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면서 물었다.“당신 지금 뭐 하는 거예요?”박한빈은 성유리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아무것도 아니야.”“한빈 씨...”의사는 그녀가 뭐라고 하기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사모님이 걱정하실 일은 없을 거예요. 박 대표님의 몸에 이상이 없으니 안심하세요. 이제부터 푹 쉬면서 영양식을 챙겨 드시면 차차 좋아질 거예요.”“그게 정말인가요?”성유리는 의사마저 의심하고 있었다.“맞아요. 사모님, 박 대표님은 무리하면 안 되니까 옆에서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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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3화

박한빈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얼마 후, 비행기는 금성에 착륙했다.공항에서 나온 성유리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성하늘과 성노을을 발견했다.“아빠!”성하늘은 성노을의 손을 잡고 박한빈을 향해 달려갔다. 평소에 애정 표현이 서툴던 성노을은 달려가서 박한빈의 품에 안겼다.“아빠, 보고 싶었어요.”박한빈은 두 아이를 품에 안고는 성유리를 힐끗 쳐다보았다. 성유리는 간신히 눈물을 참으면서 고개를 돌렸다.박한빈은 눈시울이 붉어진 두 아이와 눈이 마주치자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그는 아이들을 토닥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얘들아, 아빠는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성하늘은 그의 품에서 나오더니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저는 아빠가 괜찮을 줄 알았어요. 아빠는 원래 강한 사람이잖아요.”그러자 박한빈은 흐뭇하게 웃으면서 성하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그동안 말썽부리지 않았다고 들었어. 하늘아, 정말 잘했어.”성하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자.”말을 마친 박한빈은 성유리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었다. 이때 지나가던 행인은 네 사람이 나란히 걷는 모습을 찍었다.얼마 전까지 박한빈과 성유리가 이혼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데 오늘 네 식구가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의문이 들었다.박한빈과 성유리는 누가 봐도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렸고 그 사진을 본 사람들은 성유리에게 무슨 상황인지 물었다.두 사람이 진짜 화해한 것인지, 아니면 연기일 뿐인 건지 궁금했던 것이다.박한빈은 지화 그룹 대표이자 최대 지분을 보유한 사람이다. 그의 언행은 이 업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만약 두 사람이 이혼한다면 재산 분할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사람들은 성유리의 말을 그대로 믿고 곧 이혼할 거라고 확신했다.성유리는 작은 오해 때문에 갈등을 빚었다가 오해를 풀었다고 해명했다. 그 말인즉슨 두 사람은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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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4화

성유리는 박한빈이 방에 들어온 줄도 모르고 계속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박한빈은 천천히 다가와서 그녀의 휴대폰 화면을 지그시 쳐다보았다.성유리는 그에게 휴대폰을 건네더니 직접 보라고 했다. 그러자 박한빈은 대화창을 훑어보면서 입을 열었다.“굳이 이런 말에 대답하지 않아도 되잖아. 왜 일일이 말해주는 거야?”“대놓고 무시하면 트집잡힐 거란 말이에요. 대답하면 더 이상 나를 귀찮게 하지 않을 거예요.”성유리는 무슨 상황이냐고 묻는 사람에게 예의 있게 답장했다.[걱정해 줘서 감사해요.]그녀는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박한빈을 바라보았다.“백지환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에요?”박한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성유리는 가까이 다가가면서 입을 열었다.“그때 트럭 기사가 돈을 받고 일부러 교통사고를 냈다는 증거를 찾았잖아. 그런데 왜 경찰 측에 알리지 않은 거야?”“한빈 씨가 의식을 되찾지 못했을 때 경찰 측에 증거를 넘긴다면 일이 더 커졌을 거예요. 그 카드는 잠시 보류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박한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역시 당신은 똑똑해. 아주 잘했어.”성유리는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어제 서 비서님께 물어보니까 트럭 기사를 고소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요? 그게 정말이에요?”“그래.”“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물어봐도 돼요?”박한빈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면서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성유리는 답답해서 그의 손을 잡았다.“뭐라고 말 좀 해봐요.”“트럭 기사를 고소하고 싶었다면 서 비서한테 지시해도 되잖아. 당신이 고소하겠다고 하면 서 비서는 당신 뜻대로 움직였을 거야.”그러자 성유리는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우리는 부부예요. 당신은 고소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고요. 그런데 굳이 고소하겠다고 나서면 서 비서님은 무척 난처해질 거예요.”“당신은 내가 왜 고소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는지 알아?”“모르니까 지금 물어보는 거잖아요.”성유리는 답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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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5화

