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민은 웬만해서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다.조시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조수민에게 안리영을 들키면 안 된다. 조수민이 안리영을 때릴지도 몰랐으니까 말이다.조수민이 조시언과 안리영의 사이를 받아들이기 전에 일단 조시언과 한지은의 사이를 잘 해명해야 했다.물론 지금 이 상황은 조시언 때문에 일어난 것이지만 조시언은 후회하지 않았다.한지은 덕분에 안리영의 마음을 확인하고 두 사람이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누나, 나 지은 씨랑 헤어졌어.”조시언은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얘기했다.가뜩이나 화가 나 있던 조수민은 그 말을 듣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조수민과 부모님은 다 한지은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런데 헤어지다니? 조수민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뭐라고? 이 여우 같은 계집애 때문에 한지은이랑 헤어졌다고?”“아니, 누나, 그렇게 얘기하지 마. 나는...”조시언은 조수민 앞에서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뭐가 아니야. 조시언, 너 이렇게 질이 안 좋은 애였어? 어제는 한지은을 집에 데리고 왔다면서, 오늘은 헤어졌다고? 게다가 방에 여자를 숨겨둬? 저 여자가 뭔데! 당장 끌고 나와. 얼굴이라도 봐야겠어!”조수민이 그렇게 얘기하면서 옷장 문을 열려고 했다.조시언은 그런 조수민 앞을 막아 나서고 얘기했다.“누나, 좀 진정하고 내 말 들어봐.”“들을 게 뭐가 있어. 나도 눈이 있고 귀가 있어. 생각이란 걸 할 수 있다고. 네 거짓말을 들어줄 시간 없어.”조수민은 실망스럽다는 눈빛으로 조시언을 쳐다보았다.“조시언, 너 정말 실망이야.”“누나...”“누나라고 부르지 마! 난 네 누나가 아니야. 네가 진짜 가족을 찾아 떠난 순간부터, 우리랑은 남이었어! 네가 지금 네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이러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이제 머리가 컸다고 부모님 몰래 다른 여자를 데리고 집에 와? 이제는 네 삶에 관여하지 말라는 뜻이야?”조수민은 논리 없는 얘기로 조시언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조시언, 나는 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