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석은 안리영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의 표정과 행동으로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했지만 그래도 물었다.“발목을 물렸다며? 상처를 좀 볼게.”그는 말하며 몸을 굽혔지만 안리영에게 손이 닿기도 전에 그녀가 옮겨졌다.구안석은 고개를 들어 조시언을 바라보았다.“시언 씨, 독이 없는 뱀이라고 해도 이빨에는 많은 세균이 있습니다.”“그래서요? 안석 씨가 세균을 보고 대화를 하면서 꺼지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맨손으로 그 세균을 다 없앨 수 있나요?”조시언의 한 마디에 구안석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말을 마친 조시언은 구안석에게 대답할 시간을 주지 않고 안리영을 품에 안은 채 걸어갔다.구안석은 잠시 멍하니 쪼그려 있다가 일어나 발걸음을 재촉해 그들을 뒤따랐다.안리영이 의자에 앉자 의사가 그녀의 다리를 들어 올렸다. 구안석이 그녀의 바지 끝을 걷어 올려주기 전에 조시언이 먼저 해버렸기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렸다.의사가 소독약으로 상처를 청소하는 동안 조시언은 손으로 안리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아프면 말해.”안리영은 조금 쑥스러웠다. 의사인 자신이 평소 환자들에게 해주던 처치를 돌려받으니 어색하기 그지없었다.“삼촌, 선배 둘 다 먼저 나가 있어.”안리영은 참다못해 둘을 내쫓았다.게다가 구안석이 여기서 아주 어색해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몇 번이나 그녀를 돕고 싶어 했지만 조시언이 그를 가로막았다.그를 안쓰럽게 여긴 게 아니라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기 때문이다.“두 분은 밖에서 기다리세요. 여러분이 여기 있으면 저도 긴장돼서 감시받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의사도 농담을 던졌다.조시언은 구안석을 힐끗 보더니 발걸음을 옮겼고 구안석도 의사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났다.두 사람은 복도에 마주 서 있었지만 아무도 말이 없었다. 몇 초의 침묵 후, 구안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시언 씨, 지금 저를 굉장히 싫어하시죠?”“안석 씨, 안석 씨와 리영이는 이제부터 연인이 아니라 동료일 뿐이에요. 지켜야 할 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