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Chapter 1031 - Chapter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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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안리영이 귀엽게 조시언을 향해 협박했다. 조시언은 이렇게 수상하게 행동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안리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조시언은 빠르게 바닥에 널린 옷을 정리해 세탁기에 넣었다. 그리고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조수민은 조시언을 쏘아보고 얘기했다.“조시언, 너 대체 방에 뭘 숨겼길래 이래? 설마 한지은 말고 다른 여자가 있는 거야? 우리 가문 사람은 절대로 그래서는 안 돼. 바람피울 생각은 털끝만큼도 하지 마.”그렇게 말하면서 조수민이 걸어들어왔다. 깨진 도자기를 보더니 주변을 돌아보고 침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마치 현장을 살펴보는 경찰 같았다.“누나, 내가 도자기를 제대로 놓지 못해서 깨진 것 같아. 치우고 있을 테니까 먼저 내려가.”조시언이 재촉했다. 안리영이 옷장에 숨어 있는 것이 마음 아팠기 때문이다.하지만 조수민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이상한 점을 느낀 조수민은 이곳에서 꿈쩍하지 않았다.창가로 간 조수민은 커튼을 여는 스위치를 눌렀다. 그 덕분에 방 안이 갑자기 환해졌다.주변을 돌아보던 조수민은 닫힌 욕실의 문을 보고 그곳으로 걸어갔다.“누나, 거기는 내 사생활이야.”조시언은 조수민의 행동을 보면서 얘기했다.“사생활은 무슨, 넌 내가 키운 거나 다름없어.”조수민은 욕실의 문을 홱 열었다. 하지만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욕실의 문을 닫은 조수민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제 남은 것은 옷장뿐이었다.“누나, 난 깨진 도자기를 얼른 전문가에게 부탁해서 수리해야 해. 이게 얼마짜린지 알아? 수리를 못 하면 돈을 날리는 거야.”조시언은 도자기로 조수민의 시선을 끌려고 했다.조수민은 조시언의 손가락을 보면서 물었다.“1억2천?”“...”“12억?”조수민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그렇게 비싼 거야? 너 정말 돈이 차고 넘쳐? 난...”조수민은 깨진 도자기를 보면서 가슴 아팠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아직 고칠 수 있어. 그러니까 정리해야 해. 조각이 하나라도 모자라면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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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조수민은 웬만해서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다.조시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조수민에게 안리영을 들키면 안 된다. 조수민이 안리영을 때릴지도 몰랐으니까 말이다.조수민이 조시언과 안리영의 사이를 받아들이기 전에 일단 조시언과 한지은의 사이를 잘 해명해야 했다.물론 지금 이 상황은 조시언 때문에 일어난 것이지만 조시언은 후회하지 않았다.한지은 덕분에 안리영의 마음을 확인하고 두 사람이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누나, 나 지은 씨랑 헤어졌어.”조시언은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얘기했다.가뜩이나 화가 나 있던 조수민은 그 말을 듣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조수민과 부모님은 다 한지은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런데 헤어지다니? 조수민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뭐라고? 이 여우 같은 계집애 때문에 한지은이랑 헤어졌다고?”“아니, 누나, 그렇게 얘기하지 마. 나는...”조시언은 조수민 앞에서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뭐가 아니야. 조시언, 너 이렇게 질이 안 좋은 애였어? 어제는 한지은을 집에 데리고 왔다면서, 오늘은 헤어졌다고? 게다가 방에 여자를 숨겨둬? 저 여자가 뭔데! 당장 끌고 나와. 얼굴이라도 봐야겠어!”조수민이 그렇게 얘기하면서 옷장 문을 열려고 했다.조시언은 그런 조수민 앞을 막아 나서고 얘기했다.“누나, 좀 진정하고 내 말 들어봐.”“들을 게 뭐가 있어. 나도 눈이 있고 귀가 있어. 생각이란 걸 할 수 있다고. 네 거짓말을 들어줄 시간 없어.”조수민은 실망스럽다는 눈빛으로 조시언을 쳐다보았다.“조시언, 너 정말 실망이야.”“누나...”“누나라고 부르지 마! 난 네 누나가 아니야. 네가 진짜 가족을 찾아 떠난 순간부터, 우리랑은 남이었어! 네가 지금 네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이러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이제 머리가 컸다고 부모님 몰래 다른 여자를 데리고 집에 와? 이제는 네 삶에 관여하지 말라는 뜻이야?”