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Bab 1091 - Bab 1100

1128 Bab

제1091화

그래서 김단은 생각하였다. 언젠가 임씨 부인의 사망 소식이 들려온다면, 아마도 자신 역시 몹시 괴로울 것이라고.어릴 적부터 임씨 부인에게 귀히 여김을 받으며 자라온 기억이, 마치 파도처럼 밀려와 그녀를 휘감고, 숨조차 쉬기 어려우리라.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애써 보는 것이 어떠한가.스승을 대신하여 임씨 부인을 치료하는 것이다.하나는 스승의 안위를 위함이요, 또 하나는 자신에게 부끄럼 없는 명분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그녀는 이미 최선을 다해 치료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면, 설령 임씨 부인이 세상을 떠난다 해도, 죄책감에 시달리지는 않을 것이다.의원은 그런 김단의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꽤나 흐뭇하였다.“사실, 의원이란 본디 그래야 하오.”그렇게 말하며 의원은 조용히 숨을 들이쉬고는 멀리 시선을 던졌다.“예전에 내가 약왕곡에 머물렀을 적, 약왕곡의 주인께서 정해놓은 여러 규율들에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소. 나로선 환자란 신분을 따질 것이 아니며, 찾아온 이가 있다면 누구든 병자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였지. 병자라면, 의원은 마땅히 치료해야 하오. 물론, 자신의 안위가 보장된 상태에서 말이오.”지금 김단이 지난 원한을 접고 진산군 댁으로 돌아가 임씨 부인을 치료하기로 결심한 것만으로도, 의원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하였다.하지만 의원은 알지 못했다. 김단이 무엇을 내려놓은 것이 아니란 것을.그녀가 이 모든 일을 행함은, 그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함일 뿐이었다.임학이 그녀를 평한 말 중에, 하나는 참으로 옳았다.김단은 원한을 잊지 않는 사람이었다.평생 간직하는, 그런 사람이었다.그렇게 생각에 잠긴 순간, 의원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문득 물었다.“그러고 보니, 대군자께서 약왕곡의 주인과 아는 사이요?”김단은 의원이 어찌하여 그런 질문을 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곰곰이 생각한 끝에 대답하였다.“들은 바로는, 예전에 대군자께서 사람을 이끌고 약왕곡에 진료를 청한 적이 있다고 하더이다. 그러고는 몇 달 뒤 돌아오셨다고….”그 말을 들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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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그 말을 들은 김단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외쳤다.“정말입니까?! 약왕곡에서 한빙산의 해독제를 찾아냈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짐을 꾸리러 가겠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바깥으로 향하려 하였다.그러나 뜻밖에도 최지습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말했다.“내 홀로 다녀오겠소.”김단의 기쁨도, 발걸음도 그 순간 멈춰 섰다.놀란 얼굴로 돌아본 그녀는 다소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홀로 가신다 하셨습니까?”“그러하오.” 최지습은 담담한 낯빛으로 말했다.“약왕곡은 지형이 험하여, 혼자 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오.”김단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위험합니까?”최지습은 잠시 멈칫하였다.단지 평범한 말 한마디였건만, 그녀가 곧바로 위험을 떠올렸다는 사실이 그를 놀라게 했다.하지만 생각해 보면, 결코 알기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최지습은 언제나 김단을 짐이나 골칫거리로 여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말은, 그가 그녀를 데려가면 오히려 짐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그렇다면, 분명 위험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겠지.김단은 걱정이 묻어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 모습을 본 최지습은 가볍게 웃으며 입꼬리를 올렸다.“예전에 한 번 다녀온 적 있지 않소, 잊었소?”그는 이미 약왕곡에 다녀온 적이 있었고, 그때도 무사히 돌아왔으니, 이번에도 그녀는 그를 믿어야 했다.그의 눈을 바라보던 김단은 결국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약왕곡에는 분명 위험한 일이 있으니, 그가 자신을 데려가지 않으려는 것도 이해되었다.하지만 김단은 알았다. 최지습의 실력이 남다르니, 한 번 무사히 다녀온 자라면 이번에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으리라.