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습은 그에게 더 이상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고 명령을 내렸다. “죽여라.”명령이 떨어지자, 겸인은 눈앞에서 서늘한 빛이 번쩍 지나가는 것을 느꼈고, 이내 목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목을 감싸 쥐려 했지만, 엄청난 피가 뿜어져 나와 아무리 막아도 소용없었다… 그는 분노에 차 눈을 부릅뜬 채 바닥에 쓰러졌고, 호랑이군이 차례로 그의 몸을 넘어가는 것을 지켜봤다.이럴 순 없다…겸인은 생각했다. 그는 방금까지 자신의 주인과 어떻게 김단에게 누명을 씌우고 손을 쓸 수 없도록 할지 상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가 가장 먼저 죽게 된 것일까?그는 애써 입을 벌렸지만, 용서를 구하려는 것인지 살려달라고 외치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결국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그 무렵, 맹 판서는 서재에 틀어박혀 있었다. 문과 창문은 모두 잠겨 있었고, 문 밖에는 많은 호위병들이 지키고 있었다. 비록 이들로 최지습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적어도, 최소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최지습이 대문 밖에서 자신이 준비한 자객들과 싸우는 동안, 그는 사람을 궁으로 보내 도움을 청했다.주상이 분명 금군을 보내줄 것이다!조금만 시간을 벌면 살 수 있다.허나 이는 계산 착오였다!어찌 최지습이 이런 미친 짓을 벌일 줄 예상하지 못한 걸까?그가 생각에 빠져 있던 와중, 밖에서 호랑이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맹씨 네 이놈, 당장 나오거라!”열 명이 동시에 외치는 소리가 마치 한 부대의 함성처럼 우렁찼다. 하마터면 맹 판서는 앉아 있던 자리에서 넘어질 뻔했다.밖에 있던 호위병들 중 한 명이 말했다. “대군 자가, 부디 노여움을 푸시지요. 이렇게 맹씨 가문을 피로 물들이신 걸 주상 전하께서 아시면 분명 책망하실 것입니다!”안에 있던 맹 판서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주상은 분명 이를 책망할 것이다!그는 엄연히 예조판서로, 중전의 친 오라버니였다!최지습 같은 권세 없는 왕자가 호랑이군을 등에 업고 감히 맹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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