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Chapter 1011 - Chapter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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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화

“설날이 때문이 아니었다면 네 걱정은 귀찮아서 하지도 않았을 거야.”그렇게 얘기하면서 안리영이 아이를 도닥였다.“그렇지? 설날아. 우리 설날이 생각해 주는 건 나밖에 없다니까. 이리와, 밥 먹자.”안리영이 아이를 내 품에 안겨주었다.처음이지만 나는 쑥스러워하지 않고 안리영의 말을 따라 젖을 주었다. 약간 아픈 데다가 처음이라 자세도 편하지 않아 식은땀이 잔뜩 났고 아이도 많이 먹지 못했다.나는 불안해져서 물었다.“어떻게 해야 해?”“괜찮아. 이제 시작이잖아. 일단은 분유를 먹이는 게 좋겠어.”내 옆에서 식은땀을 흘리는 진정우를 보면서, 안리영이 얘기했다.“분유나 타 줘요.”“모유 수유가 이렇게 힘든 거예요?”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많은 지식을 섭력한 진정우도 지금은 어리바리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아니요. 전문가가 오면 바로 적응할 수 있을 거예요.”안리영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얘기했다.그 말에 진정우는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일단 나를 위해 땀을 닦아준 후, 그리고 아기에게 분유를 타 주러 갔다.“딸이 생겼다고 해서 아내를 소홀히 하지 않네. 일단 합격.”안리영은 진정우의 뒷모습을 보면서 혼잣말을 했다.모유 수유에 실패하자 아이는 입맛을 다시며 또 칭얼거렸다.안리영은 아이를 안고 달래며 얘기했다.“아가야, 조금만 기다려. 네 아빠가 곧 분유를 타올 테니까 말이야.”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본 진정우여도 실전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진정우는 온도와 분유량을 재차 체크하면서 결국 식은땀을 흘렸다.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진정우가 분유를 안리영에게 건네주자 안리영이 멍해서 진정우를 쳐다보았다.“내가 먹여요?”진정우도 안리영과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안리영은 분유병과 아이를 진정우의 품으로 넣어주면서 얘기했다.“이런 건 아빠가 해야죠. 만약 지원이가 모유 수유에 실패한다면 앞으로 진정우 씨가 아이한테 분유를 먹여줘야 하니까요.”“하지만 처음인데... 사레가 들리면 어떡해요?”진정우가 물었다.“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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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안리영은 조시언이 이렇게 일찍 올 줄은 몰랐다. 설날을 축하하고, 또는 새로운 생명을 축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시언은 오직 안리영을 위해 이 자리에서 기다린 것이다.안리영은 그 사실에 약간 감동했다.“삼촌, 왜 이렇게 일찍 온 거야?”안리영은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물었다.“네가 배고플까 봐.”조시언은 음식을 가져오고 휴게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문 열어.”안리영이 휴게실의 문을 열었다. 휴게실은 그리 크지 않았다. 테이블 하나, 침대 하나, 그리고 옷장까지. 그게 다였다.“앉아.”안리영이 침대에 앉은 채 조시언에게 의자를 꺼내주었다.조시언은 음식을 내려놓고 물었다.“여태까지 안 잔 거야?”“잤지.”안리영은 그 꿈을 떠올리고는 마른 기침을 했다.조시언은 안리영을 보면서 말했다.“물 좀 많이 마셔.”테이블 위에 놓인 안리영의 물컵은 핑크색이었다. 그 위에는 귀여운 그림까지 있었지만 안은 물기 하나 없었다.조시언은 바로 안리영의 물컵을 들고 물을 받아왔다.컵을 받으면서, 안리영과 조시언의 손끝이 부딪혔다. 그 순간 안리영의 심장에 전기가 통하는 기분이 들었다.이 정도 스킨십은 아주 정상이었다. 하지만 안리영은 왜 자꾸 이상한 기분이 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안리영은 조시언의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삼촌, 이제 보니 사람 잘 챙겨주네.”“응?”조시언은 안리영을 쳐다보면서 다시 대답했다.‘응.”“...”좁은 공간, 조용한 분위기.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리영은 그저 손끝에 느껴지는 온기를 붙잡을 뿐이었다.물컵의 물을 한 모금 마신 안리영은 너무 뜨거워서 혀를 덴 것 같았다. 분홍색 입술 사이로 삐져나온 혀를 보면서 조시언은 시선을 돌렸다.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빛은 조시언의 얼굴에 비쳐 아름다운 음영을 만들어냈다.아무리 지금 성형이 유행이라고 하지만, 조시언의 이 골격은 성형으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 분명했다.