단지, 자신이 함께 가면 그의 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그가 홀로 움직이면 피할 수 있었던 위험도, 자신이 곁에 있으면 그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을 터.가지 않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하지만 동시에, 가장 불안한 선택이기도 했다.“그럼, 오라버니께선 얼마나 걸려 돌아오시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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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김단은 잠에서 깬 뒤 숙희에게서 최지습이 이른 새벽 한양을 떠났다는 말을 들었다.알면서도 어쩐지 마음 한켠이 허전하였다.허나 어젯밤, 서로 진심을 나누었기에, 지금은 그나마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아침상을 마친 후, 김단은 숙희와 함께 진산군 댁으로 향했다.진산군은 조참에 들었고,임학은 이제 천부장의 자리에 올라 천 명이 넘는 병사를 거느리고 있으니, 연병장에 성실히 나가 있는 중이었다.그리하여 이 진산군 댁엔, 이젠 정신이 흐려진 임씨 부인만이 집의 안주인으로 남아 있었다.어쩌면, 지금의 진산군 댁은 더이상 예전의 위엄을 지니지 못했기 때문일까.조금은 쇠락해진 이 집에서, 늙은 겸인은 김단을 보자 눈시울이 붉어졌다.“아가씨께서 돌아오셨군요!”노인의 눈물이 차마 보기 힘들어, 김단은 급히 말을 꺼냈다.“임씨 부인의 맥을 짚으러 왔습니다.”그 말투가 여전히 낯설게 들렸는지, 겸인은 눈물을 훔치며 입꼬리를 끌어올려 억지로 웃어 보였다.“예, 부인께선 아침 일찍 별당으로 가셨사옵니다. 아가씨를 그리로 모시겠나이다.”그 말을 들은 숙희가 의아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별당이요? 부인께선 병을 앓으신 뒤로는 늘 매화당으로 향하셨던 걸로 아옵니다. 어째서 오늘은 별당으로 가신 것이옵니까?”겸인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부인께선 요즘 병세가 더욱 심해지셔서, 어떤 날은 전부 기억하시고, 또 어떤 날은 전혀 기억을 못 하십니다.오늘은… 아마 아가씨께서 곧 돌아오신다는 걸 어렴풋이 기억하신 게지요. 그래서 별당에 가셔서 손수 준비하셨습니다.”아가씨가 곧 돌아온다는 걸 기억했다니—아마도 예전에 김단이 세답방에서 돌아오던 날을 떠올리신 게겠지.그 말을 들으며, 김단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금세 돌아서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허나 이미 스승과 약속하여 이곳에 오게 된 이상, 함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깊은 숨을 들이쉰 김단은 겸인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저와 숙희가 직접 가겠사오니, 겸인께서는 다른 일을 보시지요.”“예,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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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단이야!”임씨 부인이 부르짖으며 김단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진심으로 그녀를 알아본 듯하였다.김단은 순간 멍하니 굳어버렸다.임씨 부인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는데, 이번엔 정말로 자신을 알아보았단 말인가?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씨 부인은 벌써 그녀 앞에 다가와 김단의 손을 꼭 붙잡았다.“내 단이, 드디어 돌아왔구나! 네가 없던 이동안, 어미는 정말 보고 싶어 죽는 줄만 알았다!”김단은 임씨 부인의 병세를 살펴보기로 마음먹고, 조심스레 물었다.“소녀는 어찌하여 관저에 없었사옵니까?”그 말을 들은 임씨 부인은 잠시 멍해졌다.무엇 때문이었는지 잊은 듯, 두 눈엔 허공만 가득했다.그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김단은 다시 물었다.“소녀의 처소는 본디 매화당이 아니었사옵니까? 어찌하여 이 별당으로 거처를 옮겨야만 했던 것이지요?”임씨 부인은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여기가 별당인지 매화당인지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듯하였다.“임원은 어디 있습니까?”임씨 부인의 미간이 좁혀지고, 그 얼굴엔 허망함만이 서렸다.“임… 임원…?”“소녀는 누구이옵니까?”김단의 음성은 줄곧 잔잔했으나, 그 물음에 대한 임씨 부인의 반응은 끝내 무표정이었다.다시,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역시나, 의원의 우려는 틀리지 않았다.임씨 부인의 병세는 예전보다도 더욱 심해진 듯하였다.김단은 사람을 불러 임씨 부인을 거처로 모시게 하였고, 곧 맥을 짚고 치료에 나섰다.한 시진이 지나, 임씨 부인은 겨우 잠자리에 들었고,김단은 침을 거두고 약방문을 하인에게 건네준 뒤, 자리를 뜰 채비를 하였다.막 방에서 나서려던 찰나, 김단은 문밖에서 진산군과 마주쳤다.한 시진이면 조참을 마치고 돌아오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아마도 지난번 만남이 그리 유쾌하지 않았던 탓일 것이다.김단은 그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진산군이 또다시 인정이니 생명이니 하는 말을 꺼낼까 두려웠다.