조수민은 논리 없는 얘기로 조시언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조시언, 나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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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안리영이 조시언을 위해 용기를 내주었다.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안리영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때리라고 하지.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야.”말을 마친 안리영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조시언이 또 안리영을 잡아당겼다.“안 돼.”조시언은 안리영을 품에 안고 얘기했다.“내가 가서 잘 해명할게. 그리고 우리 사이를 밝힐 때는 같이 밝혀야 하지 않겠어? 네가 지금 나가면 우리 둘 다 죽는 거야.”안리영은 조시언의 가슴에 기댄 채 얘기했다.“엄마가 살인마도 아니고...”“비슷해. 아까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못 봤어?”조시언은 몸을 숙여 턱을 안리영의 머리 위에 가볍게 얹고 얘기했다.“오해하라고 해. 난 괜찮아. 게다가 지금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는 상태일 텐데, 우리가 사귄다는 걸 알면 더 화가 날 걸?”조시언은 결국 모든 것을 떠안게 되었다.안리영이 뭐라고 더 얘기하려는데 밖에서 엔진 소리가 들렸다. 조수민이 떠나는 소리였다.“가자, 아침 먹으러.”조시언이 안리영을 안고 얘기했다.안리영이 씁쓸하게 웃었다.“먹을 수 있겠어?”조시언이 가볍게 기침했다.“아니면...”안리영은 바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조시언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두 볼을 붉힌 채 얼른 조시언을 밀어냈다.아래층에 내려가니 알로가 주변을 돌아보며 조수민을 찾는 듯했다.아까 안리영의 위치를 알려준 것이 바로 이 녀석이었다. 안리영은 쪼그려 앉아 손뼉을 치고 얘기했다.“이리 와.”아까는 아주 힘 있게 짖더니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경계심 가득한 채 안리영을 쳐다보고 있었다.조시언은 안리영과 알로가 서로 대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걸어 내려왔다.“네 엄마가 데려온 강아지야. 이름은 알로. 화가 나서 강아지를 데려갈 줄 알았는데 의외네.”조시언이 안리영의 손을 잡고 얘기했다.“일단 밥부터 먹자.”어제 체력 소모를 너무 한 탓에 안리영은 너무 배가 고팠다. 게다가 조수민이 한 아침밥을 먹고 있자니 속이 너무 든든했다.유일하게 마음에 걸리는 건 바로 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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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조시언은 그 말에 약간 놀랐다. 안리영이 전화를 끊은 후 조시언이 눈썹을 까딱이며 물었다.“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나도 이제는 20대 성인인데, 남자 친구랑 자는 게 뭐가 어때서? 얼른 결혼하라고 재촉할 때는 언제고... 그리고 이렇게 미리미리 얘기해 놓아야 나중에 알았을 때 덜 놀랄 거야.”안리영이 조시언의 가슴에 얼굴을 붙인 채 얘기했다.조시언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안리영은 정말 용기를 내고 있었다. “칠칠이, 수고했네.”조시언이 가볍게 키스했고 안리영은 피하지 않고 그 입술을 마주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키스를 원하는 것은 본능적인 것이다.키스가 끝난 후 안리영이 조시언을 밀어내고 얘기했다.“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우리 엄마가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내가 같이 가줄게.”조시언이 당장이라도 두 사람의 사이를 까밝히겠다는 듯 얘기했다.“아니야. 우리가 같이 나타난다고 해도 우리 엄마는 우리가 사귄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저 같이 욕할걸? 나 혼자서도 엄마를 막아낼 수 있어. 걱정하지 마.”안리영은 그렇게 말한 후 뒤꿈치를 들고 조시언의 얼굴에 뽀뽀했다.“착하지.”그 말에 조시언의 몸이 굳어버렸다.안리영은 정말 조시언을 홀릴 줄 아는 여우였다.안리영은 홀로 병원에 갔다. 아니나 다를까, 조수민이 안리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수민은 안리영을 보자마자 두 눈에 불을 켜고 안리영을 쏘아보았다.안리영은 약간 겁을 먹은 채 물었다.“날 잡아먹을 거야?”“농담은 그만하고, 네 남자 친구가 누군데? 너 이제는 막 나가는 거야? 내가 널 어떻게 교육했는데!”조수민은 당장이라도 안리영의 귀를 잡아 뜯을 것처럼 얘기했다.안리영은 몸을 웅크리고 얘기했다.“여긴 병원이야.”“경찰서라고 해도 똑같아. 난 네 엄마야. 한 대 때린다고 해서 뭐라고 하지 않아.”조수민의 성격은 여전했다.안리영은 조수민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솔직하게 얘기할게. 이번 남자 친구는 아주 좋은 사람이야.