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Chapter 1041 - Chapter 1050

1059 Chapters

제1041화

나는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외투를 걸치고 커피와 우유를 들고 걸어갔다. 그리고 여자아이에게 줄 디저트까지 챙기고 여자에게 다가갔다.여자는 나를 스윽 쳐다보더니 나의 얼굴을 보고 약간 놀란 것인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저는 윤지원이라고 해요.”나는 바로 내 이름을 알려주었다.“당신은 나를 몰라요.”여자는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대답했다.회복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먹었지만 나는 살이 찌지 않았다. 진정우가 내게 준비해 주는 것은 다 영양이 고루 들어간 다이어트 식단이다. 게다가 나는 운동까지 하고 있기에 몸이 망가지지 않았다.유일한 변화라면 피부가 더 좋아졌다는 것이다. 진정우는 내 얼굴이 딸의 얼굴처럼 부드럽다고 했다.“그럼 이런 요구를 한 이유가 뭔가요?”나는 여자의 주문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바람이 불어와 낙엽이 떨어지더니 그대로 테이블 위에 떨어졌다.“행복해 보이네요.”여자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비웃음 가득 섞인 말을 내뱉었다.“네. 행복해요.”나는 솔직하게 인정했다.여자는 입꼬리를 비릿하게 올리면서 얘기했다.“다른 사람을 짓밟고 그들의 불행을 양분 삼아 행복해서 참 좋겠네요.”차가운 태도를 숨길 필요조차 없다는 듯, 그 여자가 하는 말도 차갑기만 했다.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어떤 원한을 샀는지 잘 알았다.아마 강씨 가문과의 원한이겠지.강유형이 떠난 후 내 인생에는 강씨 가문과 관련한 일들이 그대로 사라졌다. 그래서 이렇게 강씨 가문의 일을 언급하는 사람은 오랜만이었다.하지만 나는 눈앞의 이 여자를 강씨 가문에서 본 기억이 없었다.“당신과 무슨 관계가 있죠?”나는 부정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은 채 이유를 물었다.여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홀로 놀고 있는 여자아이를 보면서 얘기했다.“저 아이는 강 씨예요.”나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나는 그 아이가 강유형의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내 기억 속의 강유형에게는 조나연말고 다른 여자는 없었던 것 같다. 설마 내가 모르는 사이에?의문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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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아이는 아주 귀여웠고 내가 준 디저트도 맛있게 먹었다.나와 여자는 아이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생각을 굴리고 있었다.“현영아, 다 먹었으면 저리로 가서 놀아.”아이가 디저트를 거의 다 먹었을 때, 여자는 아이를 다른 곳으로 보냈다.“얘기해요. 뭘 하고 싶은 거예요?”대강 알 것 같았지만 나는 바로 묻기로 했다.“윤지원 씨는 총명한 사람이니까 내가 왜 아이를 데리고 왔는지 알 거예요.”여자는 돌려서 대답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입술을 약간 말고 대답했다.“나는 강씨 가문과 아무 관계가 없어요.”여자는 웃으면서 붉은 입술을 열었다.“강씨 가문 사람들이 그 말을 들으면 꽤 속상해하겠어요.”“이건 사실이에요. 키워주신 은혜를 입은 것은 맞으나 거기까지예요. 당신이 나와 강씨 가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문이란 언제나 과장되는 경향이 있죠.”나는 넌지시 대답해 주었다.“그래요. 은혜고 뭐고는 알고 싶지 않아요.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요. 내가 아이를 데려온 건, 아이가 강씨 가문 핏줄을 이어받았으니 강씨 가문의 재산도 물려받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 때문이에요.”여자가 본론을 꺼냈다.내 예상과 마찬가지로, 돈 때문에 온 것이다.“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죠?”한참 대화를 나눴지만 나는 아직 눈앞의 이 여자의 이름을 몰랐다.“하연희요.”여자는 이름을 알려주고 웃더니 이어서 물었다.“신분증이라도 확인해 보려고요?”“호구조사에는 관심이 없어서요.”나는 여자의 얼굴을 보면서 대답했다.“하연희 씨, 아이 하나를 데리고 와서 강씨 가문의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하다니...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요.”하연희는 내가 그렇게 얘기할 줄 예상했다는 듯 바로 가방에서 자료를 꺼내 내 앞에 놓았다.자료를 확인해 본 나는 약간 멍해져서 뛰놀고 있는 아이를 쳐다보았다.이 아이는 강진혁의 아이였다.나는 강유형의 아이라고 생각했다.아마도 내가 인정하는 강씨 가문의 남자는 강유형뿐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른다.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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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나는 커피를 앞으로 밀어주면서 얘기했다.