“당신 말이 맞아.”“그러면 진작에 그렇다고 할 것이지, 왜 계속 웃기만 한 거예요?”“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아무리 숨기려 해도 당신의 눈을 속이지 못하겠지.”성유리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그의 다리를 가볍게 때렸다.박한빈의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기에 힘껏 때릴 수 없었다. 그는 가만히 앉아서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성유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겠다는 건가요?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요?”“내가 어떻게 할 것 같아?”“잘 모르겠어요. 반문하지 말고 묻는 말에 대답해요.”“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 아니, 질문을 바꾸지.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백지환은 정말 무서운 사람이에요. 만약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백지환을 감옥에 보낼 수 없어요. 가만히 내버려두었다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게다가 그 사람은 아이가 둘이나 있다고요.”성유리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얼마 전에 아는 변호사님께 물어봤어요. 남현호의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기댈 곳이 백지환밖에 없잖아요. 법원에서 이 점을 고려하고 판결한다면 백지환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감옥에서 나올 거라고 했어요.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신중하게 고민해야 해요. 한 방에 날려 보낼 좋은 수를 같이 생각해 봐요.”말을 마친 그녀는 하품하면서 그의 품에 기댔다. 박한빈은 미소를 지은 채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유리야.”“한빈 씨, 왜 뜸을 들여요?”“만화를 그리지 말고 내 비서직을 맡는 건 어때? 이 세상에 당신보다 유능한 비서는 없을 거야.”“싫어요. 절대 비서직을 맡지 않을 거예요.”성유리는 단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제안을 거절했다.“왜 싫다고만 하는 거야? 노을도 학교에 가면 당신은 하루 종일 혼자 집에 있잖아.”“그러면 한빈 씨의 사무실에 가서 작업하겠어요. 비서 일은 하고 싶지 않으니 강요하지 말아요.”성유리는 그의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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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뭐라고? 갑자기 사라졌단 말이야?”백지환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지금 나랑 장난해? 잘 찾아보면 분명 어딘가에 숨어 있을 거야.”“며칠 동안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없어요. 실종 신고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래서 기다리는 수밖에...”“무능한 놈, 핑계 대지 말고 당장 찾아! 그놈이 갈 만한 곳에 가보든, 가족을 잡아서 협박하든 뭐라도 하란 말이야! 계속 감시하라고 했는데 사라진 줄도 모르고 있었어?”백지환은 미간을 찌푸린 채 소리를 질렀다.“그놈은 나와 거래한 기록을 갖고 도망갔겠지. 만약 경찰에 신고한다면 모든 계획이 수포가 될 거야.”그는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박한빈을 만난 뒤로 잘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그 집을 사면 박한빈과 자주 만날 수 있으니 언젠가는 친해질 줄 알았다. 친해진 다음 협력하려고 했으나 박한빈은 그를 경계하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처음부터 박한빈은 백지환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백지환은 박한빈한테 속아서 신탁 기금을 샀고 점점 궁지에 내몰렸다.박한빈은 백지환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었다.그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어떻게 박한빈을 죽일지 계획했다. 트럭 기사가 교통사고를 낸 뒤, 박한빈의 운전기사는 즉사했다.그런데 박한빈은 중상을 입은 것 외에 다른 소식이 밝혀지지 않았다. 백지환은 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어서 당황했다.게다가 성유리가 가짜 소문으로 헷갈리게 만들어서 조심스럽게 움직여야만 했다.타이밍을 노리던 백지환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먼저 공격했다. 섣불리 나서는 바람에 계획이 더 흐트러졌고 죽은 줄 알았던 박한빈이 살아서 돌아왔다.백지환이 박한빈을 향해 던졌던 화살이 빗겨나갔다.박한빈은 교통사고를 당해서 중상을 입었지만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다.그 뒤로 백지환은 불안해서 잠에 들지 못했다. 선진 그룹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든 상관하지 않았다.지금으로서는 트럭 기사를 찾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만약 박한빈이 백지환보다 먼저 트럭 기사를 찾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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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7화

