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귀 뒤로 넘긴 후 그녀는 겨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문을 열자 아직 눈앞에 있는 사람을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몸이 툭 밀려 들어와 문 뒤로 기대어졌다. 남자는 막 샤워를 끝낸 듯 몸에서 은은한 바디워시 향이 퍼져 나왔다. 그 향은 정말로 기분 좋게 느껴졌다. 심미연의 심장은 저절로 조금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미연아, 준비됐어?” 남자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낮고 부드럽게 울려 퍼졌다. 심미연은 본능적으로 등을 곧게 펴며 말했다. “나... 심리 상담 예약했어. 내일 오후에 가보려고.” 그녀도 빨리 자신을 치료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박유진은 마치 머리에 차가운 물 한 통을 끼얹은 것처럼 느껴졌다. 몸 속의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심미연이 아직 괜찮지 않다면 그는 물론 그녀의 감정을 무시하고 강제로 밀어붙일 수는 없었다.“오빠, 미안해.” 심미연은 발끝을 들어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나 치료 잘 받을게. 믿어줘. 금방 나을 거야.” 박유진은 그녀를 꼭 안으며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기다릴게.” 그런데 두 사람의 입술이 막 맞닿을 순간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엄마, 빨리 문 열어줘요. 저예요.” 심태하의 목소리가 문 밖에서 들려왔다. 박유진은 어쩔 수 없이 손을 풀며 살짝 거칠어진 목소리로 말했다. “먼저 문 열자. 애가 무슨 일인지 한번 보자.” 밖에 아이가 있으니 자신만 생각할 수는 없었다. “오빠, 미안해.” 심미연은 그를 안아주고 나서 팔을 풀었다. 그녀는 정말 박유진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느꼈다. “아니야. 더 이상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 또 미안하다고 하면 화낼 거야.” 박유진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문 열어 봐.”심미연은 급히 문을 열었다. 작은 몸뚱이가 곧바로 달려들어왔다. “엄마, 너무 무서워요.” 목소리엔 울음이 섞여 있었고 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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