안리영은 문득 조시언의 부모님이 얼마나 잘생기고 아름다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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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안리영은 바로 대답했다.“그래!”손을 씻고 돌아와 보니 조시언이 이미 안리영을 위해 수저와 그릇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삼촌은 왜 안 먹어?”안리영은 만두 두 개를 다 먹은 후 갑자기 생각나서 물었다.“배 안 고파.”그 말인즉슨 아직 밥을 먹지 않았다는 것이었다.“이렇게 많은 걸 나 혼자 어떻게 먹어. 삼촌도 같이 먹어.”안리영은 자연스럽게 만두 하나를 들고 조시언 입가에 가져갔다.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이었지만 조시언은 약간 굳어버렸다. 그러자 안리영도 지금 이 행동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만두를 내려놓으려던 때, 조시언이 입을 벌려 만두를 먹었다.안리영은 그런 조시언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얼굴을 붉혔다.조시언은 천천히 만두를 씹으며 부끄러워하는 안리영을 쳐다보더니 씩 미소를 지었다.이 만두는 조시언이 먹어본 만두 중에서 가장 맛있는 만두였다.어색해하는 안리영을 보면서 조시언은 같이 만두를 먹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결국 가져온 만두와 반찬을 모두 다 먹었다.“이따가 돌아가서 쉴 거야?”조시언이 물었다.“오늘 낮에 근무라서 안 돼. 점심에 조금 자 둘 거야.”안리영의 대답을 듣고 나서 조시언은 피곤해하는 그녀를 보면서 다시 물었다.“다른 일 해볼 생각은 없어?”“응?”“응급 호출 없는 곳으로 말이야.”조시언이 떠보듯이 물었다.안리영은 그런 조시언의 뜻을 이해하고 피식 웃었다.“삼촌, 내가 배운 게 바로 산부인과 의학인데, 다른 걸 뭘 하겠어. 내가 그동안 의학을 배운 시간이 아깝지도 않아?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안리영이 명확한 대답을 내놓았다.조시언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그래도 좀 쉬엄쉬엄해. 뭐든 혼자서 해내려고 하지 말고. 넌 신이 아니라 인간이야.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돼.”“응. 알았어.”안리영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수고했어, 삼촌. 고마워. 점심은 내가 알아서 먹을게.”조시언은 알겠다고 대답한 뒤 도시락을 들고 떠났다. 그리고 곧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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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출근과 야근 때문에 안리영은 할아버지와 할머니한테 설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그래서 이튿날, 안리영은 세수를 하자마자 할아버지와 할머니 집으로 갔다. 문 앞에서부터 사람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친척들이 온 모양이었다.그러자 안리영은 갑자기 겁이 났다. ‘저 사람들이 언제 결혼하냐고 물어보면 어떡하지?’그것 말고는 다른 화제도 떠오르지 않았다.아직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기 전에 돌아가려는데, 조수민이 안리영을 발견했다.“거기 서서 뭐 해? 손님 왔는데 얼른 와서 인사드리고 일도 도와.”지금 도망치려고 해도 이미 늦었다. 안리영은 어쩔 수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말 예쁘게 잘해. 다른 사람들한테도 인사드리고.”조수민은 아이를 대하듯이 안리영에게 얘기했다.안리영은 어린아이처럼 물었다.“그럼 용돈 주시는 거야?”조수민은 손을 들어 안리영을 때렸다.“넌 용돈밖에 몰라? 네 삼촌이 너 얼마나 줬어? 정말 받지 말고 돌려줘. 결혼도 해야 하는데 네가 돈을 다 가져가면 네 삼촌이 어떻게 하니!”“엄마가 삼촌을 낳았어? 왜 삼촌 편만 들어?”안리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그 말을 꺼냈다.조수민이 바로 손을 들어 안리영을 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안리영이 빠르게 도망쳐 그 공격을 피해버렸다.안리영은 다른 친척 앞에서 온순하게 인사를 올렸다. 용돈은 주지 않았지만 칭찬을 가득 해주셨다. 점점 예뻐진다느니, 의술이 뛰어나다느니 말이다.안리영은 그런 칭찬 속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곧이어 안리영이 난감해할 질문들이 쏟아졌다.남자 친구는 어떤 사람인지, 뭐 하는 사람인지, 언제 결혼하는지 말이다.이건 결국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안리영은 한 마디로 이 질문을 다 막아버리려고 했다.“결혼하지 않을 건데, 뭔 남자 친구예요.”그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마침 주방에서 나오던 조수민도 그 말을 듣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어려서 아무 말이나 막 하는 거예요. 너 결혼 안 하면 누가 널 묻어주는데?”