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환이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지만 박한빈은 뒤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나갔다.분노보다 더 큰 절망이 백지환을 집어삼켰다. 그는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꿈꿔왔던 것이 모두 수포가 되었고 한평생 감옥에서 지내다가 허무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백지환은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의식을 잃고 힘없이 쓰러졌다.한편, 회사로 돌아간 박한빈은 사무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윤 비서한테 물었다.“윤 비서, 유리는 어디에 있어?”“사모님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그러자 박한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가사도우미한테 전화를 걸었다. 알고 보니 성유리는 지금까지 자고 있었던 것이다.박한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피식 웃었다.“알겠어요. 아주머니, 유리가 깨어나면 알려주세요.”그는 윤 비서를 쳐다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모두 회의실에 모인 건가?”“네. 언제든지 회의를 시작할 수 있게끔 준비했어요.”“알겠어.”말을 마친 박한빈은 다급히 회의실로 향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발표하라고 지시했다.기획팀 팀장이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하자 박한빈은 그의 말을 끊으면서 턱을 들어 올렸다.“앞부분은 들을 필요 없으니 프로젝트 핵심이 무엇인지 말해보세요.”그의 엄숙한 모습에 깜짝 놀란 팀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아, 알겠어요.”박한빈은 팀장이 설명을 마치기도 전에 회의 자료 내용을 전부 훑어보았다.“1차 평가 때 얼마 정도 예상했어요?”“1200억 정도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현지에 답사를 다녀왔나요?”“아직 그러지 못했어요.”“추후 상품의 업데이트 계획은 무엇인가요?”“확정된 것이 없어서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박한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회의 자료를 다시 훑어보았다. 그의 눈치를 살피던 팀장은 긴장해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박 대표님, 죄송해요. 자세한 상황을 조사하지 못했어요.”“앞으로 이런 걸로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준비하지 못했다면 회의할 필요가 없어요. 다른 팀에서 준비한 프로젝트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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