“연희 씨가 주문한 ‘빚’은 아니지만. 마셔봐요.”“고마워요.”하연희는 그렇게 얘기하면서 주문서를 집은 손에 약간 힘을 주었다. 그리고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나는 유학생이었어요. 그래도 노력하면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유학 생활을 녹록지 않았어요. 유학생이라고 하면 되게 좋아 보이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지도 교수의 말은 무조건 따라야 하고 다른 유학생들의 괴롭힘도 당하죠. 게다가 여자라면 치근덕대는 남자들이 가득했어요. 그래서 한동안 우울증에 걸렸어요. 아주 심해서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어요. 그때 다른 유학생과 함께 클럽에 갔어요. 그 친구가 알려줬거든요, 다른 삶을 살면 된다고. 그 여자 애는 나를 데리고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불렀어요. 게다가 남자랑 놀기도 했죠. 거기서 나는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었어요. 교수님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었고 괴롭힘도 없었어요. 마음대로 놀고 입고 싶은 대로 입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자유로운 삶은 처음이었어요. 하지만 그 자유에 인이 박혀서 자주 그런 클럽에 들락날락했어요. 알다시피 그런 곳은 안전하지 않잖아요. 그러다 결국 한 남자한테 찍힌 거죠. 결국 저는 그 남자한테서 도망치지 못하고 당해버렸어요. 그다음부터 모든 사람이 싫어졌어요. 그래서 그들을 죽이기로 마음먹고 실험실에서 유독 물질을 훔쳐서 그 사람들한테 먹였어요. 지원 씨는 한 번에 여러 명이 다 같이 죽는 모습을 본 적 있어요? 나는 봤어요. 그 사람들이 내 앞에서 죽는 모습을. 게다가 나는 그 시체들을 뒤로하고 정정당당하게 걸어서 나갔어요. 하지만 입구에서 막혀버렸죠. 그리고 나는 한 남자 앞으로 끌려갔어요.”거기까지 얘기한 하연희가 현영을 쳐다보았다.“나는 그 남자가 나를 죽이려고 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 남자는 내가 자기가 본 사람들 중에서 ‘가장 담대한 여자’라고 했어요. 그리고 바로 나를 풀어주었죠. 아무도 나를 의심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나는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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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진정우가 돌아왔을 때 하연희는 이미 아이를 데리고 자리를 떴다.나는 방 안으로 들어와 아이를 달랬다.“직원이 알려줬어. 아까 어떤 사람을 만났다면서?”진정우가 들어오자마자 물었다.진정우는 카페 밖에서도 카페의 일을 훤히 알고 있었다. 나를 걱정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나는 장난기가 발동해서 얘기했다.“내가 다른 사람이랑 바람피울까 봐 걱정하는 거야?”“여자랑 바람피우려고?”진정우가 장난스레 얘기했다.진정우는 따뜻한 호떡과 군고구마를 사 와서 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군고구마의 껍질을 까자 안에서 포슬포슬한 고구마가 속살을 드러냈다.고구마를 깐 진정우는 손을 씻은 뒤 아이를 건네받았다.“친구야?”진정우가 또 물었다.“아니. 모르는 사람이야.”나는 바로 얘기하지 않고 진정우를 놀리듯 대답했다.“그런데 그렇게 오래 얘기한 거야?”진정우는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물었다.어차피 우리 둘에게는 시간이 많으니까 뭐든지 천천히 얘기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시간이 아주 짧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아이가 크면 진정우는 또 다른 일을 하러 갈 테니까 말이다.그때도 내 곁에 있어 줄 테지만 지금처럼 24시간 붙어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은 길어 보이지만 사실 삶을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긴 사람은 바로 동료다.“모르는 사이니까 오래 대화한 거지. 알아가려고 말이야.”나는 호떡을 야금야금 먹으면서 대답했다.이건 어제 TV 방송에 나온 맛집의 호떡인데, 내가 맛있겠다고 얘기하자마자 진정우가 사 온 것이다.“그래서 어땠어?”진정우는 내가 낯선 사람과 오래 대화를 나누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그래서 자연스레 우리 둘의 대화가 심상치 않았을 것이라는 걸 짐작했다.“음, 한 영웅과 미녀의 러브 스토리를 들었지. 그리고 아이가 있다는 것도.”내 말에 진정우의 눈동자가 약간 어두워졌다.나는 가볍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왜? 나한테 숨기는 거라도 있어?”“아니.”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물었다.“진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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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강진혁의 아이야?”