결혼하는 이유가 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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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그래, 평생 데리고 살아야지, 뭐 어쩌겠어.”안리영은 안성수의 그 말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꼈다.“우리 아빠 정말 좋다!”안리영이 안성수를 품에 안았다.마침 들어온 조수민이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지금 주방 일 도우러 들어온 거야, 아니면 수다 떨러 온 거야? 안리영, 정말 도울 거면 일단 옷부터 갈아입어. 도와줄 거 아니면 밖에서 수다나 떨어. 그리고 헛소리하지 마. 입 조심 해.”“리영이가 뭐 잘못한 게 있다고 그래. 남의 일에 사사건건 관여하려는 사람이 문제지.”안성수가 안리영의 편을 들어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언제부터 같은 편이 된 거야?”조수민이 안리영을 쏘아보면서 물었다.안성수는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안리영에게 여기서 나가라고 눈짓했다.안리영이 떠나자 안성수는 바로 조수민의 입에 맛있는 것을 넣어주었고 조수민은 바로 안성수의 등을 가볍게 때렸다.안리영은 갑자기 안성수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안리영이 무슨 잘못을 해도 다 용서해 줄 것이다.안리영은 아까 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 도망치려던 순간, 문 앞에서 조시언과 한지은을 만나게 되었다.조시언은 검은색 코트를 입고 흰 목폴라를 입었다. 덕분에 몸이 좋아 보였다. 한지은은 분홍색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공주님 같은 느낌이 물씬 났다.두 사람은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 같았다.걸어오는 두 사람을 보면서, 안리영은 마음이 불편했다.“리영 씨, 새해 복 많이 받아요.”한지음이 달콤한 목소리로 한리영에게 인사를 건넸다.“지은 씨도요.”안리영이 애써 웃으면서 대답했다.“나가려고?”조시언이 다가와서 물었다. 안리영은 눈에 띄지 않으려고 일부러 가방도 챙기지 않았는데 말이다.안리영은 부정하지 않고 대답했다.“설날이 보러 가려고.”조시언은 안리영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리영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저 시선이 가장 불편했다.“삼촌, 얼른 들어가. 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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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조시언은 바위 위에 누운 안리영을 보고 참지 못하고 사진을 찍었다.찰칵 소리에 안리영이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핸드폰을 들고 있는 조시언을 본 안리영이 놀라서 굳어버렸다.“삼촌?”조시언은 핸드폰을 거두고 걸어왔다.“명당 자리를 발견했네.”안리영은 가볍게 웃었다.“삼촌이 뭐 신이야?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이렇게 잘 알지? 아니면 내 몸에 위치추적기라도 달았어?”“왜 여기로 온 거야? 집에 사람이 많아서?”조시언이 물었다.“응. 자꾸만 이상한 걸 물어보잖아.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고 싶지도 않고.”안리영은 조시언 앞에서 솔직하게 얘기했다.“넌 항상 그랬지.”조시언이 바위에 앉아서 얘기했다.“이곳을 네가 아직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난 추억하기를 좋아해서. 지나간 일과 사람을 다 기억하거든.”안리영이 손으로 햇빛을 가렸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다 뗐다가 붙이며 손가락 사이로 햇살을 잡아보려 했다.“삼촌은 왜 여기 온 거야? 여자 친구는?”안리영이 물었다.조시언은 대답하지 않았다.“얼른 돌아가. 나도 힘들어서 도망쳐 나왔는데, 지은 씨는 오죽할까.”“집에 데려다줬어.”조시언의 말에 안리영이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데려다줬다고? 지은 씨가 화 안 냈어?”조시언은 바닥의 나뭇가지 하나를 들고 대답했다.“화를 잘 안 내는 성격이야.”“화를 안 내는 여자가 어디 있어. 그저 삼촌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거지.”안리영이 대답했다.“너는? 왜 남자 친구한테 안 가고?”조시언이 되물었다.안리영은 그제야 허진호를 떠올렸다. “내 남자 친구는 바쁜 사람이라.”조시언은 안리영의 거짓말에 속아주는 척 물었다.“여기 있으려고?”“아니. 곧 병원에 갈 거야.”안리영은 아까 한 거짓말을 떠올리고 얘기했다.“그저 갑자기 생각나서 여기로 온 거야.”“영화 보러 갈래?”조시언이 갑자기 물었다.안리영은 조시언을 보면서 놀란 눈으로 물었다.“나랑?”“응.”조시언은 나뭇가지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학교 다닐 때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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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이렇게 보면 두 사람의 진도는 확실히 빨랐다. 