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Bab 1141 - Bab 1150

1236 Bab

제1141화

중전의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이긴 했지만, 가장 빠르게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이에 중전은 거짓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일에 대해서는 공주가 무사히 구해진 뒤 그 죄를 묻겠다!”이 말을 들은 궁녀들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그러나 중전의 이 말은 곧 죄를 묻지 않겠다는 뜻임을 모두 알고 있었다.바로 그때, 금군이 뒤늦게 도착했다.무리의 선두에 서 있는 사람은 김단도 아는 사람이었다. 과거 소하의 곁을 지키던 사람으로, 금군 부총령인 하씨 성을 가진 사람 같았다.지금은 중전이 직접 봉해 총령이 된 듯했다.그는 앞으로 나아가 중전에게 예를 갖추었다.그러자 중전이 말했다. “어서 저자를 이곳으로 데려오시오. 반드시 공주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오.”“예!” 하 총령 은 대답하며 옆으로 돌아선 뒤 몸을 날려 쉽게 임씨 부인의 뒤로 착지했다.그러나 그가 기와 위에 착지하는 소리가 임씨 부인을 놀라게 했다.그녀는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돌렸고, 하 총령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곧장 비명을 질렀다. “네놈은 누구냐?”“부인, 어리석은 짓은 그만하고 어서 빨리 공주 마마를 내놓으시오!”하 총령의 단호한 외침에 김단이 애써 숨기고 있던 감정이 결국 무너졌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하 총령을 노려보았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폭발할 지경이었다.상대방이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인 것을 알면서 어찌 저리 흉악한 어조로 임씨 부인을 자극한단 말인가?아니나 다를까, 임씨 부인은 그의 말에 놀라 공주를 안고 허둥지둥 일어섰다.이에 아래에 있던 궁녀들은 다시 한번 비명을 질렀다.처마는 높낮이가 고르지 않았고, 임씨 부인조차 제대로 서 있지 못했기에 공주를 안은 몸이 계속해서 흔들렸다.부인은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하 총령을 노려보며 말했다. “네놈은 누구냐? 왜 단이를 빼앗으려는 것이냐? 내, 내가 경고하건대, 난 절대 단이를 네놈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다! 내 목숨을 걸고라도 단이를 네놈으로부터 지킬 것이다!”임씨 부인의 어조는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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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오랫동안 부르지 못했던 호칭을 갑자기 부르게 되자, 김단 자신조차 순간 당황하였다.지붕 위에 있던 임씨 부인은 그 목소리를 듣고 마치 화살이라도 맞은 듯, 한참이 지나서야 반응했다.그러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고개를 숙이고 김단을 바라보았다.“단, 단이?”시선이 마주친 순간, 김단은 임씨 부인의 눈동자에 순간적으로 솟아오르는 눈물을 보았다.김단은 가슴이 아프고 슬플 줄 알았다.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지금 임씨 부인의 모습을 보아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임씨 부인이 그녀를 사랑했을까?김단은 생각했다. 임씨 부인은 한때 그녀를 아주 많이 사랑했었다.진산군 가문 사람들 모두가 그녀를 귀한 아씨처럼 애지중지 길렀다.하지만 훗날 그녀를 사랑하지 않게 된 것 역시 사실이었다.머리에 난 상처가 그 증거였다. 임씨 부인은 그 큰 돌을 던질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그녀를 명정 대군에게 보내고 학대를 당했을 때에도, 조금도 마음 아파하지 않았다.그렇다면 과연 임씨 부인은 그녀를 사랑했다고 할 수 있을까?이 질문에 대해 김단은 사실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다.그리고 마침내, 그 답을 얻었다.임씨 부인, 어쩌면 진산군 가문 전체가 사랑했던 것은 오직 그녀의 몸 안에 흐르는 피뿐인 것이다.혈연관계만으로 그들은 그녀를 아주 많이 사랑해주었고 귀하게 여겼다. 15년 전 그녀, 임원처럼 말이다.하지만 혈연관계가 사라진 뒤, 그들은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고, 그녀를 때리고 꾸짖으며 사사건건 폄하하기 시작했다…사실 김단은 어쩌다 임씨 부인이 이런 광증을 얻게 된 것인지 알지 못했다.임원이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서였을까, 아니면 자신이 친딸을 세답방으로 보내 3년간 노비로 살게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서였을까?하지만 어찌되었든, 김단 때문은 아니었다.결국 그녀는 그들의 친딸이었다.그녀는 그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었다.그래서 방금 전 그녀가 “어머니”를 부른 것이다.김단은 깊이 숨을 들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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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지붕에서 내려갈 길을 다급하게 찾는 듯했다.