진정우는 내 말을 들으면서 바로 답안을 찾아냈다.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하연희의 스토리를 진정우에게 알려주었다.“거짓말 같지는 않아. 검증 보고서도 있고.”“거짓말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그 여자의 목적이야.”진정우가 고민하면서 대답했다.“돈이 목적이었어. 강씨 가문에서 받은 걸 다 내놓으라고.”진정욱 고개를 끄덕였다.“그 여자는 아마 그렇게 단순한 여자가 아닐 거야. 앞에서는 그렇게 얘기하고 뒤에서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니까 말이야.”“무슨 짓을 벌이든지 상관없어. 강씨 가문의 재산에 손을 댄 적도 없고 가지려고 한 적도 없으니까. 만약 아이가 정말 강진혁의 아이라면 강씨 가문의 재산을 넘겨줘도 상관없어.”나는 그 재산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일이 그렇게 간단할 리가 없어. 그 여자는 내가 더 알아볼게. 너는 아무 생각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마.”진정우는 내가 그 일에 너무 마음 쓸까 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알아. 그러니 수고 좀 해줘.”나도 그런 진정우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말만 하면 되는 것인데, 왜 굳이 그렇게 힘들게 일하겠는가.단순하게 살아야 더 오래 살 수 있는 법이다.조시언이 떠나기 전날 밤은 바로 안성수의 생일이었다. 조수민은 음식을 준비하고 조시언과 안리영더러 같이 오라고 했다.차에서 내리면서 안리영이 조시언에게 물었다.“이 저녁 식사가 평범한 식사 자리라고 생각해?”“응?”조시언은 안리영을 쳐다보면서 물었다.“다른 일이 있을까 봐 걱정돼. 엄마가 뭘 발견한 건 아니겠지?”안리영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으로 얘기했다.전전긍긍하는 안리영을 보면서 조시언이 안리영의 두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옷장에서 나와서 솔직히 털어놓으려던 안리영은 어디 가고 겁쟁이 안리영만 남았을까.”“때와 장소가 다르잖아.”그때의 안리영은 술에 취한 사람처럼 담이 확 커졌다. 하지만 지금은 정신이 말짱했기에 그럴 수가 없었다.“괜찮아. 내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들켜도 넌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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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안성수를 질투하는 조시언을 보면서 안리영을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다.“전에는 왜 이렇게 질투심이 많다는 걸 몰랐을까.”안리영은 조수민과 안성수가 주방으로 간 틈을 타 조시언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얘기했다.“전에도 질투심은 많았어. 네가 몰랐을 뿐이지.”조시언은 질투심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얘기했다.안리영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안리영은 부모님 앞에서는 계속 어린아이가 되었다. 그래서 안성수한테 뽀뽀를 하거나 애교를 부리는 것은 일상이었다. 조시언의 말대로라면 조시언은 그때마다 질투를 했다는 거다.“병원 가서 검사라도 받아봐야겠네.”안리영이 두 눈을 접어서 예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조시언이 그런 안리영을 힐긋 쳐다보자 안리영이 조시언의 귓가에 가볍게 속삭였다.“질투가 심해서 심장에 무리 갔으면 어떡해.”장난치는 안리영을 보면서 조시언은 커다란 손바닥으로 안리영의 허리를 안아서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날 놀리는 거야?”허리는 안리영의 약점이었다. 안리영은 간지러움을 참으면서 대답했다.“나는 걱정해 주는 거지... 끅.”“평소에도 좀 걱정해 줘.”조시언은 다른 사람 앞에서는 항상 진중한 태도를 보여주었지만 안리영의 앞에서는 장난꾸러기였다.안리영은 조시언이 말하는 ‘걱정’이 무슨 뜻인지 잘 알았다.하지만 여기는 조씨 가문 저택이다. 주방에는 부모님이 계시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베란다에서 화분을 가꾸고 계신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평소에 하던 행동을 하기에는 너무 위험했다.“장난 그만 해. 엄마가 볼지도 몰라.”안리영이 귀띔해 주었다.“보면 보라지. 바로 오늘 당당하게 공개하면 되지.”조시언은 대담하게 얘기했다.안리영은 그날 조시언이 안리영을 막았던 것을 떠올렸다.“좋아. 그럼 그렇게 해.”안리영은 주방과 베란다를 슬쩍 쳐다보고 아무도 이쪽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후 소파에 몸을 던진 채 조시언의 옷을 잡아 끌어당겼다.저돌적인 키스를, 조시언이 거절할 리가 없었다.두 사람의 입술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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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친남매처럼 함께 자랐다. 하지만 결국 진짜 친남매는 아니다.