올해에 결혼할 것이라고 하더니만 벌써 반지를 맞추다니. 이 속도라면 다음 달에는 병원 산부인과에서 한지음을 진찰하게 될 것 같았다.안리영은 이해할 수 있었다. 조시언은 완벽한 남자고 한지은도 모자랄 것 없는 여자니까 말이다. 두 사람만 괜찮다면 당장 내일 결혼식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았다.“예뻐?”조시언은 자기 손가락을 쳐다보는 안리영을 발견하고 물었다.안리영이 물었다.“이미 프러포즈한 거야?”조시언은 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커플링이야. 여성용은 이것보다 조금 작은 것뿐이야.”“잘 골랐네. 예뻐.”안리영은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갔다. 길이 울퉁불퉁했지만 내려가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차에 탄 안리영은 핸들을 가볍게 내려치고 얘기했다.“왜 어디 가나 따라오는 거야. 정말 짜증 나. 딱 좋았는데... 내일부터는 조시언 접근 금지라고 써서 붙이고 다녀야겠어.”안리영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결국 병원으로 갔다. 나는 병원에 온 안리영을 보고 약간 놀랐다.“나 때문에 온 거야, 아니면 우리 딸 때문에 온 거야?”“난 두 사람을 떠나지 못할 것 같아. 나 오늘 갈 곳 없으니까 여기 남을 수 있게 해줘.”안리영은 잠을 자는 설날이를 보면서 얘기했다.“정말 보면 볼 수록 이쁘다니까. 나도 내일 인공수정 받을까 봐.”안리영의 말에 도우미가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농담인 것을 알기에 각자 할 일을 하러 갔다.방에는 나와 안리영만 남았다.“또 왜 그래? 삼촌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돌아왔어?”“그거랑은 상관없어.”안리영이 부인하면서 얘기했다.“그러게 혼자니까 외롭지?”안리영이 나를 쏘아보면서 말했다.“그래, 외로워서 그런다! 됐어?”안리영은 내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서 투덜거렸다.“휴가에 집에 있을 것이지 왜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야!”그 말을 들은 나는 안리영이 왜 짜증이 난 것인지 알 것 같았다. 다만 예전에만 해도 안리영은 사람 많은 분위기를 즐기면서 나를 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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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나는 병원에 3일만 있고 퇴원했다. 하지만 산후조리원에 가지 않고 나의 카페로 갔다.진정우는 나와 아이가 있을 방에 벽난로를 만들어 불을 피워줬다. 방 안은 마치 봄 날씨처럼 따뜻했다. 진정우는 식물도 준비해서 적절한 습도와 산소 농도를 유지하게 했다.명절 기간이지만 카페에 찾아오는 손님은 여전히 많았다. 나는 방에 앉아 창문을 통해 손님들을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 이 유리창 또한 진정우가 날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유리였다. 그래서 나는 방에 누워서도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었다. 손님뿐만이 아니라 진씨 가문과 우씨 가문 사람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진정우가 나서서 그들을 막아 나섰기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했다. 저녁이 되었을 때 진정우가 갑자기 무드등을 바꿔 달기 시작했다. 나는 그제야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누가 장사꾼 아니랄까 봐. 아직 한참 남았는데 벌써 분위기 내는 거예요?”안리영이 다가와 장난스레 얘기했다. 진정우도 익숙하다는 듯이 받아쳤다.“밸런타인데이에 커플은 추첨을 할 수 있으니까 안리영 씨도 남자 친구 데려와요. 대상을 뽑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대상은 뭔데요? 남자 친구라도 줘요?”“정말 주면 받을 자신은 있어요?”진정우가 되물었다.안리영이 눈썹을 까딱이며 얘기했다.“진정우 씨만 아니면 될 것 같네요.”잠깐의 대화를 나눈 뒤, 안리영은 방으로 들어와 나와 아이를 봤다.그리고 유리의 비밀을 발견한 다음에는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진정우 씨한테 이상한 짓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네. 하마터면 이상해질 뻔했어.”“외로워서 유부남한테까지 손을 뻗을 정도야?”내가 장난스레 물었다.안리영은 대답하지 않고 밖을 쳐다보았다. 나는 그런 안리영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밖에 서 있는 건 다름 아닌 조시언과 한지은이었다.한지은은 붉은색 코트를 입고 흰색 베레모를 쓰고 조시언의 팔을 그러안고 있었다. 잘 어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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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삐걱.