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녀는 최지습에게 생명의 위태로움은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환생단을 삼켰고, 보혈익기의 귀한 단약도 여러 알 더 먹었다. 내일 눈을 뜨면 틀림없이 기운이 되살아날 것이다.하지만 그것으로 마음속의 무거운 자책과 미안함이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았고, 오히려 덩굴처럼 더 옥죄어 왔다.그녀는 아예 방금 그 금지된 구역의 어둑한 빛 아래서 스스로 완전히 정신을 잃었으며, 절망의 귀물에 홀린 것만 같다고까지 생각했다. 그 석주는 분명 제자리에 완전히 내려앉아 기계 장치가 닫히고 잠겼는데, 설령 자신의 피를 한 방울 남김 없이 모두 쏟아 부은들 어떻게 다시 털끝만큼이라도 올라갈 수 있었겠는가.그녀는 정말로 너무 경거망동하였다. 자옥정초를 얻지 못한다는 까닭 하나로, 소한이 독발해 쓰러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하나로… 하마터면 최지습의 팔을 제 손으로 끊어 버릴 뻔하였다. 수차례나 그녀 앞을 막아서 그녀를 온전히 지켜 준 그 사람의 팔을.이 생각에 이르자, 뜨거운 눈물이 또다시 주체하지 못하고 눈가에 가득 고였다.김단은 허겁지겁 손을 들어 소매 끝으로 얼굴에 맺힌 눈물을 마구 훔쳤다. 그러고 나서야 두 번째 도령을 향해, 울음보다 더 애처로운 웃음을 겨우 지어 보였다. 목소리는 메마른 듯 갈라져 나왔다.“예, 그이는 아무 일 없을 것입니다. 도령들께서는 먼저 돌아가 쉬십시오. 여기는 제가 지키고 있겠습니다.”이 말에 두번째 도령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그녀의 창백한 얼굴과 피가 스며드는 손목의 붕대를 번갈아 보며 염려스럽게 입을 뗐다.“허나 그대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섯번째 도령이 그의 팔을 홱 잡았다. 그는 눈짓으로 그를 제지한 뒤, 김단을 향해 한결 가벼운 듯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좋소, 여기는 그대에게 맡기겠소, 단이. 우리는 먼저 물러가겠소.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부르시오.”그렇게 말한 뒤, 두번째 도령과 다른 호랑이군을 이끌고 주저 없이 밖으로 물러났다.문을 나서자마자, 두 번째 도령이 다섯 번째 도령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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