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식도 없이 가게 문을 여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게 그의 말이었다.그는 그 이유 외에도 길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개업식을 성대하게 치를수록 가게는 더 잘된다고, 내가 불교를 믿는 걸 아니까 세상엔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있다고도 했다.솔직히 그가 이렇게 말솜씨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개업식은 꼭 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고 나도 더는 우기지 않았다. 대신 너무 요란하지 않게 가까운 친구들만 조용히 부르자고 했다.아직 정식 개업도 하지 않았는데 내 작은 카페는 한 블로거의 소개 덕분에 어느새 입소문이 나 있었다. 매일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주말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안리영을 찾아갈 틈도 없었다. 리영이가 날 찾아올 때면 어김없이 무언가 고민이 있어 보였다.나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내리고 정성을 다해 예쁜 구름 라테를 만들었다.“자, 네 전용이야.”“와, 요즘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네.”안리영은 라테를 바라보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보기만 예쁜 게 아니라 맛도 있어.”요즘은 커피를 만드는 일이 더 좋아졌다.안리영은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말했다.“다윤아, 지금 너 눈빛이 정말 반짝이고 온몸에서 활기가 넘쳐 보여.”나 역시 그런 느낌이었다. 온몸 깊숙이에서 활력이 차오르고 매일 아침 새로운 하루를 맞는 게 기다려졌다.“그런 네 빛은 어디 갔어?”내가 되물었다.“빛이라니, 우리 가족 안 무너지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감사한걸.”그녀는 조시언이 친부모를 찾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나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왜 갑자기 친부모를 찾겠다는 거야?”“생명을 준 사람들이니까. 한 번은 만나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하더라.”안리영의 눈빛엔 깊은 걱정이 담겨 있었다.“이 일, 너희 엄마와 외할머니는 아셔?”나는 조씨 가문이 조시언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기에 조심스럽게 물었다.안리영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나한테만 털어놨어.”나는 또 다른 디저트를 가져와 리영이 앞에 놓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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