나는 흔들의자의 소리를 듣고 바로 고개를 돌렸다. 안리영이 의자에서 내려와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어디 가는 거야!”내가 물었지만 안리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목소리에 놀란 아이가 미간을 찌푸리고 투덜댔다.나는 얼른 아이를 안았다. 이때 밖에 있던 도우미도 소리를 듣고 들어와 얼른 아이를 안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아이를 건네주지 않고 품에 안고 토닥여주었다.내 아이니 내가 안아서 도닥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건 나의 권리이니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나는 아이를 도닥이면서 밖을 쳐다보았다.안리영은 밸런타인데이 준비를 하는 진정우에게로 다가가 얘기했다.“진정우 씨 아내가 부르니까 얼른 가봐요.”진정우는 고개를 들어 내 쪽을 쳐다보았다. 내가 고개를 저었지만 진정우는 보지 못했다. 그저 얼른 하던 일을 내려놓고 안쪽으로 걸어들어올 뿐이었다. 안리영은 진정우의 물건을 주워들고 인테리어를 도왔다.“리영 씨도 여기 있었어요?”한지은은 안리영을 보고 반가워하면서 다가왔다.“이거 참 우연이네요.”안리영은 이제야 그들을 발견한 사람처럼 얘기했다.“전 시언 씨랑 놀러 온 건데, 리영 씨가 여기 있을 줄은 몰랐어요.”안리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여기는 거의 제 집이라고 할 수 있죠. 여기 자주 오거든요. 아까도 안에서 좀 잤어요.”한지은은 아마 조시언에게서 나와 안리영의 관계에 대해 들은 것 같았다.“여기 참 좋죠. 저도 여기를 엄청 좋아해요. 앞으로 시언 씨가 없어도 저 혼자서라도 찾아올 생각이에요.”“좋죠.”안리영이 흔쾌하게 대답했다.“제가 도와줄게요.”한지은이 손을 뻗어 조시언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시언 씨, 여기 와요. 키가 크니까 이거 좀 도와줘요. 리영 씨 혼자서는 못하니까.”안리영은 손에 든 물건을 확인했다. 하긴, 이건 높은 곳에 걸어두어야 하는 것인데, 안리영은 그렇게 키가 큰 편이 아니었다.하지만 자존심이 상한 안리영이 얘기했다.“괜찮아요. 사다리가 있으니까요.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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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왜 그래?”나는 진정우와 함께 아이를 돌보다가 안리영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 안리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방을 든 채 밖으로 걸어 나갔다.“어디 가? 저녁 먹고 가는 거 아니었어?”“일이 생겨서.”안리영은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웬만해서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나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밖을 보니 조시언은 인테리어 소품을 달고 있었고 한지은이 그런 조시언을 도와주고 있었다.“질투하는 거야?”“내가 뭔 개나 소나 다 질투하는 줄 알아?”안리영이 나를 향해 짜증스레 얘기했다.“그건 몰라도, 오늘 저녁 식사가 얼마나 맛있을지 궁금하지 않아요?”진정우가 나서서 얘기했다. 아무리 나랑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해도 나를 향해 짜증을 부리는 건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안리영은 진정우를 쏘아보고 중얼거렸다.“짜증 나게.”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질투하는 거잖아. 뻔하지.”진정우가 나를 달래듯 얘기했다.나도 그걸 잘 알았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얘기했다.“이렇게 참다가는 병 걸리지 않으면 펑 터져버릴 텐데. 과연 어느 쪽일지...”“네 생각에는 어느 쪽 같아?”진정우가 내게 물었다. 나는 입술을 비죽 내밀고 대답했다.“안 알려줄 거야.”진정우는 아이를 안고 나에게 붙어서 얘기했다.“설날아, 네 엄마가 얼마나 장난스러운지 봐.”“우리 설날이한테 내 뒷담화하지 마.”“뒷담화가 아니라 칭찬이야. 아빠는 이렇게 장난스러운 엄마가 좋거든.”진정우가 다가와 내게 뽀뽀했다.요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기만 해서 살이 조금 찐 것 같았다. 얼굴이 전보다 더 동그래졌다. 나는 다이어트를 결심하면서 물었다.“정우 씨, 나 살찌지 않았어?”여자들은 대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진정우는 나를 열심히 쳐다보더니 대답했다.“아니? 전이랑 똑같은데, 뭘.”“거짓말 그만 해. 나 살쪘잖아. 이 살 좀 봐.”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볼살을 꼬집었다.“꼬집지 마. 아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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