그러나 발을 디딜 곳이 없었다.공주의 울음소리는 계속해서 커졌고, 임씨 부인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결국 그녀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지붕에서 뛰어내렸다.김단은 순간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임씨 부인을 향해 달려갔다.중전은 임씨 부인을 이용하여 김단을 쥐고 흔들려 했을 뿐, 그녀의 목숨을 빼앗거나 팔을 부러뜨리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팔이 부러진 의원이 어찌 환자에게 침을 놓고 치료할 수 있겠는가?김단은 손을 내밀어 임씨 부인을 받아내려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이 광경을 본 중전은 크게 놀라 소리쳤다. “부인을 구하시오!”명령이 떨어지자 마침내 금군이 움직였다.임씨 부인은 안정적으로 받아졌지만, 곧장 기절했다.김단이 곧바로 다가가 맥을 짚어보더니, 내심 안도하며 중전을 바라보았다. “마마, 부인께서 놀라신 것 외에는 크게 다치신 곳이 없습니다. 잘 쉬시기만 하면 될 듯합니다.”말을 한뒤 김단은 다시 공주의 곁으로 갔다.공주는 이제 울 기운조차 없는 듯 얼굴이 새빨개져 있었다.김단은 잠시 그녀를 살펴본 뒤 말했다. “공주 마마께서는 아직 어리셔서 크게 놀라시면 열이 나고 잘 내려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허나 마마께서는 크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소신이 남아 공주 마마를 치료하겠습니다.”그러나 뜻밖에도 중전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당연히 안심할 수 있소. 하지만 그저 놀란 것뿐이라면, 굳이 최고 의원이 나설 필요가 있겠소? 여봐라, 내의원에서 의원 한 명을 데려와 공주를 진찰하게 하라.”옆에 있던 궁녀가 즉각 대답했다.김단은 이러한 중전의 행동이 불만스러웠지만, 다른 이들 앞에서 감정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이제는 금군조차 중전의 명령을 따르고 있었다.중전은 김단의 순종적인 모습에 매우 만족한 듯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된 듯한데, 김 낭자, 나와 함께 차 한 잔 들겠소?”김단은 예를 갖춰 응하고 중전을 따라 자리를 떴다.그러나 그녀는 돌연 뒤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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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옆에 있던 나인이 싸늘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감히 중전 마마께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다니요!”김단은 그 나인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중전은 오히려 웃으며 손을 흔들어 나인에게 물러나라고 지시했다.나인은 그녀의 뜻을 알고 즉시 예를 올린 뒤 나머지 궁녀들과 함께 물러났다.응접실 안에 두 사람만 남게 되자, 중전은 옆에 있던 찻주전자를 들어 직접 김단에게 차를 따라 주었다. “김 낭자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니, 지금 궁궐의 형세가 어떤지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오.”김단의 심장이 순간 쿵 내려앉았다. 중전이 먼저 이 말을 꺼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그녀는 차를 받아 놓고도 한모금도 마실 수 없었다.하지만 중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어머니로부터 연지함을 받은 순간부터 결심했었소.”그녀는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태연히 말했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이상, 그들을 계속 신경 쓸 필요가 있겠소? 내가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이 어찌 나쁘다 할 수 있겠소?”“그래서 맹씨 가문에 용포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친정 방문을 핑계로 고발한 것이오! 그들이 내 목숨을 위협했으니, 나 역시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 필요 없소. 그들은 마땅한 벌을 받은 것이오!”어머니? 오라버니? 그게 무슨 소용인가?그저 자신의 권세를 빌려 영화를 누리려 하면서, 도리어 자신을 죽이려 했던 배은망덕한 자들일 뿐이었다! “민 정승에 대해서 말하자면.”중전은 말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그 자를 과소평가했소. 그 나이쯤 되었으면 만족하는 법을 알고 있을 줄 알았건만, 되려 나에게 맞서려 할 줄은 몰랐소. 사사건건 나를 끌어내리려 한 것도 모자라, 암살하려 들다니!”말을 마친 중전은 김단에게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낭자는 알고 있소? 이 조정에서 민 정승 외에 또 누가 나를 죽이려 하는지?”당연히 김단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나 머릿속에는 그날 민 정승의 처소에서 보았던 몇몇 대신들이 떠올랐다.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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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김단은 속으로 살짝 동요했지만, 공손하게 대답했다. “소신이 주상 전하께 염려를 끼쳐드려 송구하옵니다.