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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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안리영은 콧잔등을 쓱 매만지고 대답했다.“몰라.”사실 안리영은 조수민이 이 질문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안리영의 대답은 이것뿐이었다.“너도 몰라?”조수민은 못 믿겠다는 듯 얘기했다.“넌 시언이 집에 자주 놀러 가잖아. 신발도 두고 다닐 정도로. 그런데 모른다고?”안리영은 계속 잡아뗐다.“신발은 아주 예전에 둔 거야. 거기 안 간 지도 오래됐는데.”“정말이야?”조수민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안리영을 쳐다보았다.“갔다고 해도 마주칠 확률은 낮아.”안리영은 화제를 약간 바꾸면서 얘기했다.조수민은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너희는 정말 걱정을 안 하게 할 수가 없어. 너한테 임무를 줄게. 지금부터 네 삼촌이 만나는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알아내. 사진이나 영상 뭐든지 캐낼 수 있는 정보는 다 알아내 와.”“엄마는 내가 탐정인 줄 알아?”안리영은 한숨을 내쉬었다.“네 삼촌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데. 만약 나쁜 여자한테 걸린 거라면 일이 복잡해질 거야.”조수민의 말에 안리영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엄마, 삼촌이 어떤 사람인지 엄마가 몰라서 그래? 이상한 생각하지 마.”안리영이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저었다.조수민이 뭐라도 얘기하려던 때 안리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얘기했다.“엄마, 언제부터 흰머리가 이렇게 많아진 거야. 눈가에 주름도 깊어진 것 같아. 얼른 가서 염색하고 피부과에 가봐.”조수민은 거의 환갑이 되는 나이지만 마음만큼은 젊었다. 그래서 안리영의 말을 듣자마자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다 너희 때문에 화가 나서 이렇게 된 거잖아.”“그럼 우리를 관심하지 않으면 되잖아.”안리영의 말에 조수민이 안리영을 향해 눈을 흘기고 떠났다.한숨을 내쉰 안리영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갈 때,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검은 코트에 같은 색 계열의 정장을 입은 남자는 마치 드라마에서 나오는 남자 주인공 같았다.“여긴 무슨 일로 왔어?”안리영은 조시언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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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나와 안리영은 저녁 쯤에 만나게 되었다. 노을이 물들인 하늘은 붉은빛을 띠고 있었다. 그 빛을 받아 내 카페도 따뜻한 오렌지빛으로 물들었다.하지만 나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이유는 모르겠지만 자꾸만 울고 싶었다. 이런 감정이 내 몸을 지배한 지 거의 하루가 지났다.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사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내가 어제저녁, 마늘 새우를 먹고 싶다고 진정우에게 얘기했는데 진정우가 오늘 그 일을 까먹었으니까 말이다.진정우가 일부러 사 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나를 소홀히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울적했다. 그 우울감은 마음속에서 눈덩이처럼 커져서 나의 감정을 갖고 놀았다.안리영을 본 나는 더욱 억울해졌다. 마치 길을 잃은 아이가 가족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안리영은 나와 가장 친한 사람이니까 말이다.아이도 있지만 아이는 너무 어렸다.안리영이 들어오자마자 나한테 얘기했다.“부럽네. 창가에 앉아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나도 얼른 아이를 낳고 너처럼 살아야겠어.”안리영이 들어올 때 진정우는 주방에서 요리를 준비 중이었다. 안리영은 오전에 출근한 다음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조시언이 가져다준 밥도 못 먹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지금의 안리영은 배고프고 피곤했다. 그래서 나의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고 한 것이었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안리영은 아이를 보러 갔다.솔직히 진정우도 마찬가지였다. 매번 방에 들어올 때마다 먼저 아이를 보고 난 뒤 나한테 뭘 먹을지 물어봤다.자기 아이를 질투하는 것이 어이없게 느껴지지만, 나는 아이의 부속품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안리영이 앉아서 물었다.“뭘 그렇게 열심히 봐?”나는 입술을 잘근 씹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리영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붉어진 눈시울과 눈물 자국을 본 안리영이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래?”