조수민은 두 사람의 행위가 너무 가깝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방식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어릴 때는 항상 이렇게 해줬는데, 뭘.”조시언이 자연스럽게 대답하면서 머리카락을 다 풀어냈다. 그리고 안리영을 일으켜주면서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릴 때는 어릴 때지. 지금은 이제 30대가 되어가잖아. 각자 연인을 찾아야지. 그러다가 괜한 오해를 사겠어.”조수민이 솔직하게 얘기했다.안리영과 조시언이 어린아이들도 아니고, 당연히 조수민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리영은 굳이 조수민의 말에 반박했다.“우리 둘의 연인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고.”“너...”조수민이 안리영을 손가락질하면서 얘기했다.“너도 이젠 곧 30대야. 철 좀 들어. 얼른 와서 일해.”조수민은 안리영을 욕하는데 가장 익숙했다.“내가 할게.”조시언이 일어났다.“너 말고, 리영이 시켜.”조수민이 조시언을 노려보며 얘기했다.안리영은 일부러 천천히 일어나서 얘기했다.“내가 갈게. 우리 엄마는 날 욕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거든.”조시언이 뭐라고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안리영이 그에게 눈짓했다. 그리고 조수민에게로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치더니 얘기했다.“엄마 남편이 오늘 생신이잖아. 그러니 화내지 마.”조수민은 안리영의 말에 주방에 있는 안성수를 보더니 이를 꽉 깨물고 안리영의 머리에 가볍게 딱밤을 때렸다.“이러다가 정말 너 때문에 짜증 나서 죽겠어.”“아빠랑 오래오래 살아야지. 손주도 봐야 하지 않겠어?”안리영이 조수민을 어르고 달래며 얘기했다.조수민의 태도가 약간 누그러졌다. 하지만 조수민은 주방으로 들어간 뒤 안리영에게 얘기했다.“안리영, 네 삼촌도 성인이고 너도 이제는 성인이야. 두 사람 다 어린아이가 아니란 말이야. 앞으로 선을 지켜.”안리영은 안성수 옆에 다가갔다. 안성수는 조수민의 말을 듣더니 이어서 얘기했다.“네 엄마 말이 맞아.”“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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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오늘의 조수민은 대체 무슨 낌새를 맡은 것인지 안리영을 집에 데려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안리영과 조시언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갱년기인 조수민한테 지고 말았다.조씨 가문과 안리영의 집은 멀지 않았기에 세 사람은 걸어서 집에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 안리영은 길가의 그림자와 놀면서 천천히 걸어갔다.즐거워하는 안리영을 보면서 안성수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리영아, 네 엄마는 매일 나만 보고 살아서 오늘은 다른 사람이 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몰라.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애를 더 낳는 건데.”“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60대에 애를 낳는 사람도 있는걸.”안리영이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말을 마친 안리영이 조수민을 쳐다보았다.“우리 조 여사님이 원한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지.”조수민은 안리영을 차갑게 노려보면서 얘기했다.“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들이 왜 이렇게 헛소리하는 거야? 부끄럽지도 않아?”“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건 기적 같은 일이 아니겠어? 부끄러울 게 뭐가 있어.”안리영이 일부러 장난스레 얘기했다.사실 안리영은 조수민이 왜 갑자기 안리영을 집으로 부른 것인지 알았다. 아마 안리영과 조시언의 행동이 너무 친근했던 탓일 것이다.조수민은 또 안리영을 향해 눈을 흘기고 약간 취한 안성수를 보면서 얘기했다.“매일 혼자서 배불리 먹고 다른 일에는 신경도 안 쓰지? 어떻게 이렇게 천하태평일까.”안성수는 그 말을 듣고 허허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신이 있는데 내가 신경 쓸 일이 뭐가 있겠어.”그 말은 완벽한 정답이었다. 안성수가 다른 일을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조수민이 힘들어하는 것도 조수민의 오지랖 때문이라고 알려주고 싶었다.조수민은 짜증이 난 듯 안성수의 등을 때리면서 얘기했다.“내가 제일 후회하는게 바로 당신이랑 결혼한 거야.”“그럼 다음 생에는 절대 나랑 결혼하지 마.”안성수가 장난조로 얘기했다. 조수민은 화가 났지만 뭐라고 반박할 수가 없어 그저 주먹을 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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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나는? 엄마 친딸은 그 사람보다 많이 모자라?”안리영은 일부러 질투하는 듯이 물었다.“많이 모자라지는 않지. 