그녀의 이런 불편한 기색은 진산군의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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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이미 구부정해진 진산군의 몸이 그 순간 멈칫하더니, 마치 숨조차 멎은 듯 잠시 굳어 있다가 어렵사리 대답이 나왔다.“……응.”그때 김단은 이미 발걸음을 돌려 떠나고 있었다.방금 그 말은 마치 낯선 노인에게 건네는 의례적인 인사처럼 느껴졌지만,그 짧은 한마디에 진산군은 주름진 눈가에 뜨거운 눈물을 쏟고 있었다.진산군 댁을 나선 김단은 곧장 평양관저로 돌아왔다.최지습이 한양을 비운 이 시기 동안 관저 밖으로 나가지 않겠노라 약속했던 터라, 성실히 지키고자 했다.그래서 고지운이 찾아왔다.그녀는 오늘, 조선의 옷을 입고 있었다.달빛처럼 은은한 흰빛 치마에 옅은 노랑빛 비단 겉옷을 덧입어,본래도 눈처럼 희고 고운 피부가 더 도드라져 보였다.멀리서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김단은 속으로 감탄했다.‘돌궐의 여인들이란, 정말 곱구나……’“단이!”고지운은 환히 웃으며 김단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자네가 가장 좋아하는 설화떡을 가져왔네!”그녀는 말하며 마치 칭찬을 바라는 듯한 표정으로 설화떡을 내밀었고,눈동자에는 기대와 기쁨이 어렸다.“소하가 자네가 이걸 좋아한다고 했거든!”그 말에 김단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미소를 띠며 설화떡을 받아들었다.“어서 먹어보시오!”고지운이 성급하게 재촉했다.하는 수 없이, 김단은 그녀 앞에서 한입 베어 물었다.그러자 고지운이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어따한가? 맛있는가? 예종원군 관저의 주방장이 만든 거네.자네가 마음에 든다면, 앞으로 매일 가져다줄겠네!”“맛있습니다.” 김단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러나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근데…… 공주님께서는 정말 조심 좀 하셔야겠어요.”고지운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김단은 설화떡을 내려놓고는 고지운을 바라보았다.“못 알아들었습니까? 공주님은 소하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찌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 겁니까?”만약 최지습이 어느 여인이 무엇을 좋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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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고지운은 김단의 손을 잡고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어쩌면 돌궐에서의 지난 십여 년 동안, 마음 놓고 말 붙일 이 하나 없었던 까닭일지도 몰랐다.그래서 이제 김단과 마주하면, 끝도 없이 이야기가 쏟아졌다.그들은 돌궐의 들소와 양 떼 얘기에서 하늘의 별 이야기로,억지로 그녀를 화친 시키려 했던 황형 이야기를 거쳐, 조선의 주상 이야기까지 흘러갔다.말끝마다 불경한 기색이 없지 않았지만, 다행히 이곳은 최지습의 관저였다.그가 돌아온 이래로 관저 안의 인물들을 깔끔히 정리해둔 터라, 헛된 말이 새어 나갈 걱정은 없었다.아무도 들을 자 없고, 설령 들었다 한들 문제 될 것 없는,그들만의 밀담이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온 세상을 헤매듯 이야기를 주고받았고,둘이 대화를 나눈 시간이 두 시진을 훌쩍 넘겼는데도, 고지운은 돌아갈 기색조차 없었다.김단은 문득, 차라리 고지운을 붙잡아 오늘 밤 함께 머물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숙희와 셋이 한자리에 누워, 밤새 이야기를 이어가면 어떨까 싶었다.하지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뜻밖에도 궁에서 사람이 내려왔다.하인이 들어와 전하자, 김단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최지습이 막 나간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싶어처음에는 굳이 응할 생각이 없었다.그러나 상대가 덕빈의 명이라 하니, 결국 나가서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과연 덕빈의 사람임이 분명했다.김단은 덕빈궁에서 몇 차례 얼굴을 본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덕빈마마께서 무슨 용무이신지요?”김단은 부드러운 음성으로 물었지만, 그 어투에는 낯설고 경계 가득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덕빈과 김단은 친분이 깊다 말할 수 없는 사이였다.명정 대군의 일, 그리고 서아름을 둘러싼 일로 인해 마주한 적이 몇 번 있을 뿐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덕빈에게, 자신이 그 편인 양 오해받고 싶지 않았다.깊은 궁 안의 일에는 휘말릴 생각이 없었고,눈앞의 이 인물이 덕빈의 심복이라면, 김단의 태도 속 거절의 기운을 눈치채야 마땅했다.