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흐릿했던 시선이 초점을 맞추었고, 그는 김단의 눈에 담긴 깊은 수심을 보았다.그 순간 아주 잠시, 그는 그 어두운 사당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지금 옆에 서 있는 그녀가 사당에서 자신에게 약을 발라주고, 벌을 받는 동안 함께 있어주며, 미안함과 안쓰러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봐 주었던, 그 소녀인 것 같았다.몸은 마치 어떤 본능에 이끌리듯 움직였다.그는 과거 그때처럼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하지만 뼈가 부서진 것처럼 아파와 조금의 힘도 쓸 수 없었다.그는 매우 힘겹게 입꼬리를 올렸다.그러나 목구멍은 사포로 문지른 것처럼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타는 듯한 통증이 따라왔다. 결국 쉰 소리만이 새어 나왔고, 마른 나뭇잎이 떨어지듯 거친 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걱정… 마시오…”“나는… 괜찮소…”그 얼굴은 실혈과 극심한 고통으로 혈색을 잃고 종이처럼 창백해졌다.하지만 바로 그 얼굴이 세월의 벽을 넘어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사당에서 그녀를 향해 억지로 웃어 보였던 열일곱 살의 소년의 모습과 묘하게 겹쳐 보였다!김단은 심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붙들려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격한 설움이 목구멍까지 치솟아 올라, 꽉 깨문 이를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넓은 소매 안에 감춰진 두 손을 꽉 쥐자,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파고들어 찌릿한 통증을 불러 일으켰다. 그제야 참을 수 없을 것 같던 눈물과 목구멍에서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억누를 수 있었다.“여봐라.” 그녀가 부르자, 문밖에서 몇 명의 시종이 곧장 들어왔다.“소 장군님께서 일어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거라.”명령이 떨어지자, 시종들은 곧장 앞으로 나아가 소한의 몸을 닦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힌 후 침상으로 그를 옮겼다.소한의 몸은 마치 썩은 나무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희미한 정신 속에서, 김단의 모습이 다시 병풍 뒤로 가려지는 것만이 보았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침상에 누워 있었다.김단은 방금 그의 맥을 짚은 듯, 그녀의 차가운 손가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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