그 질문에 나는 또 울고 싶었다. 하지만 애써 고개를 돌리고 얘기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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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그럼 어떡해?”나는 약간 겁이 났다.산후우울증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나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어서 힘든 것이었다.안리영은 다리를 꼬고 내 앞에 앉아서 얘기했다.“그럼 왜 우는지 알려줘. 슬픈 것도 이유가 있는 거잖아.”나는 안리영 앞에서 감추지 않고 진정우의 일을 얘기했다. 말을 마치고 나니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나도 참...”안리영은 나를 비평할 때도 솔직했다.“너무 했지! 너를 얼마나 잘 챙겨주는 사람인데. 도우미가 있는데도 마음이 안 놓여서 직접 너를 챙겨주는 사람이잖아. 그거 하나 깜빡했다고 그렇게 우는 거야? 너도 정말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모르는 거야.”“나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야. 산후우울증이니까...”나는 나를 위한 면죄부를 찾고 있었다.안리영은 손으로 내 머리를 튕기더니 말했다.“하지만 이렇게 얘기하고 우는 게 더 나아.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안리영의 말 덕분에 나의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 “너 삼촌이랑 사귀기로 한 거야?”“그건 그만 물어.”“궁금하니까... 두 사람 할 때...”안리영이 나의 입을 막는 바람에 뒤의 말은 꺼내지 못했다.나는 부끄러워하는 안리영을 보며 놀리지 않기로 했다. 안리영은 조수민이 찾아온 얘기를 했고 나는 웃음을 참으며 얘기했다.“네 어머니가 널 여우 같은 계집애라고 했다고? 하하하...”“그러게 말이야. 나중에 진실을 밝힐 때가 되면 내가 그 계집애라고 알려줘야겠어. 어떤 반응인지 지켜보게.”안리영도 물러서지 않았다.나는 안리영의 말을 들으면서 신나게 웃었다. 진정우도 저녁을 준비하고 우리를 불렀다.나는 웃고 있었지만 진정우는 이상함을 눈치챈 것인지 밥을 먹고 난 후 안리영을 불렀다.“지원이 울었어요?”안리영은 피식 웃었다.“그것도 보아내다니. 지원이한테 정말 진심이네요.”“눈가가 붉길래요.”진정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래요?”“다른 일은 아니에요. 마늘 새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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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질투왕의 등장이었다.안리영은 그런 조시언의 몸에 기댄 채 조시언의 손을 잡고 마당으로 걸어 나갔다. “여긴 왜 왔어?”안리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조시언은 오늘 조금 먼 곳에 차를 세웠다. 안리영과 더 오래 걷고 싶었기 때문이다.“너 보러 왔지.”안리영은 그제야 안리영에게 친구란 나밖에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니 조시언이 바로 나의 카페로 온 것이었다.안리영은 혼자 있는 것을 즐기고 사교 모임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한 친구와 오래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전화도 안 했으면서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대.”안리영이 일부러 물었다.조시언은 긴 다리로 천천히 걸으며 장난스레 얘기했다.“내가 몇 년 동안 키웠는데, 이 정도는 눈에 훤하지.”그 말에 안리영이 멈춰서서 웃었다.“날 키웠다고?”“당연하지.”달빛이 조시언의 얼굴 굴곡을 따라 흘러내리며 빛났다.‘왜 전에는 이렇게 잘생겼다는 걸 몰랐지?’“네가 어릴 때 내가 너를 안고 달랬었지. 잠에 들 때까지 재워준 것도 나고, 유치원에서 괴롭힘당할 때 나선 사람도 나고, 네 머리를 말려준 사람도 나야. 새로 산 옷은 내가 예쁘다고 인정해 줘야 입고, 등교도 같이 해줘야 하고, 시험을 망치면 성적을 숨기기 급급하고... 그러다가 첫 생리 때는 나를 찾아와서 울면서 곧 죽을 것 같다고 했잖아.”조시언은 담담하게 안리영이 어릴 때 한 일들을 얘기했다. 안리영은 거의 다 잊어버린 이야기지만 조시언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꽤 행복했다.“그렇게 천천히 내 매력에 빠진 거야?”안리영이 웃으면서 물었다.“몰라. 어느새 너는 이미 내 일부분이 되었어.”조시언이 멈춰서서 품속의 안리영을 쳐다보았다.“어쩌면 내가 조씨 가문에 온 것도 하늘이 안배해 준 일이었던 걸지도.”안리영은 조시언의 신분을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하늘의 뜻을 거역할 수는 없지.”안리영이 뒤꿈치를 들어 조시언의 볼에 뽀뽀했다.조시언은 그런 안리영이 좋아서 허리를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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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아니야. 