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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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고지운은 옆에 서서 김단이 초조한 얼굴로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이내 마음이 놓이지 않아, 숙희를 향해 급히 말했다.“나도 먼저 가볼게.”소하에게 이 일을 알릴 생각이었다.김단이 궁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이었다.붉게 물든 석양이 푸른 돌길 위를 비추며, 그 길에 얽힌 균열들을 거미줄처럼 선명한 핏빛 무늬로 드러내고 있었다.김단은 그 붉은 무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며, 점점 더 불안한 마음을 느꼈다.급히 덕빈궁에 들어서니, 수 어의가 문밖에 무릎을 꿇은 채 있었다.노쇠한 등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대체 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김단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그 곁에 있던 궁인은 이미 안으로 들어가 보고했고, 이내 덕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서, 어서 김 낭자를 들이거라!”수 어의는 그제야 김단이 온 것을 알아차린 듯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김단도 그를 한 번 바라본 뒤,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섰다.작은 공주는 덕빈의 품에 안겨 있었다.토실토실한 얼굴은 고열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눈은 굳게 감겨 있었으나 그 모습이 깊은 잠인지, 의식을 잃은 것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덕빈의 목소리에는 이미 울음이 섞여 있었다.“단이야, 네가 왔구나! 어서 지단이를 봐주렴!”김단은 급히 앞으로 나서 작은 공주의 맥을 짚었고, 이어 눈꺼풀을 들추어 살폈다.이내 덕빈의 품에서 아이를 조심스럽게 받아들고 침상 위에 눕혔다.그리곤 아이의 옷고름을 모두 풀었다.그 순간, 작은 공주의 등에 거미줄처럼 퍼진 새까만 무늬가 드러났다.그 광경에 방 안의 모든 사람이 숨을 삼켰다.“이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덕빈이 놀라 소리쳤다.“작은 공주께선 독에 중독된 것입니다.”김단은 단호하게 말했다.동시에 손을 멈추지 않고, 은침을 꺼내 공주의 등에 곧장 찔러 넣었다.덕빈은 입을 손으로 틀어막은 채, 옆에서 감히 소리 한 줄 내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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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중전이지, 그렇지 않느냐?”덕빈이 문득 입을 열었다. 분명 그녀 머릿속에 떠오른 인물도 김단과 같았던 것이다.김단은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답했다.“맹가의 손에 약왕곡에서 유래한 독이 많다는 것만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소공주에게 쓴 독이 과연 누구 손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감히 속단할 수 없습니다.”“반드시 그년이야!”덕빈의 눈빛에는 증오가 가득했다. "희단이를 죽이고 싶은 건 그년 하나뿐이야!"이성을 잃은 듯한 덕빈의 모습에 김단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덕빈마마, 공주님을 독살하려 했다는 죄목은 가볍지 않습니다. 만약 확실한 증좌 없이 섣불리 움직이신다면, 도리어 역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그 말에 덕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김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러나 그 차가운 분노는 이내 서서히 이성으로 바뀌어갔다.“네 말이 옳구나.”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며 고개를 끄덕였고, 유모를 불러 소공주를 아래로 눕히게 했다.방 안의 사람들까지 모두 물리고 나서야, 덕빈은 김단을 다시 돌아보며 한층 부드러워진 음성으로 말했다.“오늘은 나으리 덕에 살았습니다. 자리에 앉으시지요.”김단은 앉고 싶지 않았다.소공주가 무사하니, 관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이미 해는 기울었고, 바깥도 어둑해지고 있었다.하지만 덕빈의 지금 표정은, 그날 명정 대군이 뜻하지 않게 세상을 떠났을 때와 너무나 닮아 있었다.겉보기엔 차분했으나, 속은 이미 폭풍처럼 요동치고 있었다.함부로 건드려선 안 될 때였다.결국 김단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덕빈은 입꼬리를 희미하게 올리며 그녀도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시선은 줄곧 김단에게 머물렀다.“방금 그 말, 참으로 옳았다. 본궁이 너무 앞서 나간 것이지. 도대체 누구의 손에서 이 독이 쓰였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아니, 심지어는 주상께도... 아직은 알려드려선 안 된다.”그 말에 김단은 조용히 덕빈을 바라보았다.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할 수 없었다.