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리영은 정말 한동안 조시언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안리영은 방으로 돌아와 자신이 가져온 물건들을 제자리에 정리했다. 그리고는 샤워실부터 옷장, 개인용품까지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그 어떤 것도 빠짐없이 모두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어릴 적 조시언과 함께 외출할 때면 안리영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됐었다. 조시언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서 준비해줬기 때문이다.지금 보니 어쩌면 앞으로 다시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안리영이 정리를 마치고 방에서 나오니 식탁 위에는 이미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죽이고 반찬이고를 막론하고 식탁 위를 가득 채웠다.“삼촌, 이거 혹시 밀키트 같은 건 아니지?”안리영은 믿기 어려웠다. 이 짧은 사이에 이 많은 것들을 뚝딱 만들어냈다는 게 말이 안 됐다.“네가 우리 집에서 먹는 첫 끼인데 대충 만들 리 있겠어. 어서 와서 먹어봐.”조시언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사실 조시언이 이렇게 빨리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안리영을 데리러 가기 전, 미리 죽을 끓여 놓았고 재료도 다 손질해 두었기 때문이었다. 돌아와서는 그저 마무리 조리만 했을 뿐이다.탕수육, 홍고추 죽순 볶음, 풍미 가지요리, 그리고 다양한 냉채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안리영이 좋아하는 음식이었다.“너희 엄마가 그러더라, 요즘 집에서 밥도 잘 안 먹는다고. 내가 만든 건 너희 엄마 음식 맛이랑 비슷한지 한번 먹어봐.”조시언의 말에 안리영은 잠시 멈칫했다.“이거 우리 엄마가 만든 거 아냐?”안리영의 한마디에 조시언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하나하나 맞장구쳐주니까 점점 양심이 없어지기라도 하는 건가 싶어 어이가 없었다.식사를 마친 후 안리영은 뒷정리를 도우려 했지만 조시언이 막아섰다.“이런 건 안 해도 돼. 대신 부족한 물건들 있으면 리스트나 만들어. 이따 가서 사자.”“삼촌이 전부 다 준비해줘서 부족한 게 하나도 없던데.”안리영은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머뭇거렸다.“정말 고마워, 삼촌.”안리영이 방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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