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음, 그렇다면 다행이오.”주상은 담담하게 말하며, 무의식적으로 중전을 다시 쳐다보았다.그의 눈빛에는 알 수 없는 죄책감이 깃들어 있었다.김단은 이 모습을 눈여겨보며 왠지 모르게 이상함을 느꼈다.이에 중전이 채 입을 열기도 전에 말했다. “소신이 듣기에 주상 전하께서는 며칠 전부터 조정에 나오지 않으셨다 하옵니다. 혹 불편하신 곳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소신이 맥을 짚어 보아도 되겠습니까?”“큼.” 주상이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 “괜…”'괜찮소'라는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중전이 그의 말을 잘랐다. “그리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전하께서 국사를 살피시느라 피로가 많이 쌓이신 듯합니다. 옥체를 보존하셔야 합니다.”그 말을 들은 주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김 의원이 한번 봐 주시오!”말을 마친 그는 손을 내밀었다.김단은 예를 갖춘 뒤 손을 뻗어 맥을 짚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중전이 물었다. “전하의 맥이 어떠하오?”김단은 손을 거두고 중전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주상 전하의 맥은 안정된 상태이옵니다. 약간의 피로하신 것 외에 별다른 이상이 없사옵니다. 소신이 잠시 뒤에 자양강장 약제를 달여 와 주상께서 원기를 보충하시고 피로를 푸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중전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는 것이 좋겠소. 시간이 늦었으니, 김 낭자는 이만 물러가 남은 일을 보시오!”“예.” 김단은 일어서서 주상과 중전에게 인사를 올린 뒤 몸을 돌려 떠났다.김단이 응접실에서 물러나자, 주상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초조한 얼굴로 중전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찌 김 낭자에게 맥을 짚는 것을 허락한 것이오? 이상한 낌새라도 눈치챘다면 어찌하려 그랬소?”중전은 주상을 노려보며 말했다. “며칠 동안 갇혀 계시더니, 어찌 이리 담이 작아진 것입니까? 그저 맥을 짚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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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김단은 가산 동굴에 앉은 채 온몸을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이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이제는 완전히 명확해졌다.왜 주상이 어서재에서 사흘이나 머물다 나왔을까?어쩌다 궁궐이 중전의 손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왜 민 정승은 더 좋은 방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성급하게 중전을 암살하려 했을까?민 정승도 중전이 설마 사람을 바꿔치기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을 다른 이로 둔갑시킬 줄은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그녀는 주상을 연기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중전의 말을 따르는 자라는 것이었다.그리하여 현재 궁 전체는 물론이고, 심지어 조선 전체가 중전의 손아귀에 놓이게 된 것이다!그녀는 마침내 그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그녀는 어찌해야 하는 걸까?아무것도 모르는 척, 눈과 귀를 막은 채 여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진실을 밝히고 문제를 바로잡아야 할까?김단은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그녀에게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을까?하지만 주상에게 최지습은 이 세상에 남은 유일한 혈육이었다. 그녀가 이 상황을 알게 된 이상 아예 외면할 수는 없지 않겠나?살았든 죽었든, 한 번은 만나야 했다…이에 김단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강렬한 통증이 그녀의 혼란스러운 정신을 점차 맑게 해주었다.당시 주상과 함께 어서재에서 사흘간 머물다 나왔던 이가 있었다. 바로 어린 시절부터 주상의 곁을 지켰던 고 영감이었다.그녀는 지금의 고 영감이 중전에게 포섭된 것인지, 아니면 주상처럼 가짜로 대체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그가 돌파구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다.이에 김단은 눈을 질끈 감고 몇 차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계속 떨리던 몸도 점차 진정되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눈빛은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가산에서 나온 후, 그녀는 곧장 내의원으로 향했다.이날 밤, 김단은 궁을 떠나지 않고 내의원에 머물렀다.