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부르지 못했던 호칭을 갑자기 부르게 되자, 김단 자신조차 순간 당황하였다.지붕 위에 있던 임씨 부인은 그 목소리를 듣고 마치 화살이라도 맞은 듯, 한참이 지나서야 반응했다.그러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고개를 숙이고 김단을 바라보았다.“단, 단이?”시선이 마주친 순간, 김단은 임씨 부인의 눈동자에 순간적으로 솟아오르는 눈물을 보았다.김단은 가슴이 아프고 슬플 줄 알았다.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지금 임씨 부인의 모습을 보아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임씨 부인이 그녀를 사랑했을까?김단은 생각했다. 임씨 부인은 한때 그녀를 아주 많이 사랑했었다.진산군 가문 사람들 모두가 그녀를 귀한 아씨처럼 애지중지 길렀다.하지만 훗날 그녀를 사랑하지 않게 된 것 역시 사실이었다.머리에 난 상처가 그 증거였다. 임씨 부인은 그 큰 돌을 던질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그녀를 명정 대군에게 보내고 학대를 당했을 때에도, 조금도 마음 아파하지 않았다.그렇다면 과연 임씨 부인은 그녀를 사랑했다고 할 수 있을까?이 질문에 대해 김단은 사실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다.그리고 마침내, 그 답을 얻었다.임씨 부인, 어쩌면 진산군 가문 전체가 사랑했던 것은 오직 그녀의 몸 안에 흐르는 피뿐인 것이다.혈연관계만으로 그들은 그녀를 아주 많이 사랑해주었고 귀하게 여겼다. 15년 전 그녀, 임원처럼 말이다.하지만 혈연관계가 사라진 뒤, 그들은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고, 그녀를 때리고 꾸짖으며 사사건건 폄하하기 시작했다…사실 김단은 어쩌다 임씨 부인이 이런 광증을 얻게 된 것인지 알지 못했다.임원이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서였을까, 아니면 자신이 친딸을 세답방으로 보내 3년간 노비로 살게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서였을까?하지만 어찌되었든, 김단 때문은 아니었다.결국 그녀는 그들의 친딸이었다.그녀는 그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었다.그래서 방금 전 그녀가 “어머니”를 부른 것이다.김단은 깊이 숨을 들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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