우리가 연애를 한다고 하지만 할 일은 해야지 않겠어? 게다가 4, 5개월도 아니고 네댓새 정도는...”안리영은 거기까지 말하고 흠칫했다.“설마 그것도 못 견디는 건 아니지?”“그럼 너는? 견딜 수 있어?”조시언은 평소에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마음 졸이는 남자였다.안리영은 아무렇지 않다고 얘기하려 했지만 조시언이 그 말을 듣고 기분 상할 거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저었다.“당연히 아쉽지. 하지만 월급쟁이들은 어쩔 수 없잖아.”“얼른 돌아올게.”조시언은 그렇게 말하면서 한결 가벼워진 표정을 지었다.‘남자란 역시 잘 구슬려야 하네!’“우리 남자 친구 참 착하네.”안리영은 그에 맞는 칭찬을 해주었다.하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시언이 입술을 부딪쳐왔다. 깊은 밤, 어렴풋한 달빛 아래서 조시언은 안리영을 놓아주지 않을 것처럼 키스를 퍼부었다. 안리영은 조시언에게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우리, 집에 돌아가자.”집으로 가서 뭘 해야 할지는 두 사람 다 잘 알고 있었다.금방 사귄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피어오르는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밤이 깊어지고 카페는 적막에 잠겼다. 불빛도 더욱 어두워져 보기만 해도 잠이 솔솔 올 것 같았다.샤워를 마친 진정우는 잠에 든 나의 모습을 보면서 침대맡에 앉았다.얼마나 지났을까. 깨어난 나는 진정우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고 눈을 약간 뜬 채 물었다.“왜 아직도 안 자?”“물 마실래?”진정우가 먼저 물었다.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진정우가 또 물었다.“배는 안 고파?”임신 기간에는 저녁에도 배가 고프긴 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안 고파.”오늘의 진정우는 평소와 약간 달랐다.“안 자고 여기 앉아서 뭐 해? 설날이가 깼어?”나는 옆에 있는 설날이의 침대를 쳐다보았다. 설날이는 깊은 잠에 빠진 채 미소를 띠고 있었다.진정우가 옆으로 다가와 앉더니 나를 품에 안은 채 이마에 키스했다.“미안해...”그 말에 나는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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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진정우는 안리영의 말을 들은 후부터 아이보다 나를 먼저 챙겨주었다.그런 모습에 나는 약간 불안하고 마음 아팠다. 괜히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서 말이다.저녁에 아이가 잠에 들었을 때, 내가 진정우의 품에서 물었다.“정우 씨, 많이 힘들지?”“아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건데, 힘들게 뭐가 있겠어.”진정우는 내 손가락을 주물러주면서 얘기했다.“정말이야.”“거짓말. 나도 정우 씨가 힘들다는 건 보아낼 수 있어. 그렇게까지 나를 챙겨주지 않아도 돼. 나는 그저...”진정우가 너무 일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진정우가 내 말을 끊었다.“그거 알아? 나는 요리할 때 항상 네가 좋아하는 요리나 맛을 생각하면서 해. 그리고 맛있게 먹는 너의 모습을 볼 때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 난 정말 힘들지 않아. 10개월 동안 임신한 너와 비교하면, 게다가 출산의 고통과 비교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진정우가 진지하게 얘기했다. 나를 달래려고 대충하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다.“하지만 정우 씨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 아파.”나도 솔직하게 감정을 털어놓았다.사랑은 주고받는 것이다. 진정우가 나를 위해 이렇게 많이 했으니 나도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었다. 진정우가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그럼 앞으로 한평생 계속 마음 아파해야겠네.”진정우가 내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나를 데리고 다른 곳에 간다고 하더니, 진정우는 매일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아주 길게 통화를 한 적도 있었다. 나는 일부러 캐묻지 않았다. 가끔은 서프라이즈가 더 극적이니까 말이다.나는 우울한 생각을 하지 않고 심심할 때는 책이나 보고 그림이나 그렸다. 요즘 들어 내 그림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카페 곳곳에 걸어두니 그림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까지 생겼다.돈이 모자란 건 아니었기에 나는 럭키 드로우를 통해 고객에게 추첨 기회를 주었다. 점심, 아이에게 젖은 먹이고 나와서 햇빛을 쐬는데 손님들이 연이어 들어왔다. 그중 키가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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