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중전의 말을 들은 서원 공주는 눈가가 붉어지더니, 억울한 듯 중전의 품에 와락 안겼다.“흑흑, 아뇨, 아뇨… 아프지 않았어요. 그냥… 어머님이 너무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어머니와 딸은 서로를 꼭 안은 채 한동안 울음을 삼켰다.한참 후에야 서원 공주는 중전의 품에서 떨어졌고, 손등으로 뺨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그러고 나서야 그녀는 김단을 바라보았다.두 시선이 맞닿은 그 순간, 김단은 이미 서원 공주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다.이내 서원 공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단을 향해 느릿하게 걸음을 옮겼다.“짝!”맑고도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서원 공주의 손바닥이 김단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서원 공주는 이를 악문 채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천한 것! 그날 본공주를 모함할 때,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느냐!”김단은 혀끝으로 입술 끝에 맺힌 핏방울을 살짝 훔쳤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승자는 군주가 되고, 패자는 죄인이 된다.오늘 이 자리에선 자신이 패자일 뿐, 변명은 사치였다.그러나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키는 김단의 태도가 더욱 서원 공주의 화를 돋웠다.이번엔 팔을 들어 다시 손을 휘두르려는 찰나, 중전의 목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그만하거라. 김 낭자는 본궁의 사람이다. 이미 한 대 때리고 욕도 했으니, 그만 지난일은 덮어라.”중전의 말에 서원 공주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어머님! 저 아이는 배신자입니다! 어머님께서 어찌…”“말 안 들을 것이냐?”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말속에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위압이 실려 있었다.서원 공주는 입술을 꾹 다물었고, 끝내 하고 싶은 말을 꿀꺽 삼켜야 했다.중전은 다시금 침착하게 말했다.“하늘도 밝았겠다, 나으리는 이제 내의원으로 가서 직무를 이어가시지요.”“예.”김단은 마침내 입을 열고 대답한 뒤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그러고는 일어서려 했으나, 밤새 무릎 꿇고 있던 탓에 두 다리는 이미 감각을 잃은 상태였다.김단은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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