시험 삼아 해본 것이었으나, 이윽고 그녀의 결정이 옳았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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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맞는 말이오.”김단은 담담하게 말하며 되물었다. “그런데 낮에 의원이 진찰하지 않았소? 그런데 공주 마마가 왜 다시 그토록 우는 것이오?”유모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의원님, 이 늙은이의 말 좀 들어주십시오. 낮에 공주 마마의 맥을 짚었던 분은 왕 대감이셨습니다. 그분이 공주 마마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시면서 약도 제대로 안 내주고 가버리셨습니다! 이 늙은이가 사정사정을 해 보았으나, 공주 마마에게 아무런 일도 없을 것이라 확신하시기에, 저로서도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왕 대감이 다녀온 뒤 김단도 진료 기록을 확인하였다. 분명 침을 놓고 심신을 안정시켰다고 쓰여 있었다. 그런데 사실은 그저 대충 살펴본 것뿐이었다.김단은 미간을 찌푸린 채 유모를 다시 바라보았다. “원빈 마마께서 어의를 부르라 하신 것이오?”이 말을 꺼내자 유모는 화가 난 듯 말했다. “원빈 마마께는 그 못난 것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계십니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드실텐데, 어찌 공주 마마를 돌볼 수 있겠습니까? 그 자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틈을 타 이 늙은이가 몰래 빠져나온 것입니다!”말을 하던 유모는 자신이 또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의원님, 설마 공주 마마를 치료하러 가지 않으시려는 겁니까?”김단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그럴 리가 있겠소? 공주 마마는 내가 모시는 분이니, 그분을 치료하는 것이 나의 책임일세.”이 말을 들은 유모는 매우 기뻐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의원님, 정말 감사합니다!”몇 차례 대화를 나눔으로써 김단은 유모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적어도 낮에 보았던 그 몇몇 인간들보다는 훨씬 선량한 사람이었다.이에 그녀가 물었다. “어쩐지 낯이 익는데, 예전에 만난 적이 있소?”유모는 눈물을 닦으며 웃었다. “의원님, 잊으신 겁니까? 덕빈 마마께서 계셨을 때, 제가 옆에서 마마를 모시고 있었습니다! 공주 마마께서 태어나신 뒤부터 줄곧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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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그 모습을 본 김단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당황할 필요 없소. 궁궐에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소. 그저 별 생각 없이 물어본 것뿐이오.”말을 마친 김단은 다시 앞으로 걸어갔고, 그 뒤로 고 유모를 쳐다보지 않았다.그러나 고 유모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두어 걸음 앞서 김단에게 다가가 나란히 걷다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의원님이 마음씨 좋은 분이신 것을 알고 제가 괜한 소리를 한 것 같습니다. 별 시답지 않은 얘기였으니 부디 의원님께선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주십시오.”이 말을 들은 김단은 저도 모르게 긴장하였다.하지만 애써 담담하게 대답했다. “물론이오.”그제야 고 유모가 말했다. “사실 저도 그 사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고 영감님이 어서재에서 나온 뒤 제가 곧바로 찾아뵈었을 땐 안색이 좋지 않으셨습니다. 줄곧 밖을 내다보시며 무언가를 두려워하시는 듯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제가 찾아뵈었을 때 저를 앉혀두고 몇 마디라도 더 나누려 하셨을 텐데, 그날은 급히 저를 쫓아내셨습니다.”과연 이상했다.김단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고 영감이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고 있었다는 뜻입니까?”“이 늙은이는 감히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영감님은 주상 전화와 함께 어서재에서 계셨는데, 누구로부터 위협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고 유모의 말에는 숨겨진 뜻이 있었다. 고 영감이 주상에게 위협을 받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그러나 김단은 고 영감을 위협한 사람이 반드시 주상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심 끝에 그녀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고 영감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했다고 느끼지는 않았소?”이 말을 들은 고 유모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어찌 그걸 물으시는겁니까?”고 영감이 두려워했다고만 말했는데, 왜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지 않았냐 묻는단 말인가?