소공주가 중독되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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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스스로를 지킨다고요?”김단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소공주 몸속의 독이 이제 막 풀렸건만, 덕빈께선 또다시 소공주에게 독을 써서, 죽음의 문턱에 이르게 하시겠다니, 그것도 스스로를 지키는 일입니까?”“죽음의 문턱일 뿐이야! 진짜로 죽게 되는 것도 아닌데! 중전을 없애고 나면, 앞으로는 누구도 본궁의 희단을 해치려 하지 못할 것이다!”“아무도 없다니요? 후궁에는 여전히 그리도 많은 마마들이 계신데, 덕빈께선 어찌 그런 단언을 하실 수 있습니까?”덕빈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없다 하면 없는 것이다! 본궁이 그렇게 말했다!”김단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조롱이 짙어졌다.“설마 덕빈 마마께선 스스로 중전의 자리에 오르기만 하면, 다시는 아무도 소공주를 해치지 않을 거라 믿으십니까?”그 말에 덕빈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끝내 말 한 마디도 못했다.김단의 조롱은 더욱 노골적이었다.“결국, 소공주는 그저 덕빈 마마께서 중전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핑계거리였을 뿐이군요.”“그래서 뭐 어쨌단 말이냐!”비명 같은 외침이 터져 나왔고, 덕빈은 거의 목이 터질 듯한 소리로 고함쳤다.김단은 잠시 얼어붙었다. 덕빈이 어찌 이토록 감정을 잃을 수 있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그 순간, 덕빈의 두 눈엔 핏줄이 번지기 시작했고, 마치 벼랑 끝에 몰린 사람처럼 광기에 사로잡혀 있었다.“기아가 왜 죽었는지 아느냐? 세자 때문이다! 그 해 세자가 실수로 기아를 다치게 했고, 그 일로 기아는 다시는 사내로서 살 수 없게 되었지. 그러니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렸고, 길을 잃었으며, 결국은 너 같은 천한 계집과 얽히게 된 것이다!”“결국엔…… 결국엔 그토록 불쌍하게…… 산속 동굴에서 죽었다. 온몸이 피로 물들고, 진흙투성이였으며, 그렇게 더럽고 추한 모습으로…… 그 아이는 태어나 처음부터 본궁이 모든 좋은 것만을 주었는데, 끝내는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말이 끝났을 무렵, 덕빈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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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마침내, 김단의 마음은 완전히 얼어붙었다.소공주의 그토록 애달픈 울음소리조차, 덕빈의 복수심을 흔들 수는 없었다.무어라 더 말해야 할지 몰랐다.결국 깊게 숨을 들이쉬며, 가슴속의 격정을 억눌러 인사하고 물러나려 했다.그러나 몸을 돌리기도 전에, 덕빈이 다시 입을 열었다.“너는 명의의 제자다. 희단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아이를 깊은 잠에 들게 할 방법쯤은 알고 있겠지?”김단은 그 일에 연루되고 싶지 않았다.“송구하오나, 미천한 소신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옵니다.”그 말에 덕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닫힌 방문을 바라보다, 마치 그 너머의 사람을 꿰뚫어보듯 시선을 떼지 않았다.“네가 못 하겠다면, 본궁이 직접 하겠다. 겨우 아이 하나 잠재우는 일이 무엇이 어렵단 말이냐?”어려운 것은, 소공주가 아무 탈 없이 깨어나야 한다는 점이었다.하지만 김단이 도우려 하지 않는 이상, 덕빈은 아이의 몸에 해를 입히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그리되면, 병이 남을지, 장애가 남을지, 심지어는 죽음에 이를지조차...그녀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그리 생각하자, 덕빈은 문득 미소를 머금었다.“만약 희단이 주상의 손에 죽는다면, 본궁은 또 하나의 자식을 잃는 셈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상께서 본궁을 좀 더 불쌍히 여겨주시지 않겠느냐? 기아가 죽고 난 뒤, 주상께서 본궁을 얼마나 애틋해하셨는지... 희단마저 세상을 등진다면…”“덕빈 마마!”김단이 끝내 참지 못하고 외쳤다.덕빈은 드디어 시선을 김단에게로 돌렸다. 그 얼굴엔 두려움이란 것이 없었다.분명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소공주를 잃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이 바로 김단이라는 걸.왜냐고?그녀는 알지 못했다.아마도 세상에서 말하는 '선의'라는 감정 때문일까?쳇, 선의라.덕빈 역시 한때는 선한 사람이었다.허나 이 후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녀는 오래전에 깨달았다.선의란,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지금의 김단이야말로, 그 선의 때문에 그녀 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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