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는 열이 심하게 났다. 이전 어느 때보다도 심각했다. 체온이 42.5도까지 올라가자, 서진구는 체온계를 보고 크게 놀라고 말았다. 급하게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열을 내리고, 해열 주사를 맞히는 등 모든 방법을 다 썼다. 희도는 진구를 곁에서 지켜보며 조용히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은 인아의 손목에 고정되어 있었다. 인아의 손목은 피부가 벗겨져 있었는데 물에 담군 탓에 붉은 자국이 더 선명해졌고, 살갗이 하얗게 드러난 채, 묶였던 자국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진구는 두 시간 넘게 인아의 상태를 살폈고, 체온이 조금씩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대표님, 이제 열이 조금 내렸습니다. 지금 39도 정도이고, 밤에 다시 열이 오르지 않으면 괜찮을 겁니다.”희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서, 다시 물었다. “다른 상처는 없나요?” 진구는 순간 멈칫했다. 아까까지는 열을 내리느라 정신이 없어서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진구는 인아의 손목을 들어 올리고, 담요를 살짝 들춰 발목 쪽을 확인했다. “이건... 사모님께서 어디에 묶여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 상처는 몸부림치다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줄이 거의 살에 파고들 뻔했네요.” 진구는 다시 인아의 몸을 살폈다. “멍도 있네요. 누가 때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디서 심하게 넘어진 것 같기도 하고요.” 희도는 침묵한 채, 인아의 얼굴을 쳐다보며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구는 인아의 머리 쪽도 살펴보았다. “머리에도 상처가 있네요. 두피에서 피도 조금 나고 있습니다. 누군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것 같네요.” 진구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도대체 무슨 일을 당한 걸까?’ 진구는 고개를 돌려 희도를 힐끗 쳐다보았다. 희도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그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엉켜 있었다. “대표님...”“제대로 치료해. 치료 못 하면 죽여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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