그래도 네 삼촌이 너보다 대단한 건 사실이야.”“...”안리영은 조수민이 예전에 잃었던 아이를 떠올렸다. 아마 조수민에게 있어 조시언은 아들 같은 존재일 것이다.“조시언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긴 해. 내가 아는 남자들 중에서 가장 대단하니까.”“조시언, 조시언. 네 삼촌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조수민이 안리영을 혼냈다. 안리영은 그저 장난스레 웃었다.“어릴 때부터 이렇게 불렀는데.”“이제는 어리지 않잖아.”조수민은 힘주어 얘기했다.안리영은 조수민의 뜻을 알아차렸지만 대답하지 않았다.두 집은 아주 가까웠기에 10분 걸어서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 들어와 방에 도착한 안리영이 조시언의 문자에 답장했다.그리고 넌지시 알려주었다.[엄마가 우리 둘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챈 것 같아.][그러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겠네.]조시언이 긍정적으로 대답했다.안리영은 침대에 누워서 얘기했다.[오늘 밤은 어떡해?]안리영은 조시언이 보고 싶었다. 오늘이 지나면 며칠 동안 떨어져야 했으니까.연애는 정말 사람의 감정을 쥐락펴락했다. [늦은 시간에 데리러 갈게.]조시언의 대답에 안리영이 피식 웃었다.[우리 엄마한테 들킬까 봐 두렵지도 않아?][무섭지.]“...”[그래도 너랑 함께 있고 싶어.]마음 한편이 달달해졌다. 안리영은 침대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문자를 보냈다.[병원에 일이 있다고 하고 가야겠어.][그럼 앞에서 미리 기다릴게.]안리영은 해맑게 웃는 이모티콘을 보낸 뒤 핸드폰을 놓고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조수민은 들어오자마자 헤헤 웃는 안리영을 보면서 얘기했다.“쯧쯧, 이 나이 먹고도 그렇게 자는 거야?”안리영은 자세를 단정히하고 우유를 가져온 조수민을 보면서 얘기했다.“왜 나를 집으로 데려온 건지 이유나 얘기해 봐.”조수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리영을 쳐다보았다. 그 눈빛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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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그 차가운 눈빛은 조수민을 대표할 수 있을 정도였다.안리영은 그 눈빛을 견디지 못하고 두손 두발 다 들뻔했지만 조수민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우유 마시고 일찍 자.”말을 마친 조수민이 방을 나갔다.안리영은 굳게 닫힌 문을 보면서 중얼거렸다.“끝인가?”안리영은 오늘 저녁 조수민에게 모든 사실을 낱낱이 얘기해야 하는 줄 알았다.하지만 안리영이 느끼기에 조수민은 이미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이상하게 행동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그런데 왜 여기서 그친 것이지?안리영은 이해되지 않았지만 다시 침대에 누워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려고 했다.물론 조수민이 안리영에게 각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조수민의 사랑 방식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안리영은 조수민에게 본인의 연애 사실을 숨기는 사람이 되었다.어릴 때부터 조수민은 안리영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조수민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엄마로서 딸이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보고 싶다면서 말이다.그때 안리영은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결국 먼저 저지르고 뒤늦게 알리는 꼴이 되었다.안리영은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집을 떠나지 않기로 했다.[내일 아침에 가서 배웅할게.]그 문자를 본 조시언은 이상함을 느끼고 대답했다.[너 괜찮아?]안리영은 조시언이 걱정한다는 것을 알고 조수민의 반응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약간 양심이 찔리긴 해.][그럼 다른 생각하지 말고 집에서 푹 쉬고 있어.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안리영은 더 대답하지 않고 씻은 뒤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여전히 잠이 오지 않았다.그러다 보니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었다. 세 번째로 화장실을 갈 때, 조수민이 방에서 나와 물었다.“배탈 났어?”“아니. 우유를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아.”그 대답에 조수민이 어이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안리영이 또 해명했다.“엄마를 탓하는 건 아니야.”“너 때문에 시끄러워 죽겠어. 얼른 네 집으로 가.”조수민이 갑자기 안리영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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