김단은 자신이 너무 성급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에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닐세. 그저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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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그렇다면 누구를 본보기로 삼을 것인가?유모들은 속으로 동요하기 시작했다.다행히 고 유모가 앞으로 나서서 앞서 말하던 유모를 밀어내었고, 김단의 팔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의원님, 저들은 신경 쓰지 마시지요. 공주 마마의 치료가 급하옵니다.”고 유모는 다른 유모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하기야, 그녀는 고 영감의 사람이었으니, 고 영감의 보호를 받으며 궁에서 독단적인 행동하는 데 익숙했을 터였다.오히려 상황 판단이 노련하지 못한 모습이었다.하지만 김단이 직접적으로 일러줄 수도 없었기에, 그저 고 유모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공주는 침상에 누워 있었다. 작은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고, 눈썹은 잔뜩 찌푸린 상태였다. 잠들어 있기는 했지만 악몽에 시달리는 것이 분명했다.낮에 크게 놀랐던 것에 대한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었던 것이다.김단은 서둘러 손으로 체온을 재보았고, 몹시 뜨거웠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약통을 놓고 은침을 꺼내 공주에게 침을 놓아 열을 내리기 시작했다.그런 뒤에 오늘 오후에 특별히 제조해 둔 약즙을 공주의 발바닥에 발라주었다.그렇게 한 시간 내내 공을 들인 끝에 공주의 열이 내렸다.고 유모는 그제야 안심한 듯 눈가가 붉어진 채 말했다. “과연, 의원님은 명의이십니다! 다 의원님 덕분입니다. 의원님이 아니었다면 공주 마마께서는 잘못되셨을 지도 모릅니다!”다른 유모들의 표정은 제각각이었다.김단은 미소 지으며 고 유모에게 말했다. “공주 마마께서는 약을 두 첩 더 복용하셔야 나아질 것이오. 나중에 사람을 시켜 보내 주겠소.”말을 마친 그녀는 약통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그러나 고 유모는 뒤늦게 무언가 생각난 듯 다급히 쫓아와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제가 의원님과 동행하여 약을 받아오는 것이 어떻겠습니까?”김단은 고 유모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편이 좋을 듯 하오.”그리하여 두 사람은 다시 원빈의 침전을 나와 내의원 방향으로 걸어갔다.몇 걸음 채 걷지 않아 고 유모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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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유모는 김단을 따라가 약을 받은 뒤 돌아갔다.김단의 마음은 더욱 심란해졌다.그녀는 어떻게든 고 영감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그녀가 고 영감을 찾아갈 적절한 핑계를 찾기도 전에, 고 영감이 먼저 그녀를 찾아왔다.정확히 말하자면, 고 영감의 양아들이 찾아왔다.게다가 그 역시 김단을 보러 찾아온 것이 아니라, 그저 내의원에 풍진 치료약을 받으러 온 것뿐이었다. 고 영감의 풍진이 또 재발했다는 말 만을 남기고 떠났다.이에 내의원의 몇몇 어의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겼다. “고 영감께서 언제부터 풍진을 앓고 계셨단 말이오?”김단은 그 말을 듣고 수상함을 직감했으나, 이를 감추고 말했다. “아마 요즘 고 영감께서 무리하여 풍진이 일어난 듯 하옵니다!”그 말을 들은 유 어의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의서에 이르기를, 무리하게 되면 풍진이 쉽게 일어난다고 하였소. 내가 보기에 고 영감께서 요 며칠 상태가 예전만큼 좋지 않으셨던 것 같소.”다른 어의들도 의서에 쓰여있던 내용 떠올린 듯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주상 전하와 함께 어서재에서 며칠을 보내신 뒤부터 그러셨던 것 같소. 반대로 주상 전하께서는 오히려 옥체가 더욱 건강해지신 듯하오. 그날 내가 전하를 진맥하였을 때도 전하의 맥상이…”“당 대감!”김단이 적절한 시기에 당 어의의 말을 끊었다.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주상 전하의 옥체를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함부로 논할 수 있다 생각하십니까?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을 모르시는 것입니까?”이들 모두 궁궐에서 긴 세월을 보내지 않았나!그들 모두 김단보다 연장자이니, 이정도 이치는 마땅히 알고 있어야 했다.당 어의도 순간 깜짝 놀란 듯,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일어나 김단에게 예를 갖추었다. “최고 의원의 지적에 감사를 드리오. 다시는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소!”김단은 당 어의 역시 주상의 맥상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음을 깨달았다. 다만 그녀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었다.그러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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