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후, 성유리와 성노을은 연회장에 도착했다. 이번 연회는 예전에 참석했던 것처럼 규모가 크지 않았다.조씨 가문 사모님 나연은 자신의 명의로 된 자선 기금회를 설립했다.자선 기금회의 설립을 축하하기 위해 연회를 열었다고 했지만 사실 자선금을 모으는 자리였다.성유리는 며칠 전에 이미 돈을 기부했다. 연회장으로 들어가자 나연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사모님, 만나서 반가워요. 먼 길 오느라 고생했어요.”성유리는 미소를 지으면서 나연과 악수했다. 인사를 나눈 뒤, 나연은 그녀와 함께 온 성노을을 쳐다보면서 물었다.“이 아이가 바로 사모님의 아들이죠? 정말 잘생겼네요.”갑자기 무언가가 떠오른 나연은 환하게 웃었다.“노을아, 내 딸이 너랑 같은 학교에 다니거든... 혹시 조하민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 아는 사이일 수도 있겠어.”성노을은 단 일 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대답했다.“아니요. 처음 들어봐요.”“이제부터 서로 친하게 지내면 되지. 하민아, 이쪽으로 와보렴.”그녀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여자아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조하민은 오늘 핑크색 원피스를 입었다.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옅은 화장을 해서 그런지 아주 예뻤다. 그녀는 당당하게 걸어오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노을아, 여기에서 또 만나네.”그 말에 성유리와 나연은 움찔했다. 조금 전에 성노을은 분명 조하민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고 했었다.눈치를 살피던 조하민은 재빨리 말을 이었다.“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지? 작년 개교 기념 공연 때 나는 춤을 추었어. 피아노를 연주하기로 했던 친구가 사정이 생겨서 빠지는 바람에 너한테 부탁했었잖아.”성노을은 그때 피아노를 연주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녀의 말을 듣고 춤을 춘 사람이 조하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이렇게 보니 하민과 노을은 인연이 있는 것 같네요.”나연은 환하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우리 하민은 쑥스러움을 타는 편이라 학교에서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한 모양이야. 노을아, 혹시 학교에서 하민과 친하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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