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절망적인 비명은 텅 빈 대전 안에 울려 퍼졌고, 무거운 궁궐 문에 의해 무정하게 차단되었다.다시금 대전 안에는 죽음과 같은 침묵이 드리워졌다. 침수향만이 계속해서 피어올랐으나, 더 이상 어떠한 평온함도 가져다줄 수 없었다.짙은 여운이 다 가시지 않은 황제의 분노와 폐위한 황태자의 절망이 뒤섞여 숨 막히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우문탁은 순간적으로 힘이 빠진 듯, 축 늘어져 넓은 어좌에 주저앉았다. 그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했고, 아파오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단숨에 열 살은 늙어버린 듯했다.한참 후에야 그는 핏발이 서고 지칠 대로 지친 눈을 떠 아래를 보았다. 여전히 공손하게 손을 내리고 서 있는 우문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쉬고 메말라 있었다. 그는 일말의 희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호야...”“소자, 여기 있습니다.” 우문호는 즉시 몸을 숙였다. 그의 자세는 공손하여 흠잡을 데 없었다.“네가 방금 말하길...” 황제의 시선은 칼날처럼 날카로웠고, 우문호의 공손해 보이는 얼굴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마치 그의 살을 꿰뚫고 심장 속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했다. “네게 방법이 있다고 했느냐... 최지습 그 자들의 목숨을 손에 넣을 방법이 있는 것이냐?”우문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칠흑 같은 눈동자에는 독사처럼 음산하고 잔혹한 광채가 번뜩였다. 입가에는 잔혹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걸렸다.“폐하.” 그의 목소리는 명료하고 안정적이었다. 마치 한랭한 기운을 담은 칼날처럼, 한 글자 한 글자가 고요한 전각에 울려 퍼졌다. “소자에게... 만전의 계책이 있습니다.”황제는 그를 한참동안 노려보았다. 그 시선은 복잡하여 헤아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결국 강한 위기감과 ‘만전의 계책’에 대한 갈망에 압도되었다.그는 천천히 등받이에 기대어 앉았다. 피로한 듯 손을 휘저었고, 목소리는 낮았지만 적나라한 회유와 경고를 담고 있었다. “좋다. 이 일은 짐이 전적으로 너에게 맡기겠다. 반드시 깔끔하게 처리하도록 해라. 만약 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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