“지환 씨, 트럭 기사를 찾았나요?”노미혜는 천천히 다가와서 입을 열었다. 백지환은 침대에 누워서 잠든 줄 알았던 그녀가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고개를 돌렸을 때 노미혜는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백지환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트럭 기사를 찾았냐고 묻잖아요.”노미혜가 넌지시 물어보았다.“아직 못 찾았어.”그는 심호흡하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경찰이 단서를 찾으면 당신은 살인미수로 감옥에 가게 되잖아요.”노미혜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녀는 어쩐지 백지환이 체포되기를 바라는 것만 같았다.“살인미수라니? 내가 언제 사람을 죽였다고 그래?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잘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백지환이 당황해서 말을 얼버무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미혜는 주먹을 꽉 쥐었다.“내 일에 신경 쓰지 말고 아이를 잘 돌보기나 해. 아이가 울면 가만히 내버려두지 말고 달래 줘.”말을 마친 백지환은 황급히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이때 노미혜가 다가오면서 물었다.“혹시 엄마가 다친 것도 당신이 꾸민 일이에요?”나영희는 몸이 매우 허약했다. 옆 방에 갇혀 있던 설윤지는 곧바로 회사에 복귀했지만 그녀는 구출된 후 지금까지 입원해 있었다.백지환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피식 웃고 말았다.“아직도 당신 엄마를 신경 쓰고 있었어? 더 이상 가문 사람들을 보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노미혜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나는 당신 엄마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나이도 있으니 몸이 허약해진 거겠지. 당신이 탓해야 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설윤지야. 설윤지가 박한빈과 손을 잡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이 자리에 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는지 알아?”노미혜는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당신 말대로 이 모든 건 설윤지의 탓이에요. 그년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겠죠.”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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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8화

“노미혜가 해청시에 이사 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설윤지의 말에 성유리는 깜짝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백지환과 이혼하려고 그러는 건가요?”“그건 아닌 것 같아요. 백지환이 회사 일 때문에 바빠서 혼자 아이를 보살필 수 없다고 했대요.”“노 회장이 허락했나 보네요.”“절대 안 된다고 했지만 아기가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약해져서 내쫓지 않았다고 해요.”성유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노상민과 나영희는 노수호의 딸 노예린을 끔찍이 아꼈다.입양한 아이라고 해도 사랑을 가득 주는 사람들이었으니 친손녀를 내쫓지 못할 것이다.성유리는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설윤지도 노미혜가 단순히 아이를 혼자 돌보지 못해서 가문으로 돌아온 게 아니라고 여겼다.“노미혜는 가문에 돌아간 후 나한테 연락이 왔었어요. 나도 그 저택에 들어가서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설윤지 씨한테 그런 말을 했다고요?”“맞아요.”설윤지는 차갑게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내가 노수호와 결혼했을 때 노미혜는 트집을 잡느라 바빴고 나와 노수호 사이를 이간질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같이 지내자고 하는 게 참 수상하더라고요. 이번에 해청시에 돌아온 뒤로 분위기가 좀 달라졌어요. 나를 대하는 태도가 아주 부드러웠지만 어쩐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요.”성유리는 노미혜를 만났을 때의 광경을 떠올렸다. 산후 우울증이거나 다른 이유로 감정 기복이 심해서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설윤지 씨, 노미혜가 왜 저택으로 오라고 한 것 같아요?”“나를 괴롭히려고 그러는 게 아닐까요? 가까이 있어야 손을 쓰기 쉬울 테니까요.”성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에 잠겼다. 백지환이 박한빈을 죽이려고 했다가 실패했으니 설윤지를 타깃으로 정했을 수도 있었다.“항상 안전을 주의해요.”“알겠어요. 애초에 노씨 가문에 가서 지낼 생각이 없었어요. 노수호가 입양한 딸과 부모님을 보살펴 주긴 하지만 한 번도 내 가족이라고 여기지 않았어요. 딱히 노미혜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그저 엮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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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9화

