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주상은 문득 깨달은 듯 덕빈을 바라보았다.“그래, 덕빈아. 어서 생각해 보아라. 희단이 중독되기 전, 무엇인가 이상한 낌새는 없었느냐?”덕빈은 눈물을 훔치며 곰곰이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아무리 떠올려 보아도 결국 고개를 저었다.“신첩은 도무지 생각나지 않사옵니다. 다만, 어젯밤 바람이 몹시 거세 신첩이 유모에게 명하여 희단에게 옷을 하나 더 입히게 하였사옵니다.아직 완쾌되지 않은 몸이라 혹여 또 찬바람을 맞아 탈이라도 날까 두려웠사오니……그 옷은 중전마마께서 보내주신 것으로, 최상급 비단으로 만든 외투였사옵니다…… 우으으……”“중전이?”결정적인 인물이 언급되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주상의 미간이 순간적으로 깊이 찌푸려졌고, 곧 고 영감에게 명하였다.“덕빈궁으로 가서, 중전이 보낸 그 옷을 가져오라!”“예.”고 영감은 즉시 응하고 나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덕빈궁에서 작은 외투 한 벌을 가지고 돌아왔다.고 영감이 두 손으로 옷을 올려 바쳤으나, 주상은 받지 않고 곧 김단을 바라보며 말하였다.“나으리, 이 옷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시오.”김단은 눈썹을 찌푸린 채 앞으로 나와 옷을 받아들었다.곧바로 꼼꼼히 살펴보다가, 이내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다.“주상, 이 옷깃이…….”김단은 말하면서 옷을 주상 앞에 내밀었다.“이 옷깃에서 이상한 향이 납니다.”주상은 냄새를 맡지 않고, 곧바로 수 어의를 손짓해 불렀다.“그대가 와서 맡아 보라.”수 어의는 명을 받들고 나아와 옷을 받아 향을 맡더니, 순식간에 크게 놀라 외쳤다.“주상, 이 옷깃 안에, 독이 숨어 있었사옵니다!”이 말이 떨어지자, 주상의 얼굴은 순식간에 분노로 물들었다.그리고 그 다음 일의 전개는, 거의 덕빈이 예측했던 그대로였다.중궁전에서 끌려온 중전은 억지로 소공주의 침상 앞에 꿇려 앉았다.주상은 손에 든 어린아이의 겉옷을 중전의 머리 위에 던지며 노호하였다.“천하의 악녀! 이미 중전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어찌 이리 독하단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