“그럴 가능성도 있지.”성유리가 생각에 잠겼을 때, 박한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성유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았다.“한빈 씨도 그렇게 생각하나요?”“그래.”“만약 한빈 씨가 설윤지라면...”“내가 설윤지라면 노미혜의 뜻에 따라 노씨 가문 저택에 들어가서 살 거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하는지 지켜봐야지.”박한빈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던 성유리는 그의 말을 듣고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눈치채지 못한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사실 노미혜가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궁금해. 갑자기 해청시에 돌아온 건 아마...”“한빈 씨, 지난번에도 일부러 백지환이 만든 함정에 뛰어든 건가요?”성유리는 박한빈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 박한빈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보면서 말을 이었다.“한빈 씨는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나요?”성유리는 이미 그의 마음을 꿰뚫고 있었다. 하지만 박한빈은 피식 웃으면서 손을 내저었다.“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할 줄 몰랐어. 차 안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거든. 그리고 출장 가기 전에 이상한 낌새는 없었어.”그러자 성유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말을 믿을 것 같아요? 백지환이 일부러 당신을 해청시에 오게끔 유인했어요. 한빈 씨라면 진작에 알고 있었을 거예요.”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박한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한빈 씨, 일부러 함정에 뛰어든 게 맞냐고 묻잖아요!”성유리는 화가 나서 온몸을 덜덜 떨었다. 박한빈이 의식을 되찾은 후, 그녀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설명할 때까지 기다렸다.박한빈이 무사한 것으로 충분하니까 다른 건 따지고 싶지 않았다. 성유리는 그에게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사고를 당하는 것과 알면서 일부러 함정에 빠지는 건 엄연히 다른 일이다.박한빈은 애초에 그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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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백지환이 선진 그룹을 손에 넣기 위해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그런데 교통사고를 낼 줄 몰랐어. 백지환은 내 생각보다 더 미친놈이야.”박한빈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 백지환이 해청시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기에 회의할 때 준비한 카드로 설윤지를 억압할 거라고 여겼다.그런데 백지환은 단번에 박한빈을 처리하려고 했다. 박한빈은 지나간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지 않는 편이었다.회억한다고 해도 그의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그 순간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그가 타고 있던 차량과 트럭이 부딪치는 순간, 머릿속에는 온통 성유리뿐이었다.사실 박한빈은 식물인 상태에 빠졌을 때 성유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성유리는 마음이 답답해서 계속 뭐라고 했지만 박한빈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그는 성유리가 울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안아주지 못했다. 어떤 단어로도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박한빈이 의식을 되찾지 못한다면 성유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그는 예전에 성유리가 앓아누웠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만약 성유리가 세상을 떠난다면 그 뒤를 따라가겠다고 다짐했다.그녀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박한빈은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병실 침대에 누워서 성유리가 계속 살아가기를 바랐다.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성유리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했다. 뭇사람들이 그녀를 궁지로 내몰면서 괴롭힐지도 모른다.성유리는 그의 재산과 회사를 물려받고 나서 커다란 고난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재산을 빼앗기 위해 누군가가 그녀를 죽이려고 할 수도 있었다. 박한빈은 어떻게 하면 그녀를 지켜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그는 의식을 되찾은 후부터 매일 악몽을 꾸는 바람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갑작스러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대충 얼버무렸다. 성유리는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았다.지금으로서는 박한빈이 뭐라고 하든 믿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이를 악물고는 뒤로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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