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1601 - Chapter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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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1화

김단의 몸부림이 순간 잦아들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둔기에 세게 얻어맞은 듯했다.그래... 그녀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정말로 닥쳐올지 모를 참혹한 결말 앞에서, 그녀가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하늘을 뒤덮을 정도의 강한 무력감이 순식간에 그녀를 집어삼켰다. 무력감이 코와 입을 틀어막아 질식할 것만 같았다. 그저 눈물만이 소리 없이 터져 나왔다.소한은 절망감 속에서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마치 남아있는 모든 힘을 쥐어짜내는 듯했다.그의 눈빛은 김단에게 고정되었다.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 속에서 거센 파도가 휘몰아쳤다.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완전히 버려진 듯한 고통이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난 당신이 필요하오. 낭자! 난 낭자가 필요하단 말이오!”“낭자도 알잖소! 내 몸속의 ‘공명곡’이... 언제든 다시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낭자가 이렇게 나를 버리고 떠난다면, 나는... 나는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소!”마지막 그의 말에는 죽음에 임박한 듯한 허약함과 절망감이 담겨 있었다. 그 말은 마치 무거운 족쇄처럼, 이미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느끼고 있던 김단의 심장 위로 사납게 내리꽂혔다.주변의 공기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어 두 사람 사이에 내려 앉았다.골목 밖 시장의 소음은 두꺼운 벽을 사이에 둔 듯 희미해졌다. 소한의 거칠고 억눌린 숨소리만이 남았다. 그의 절박한 간청이 담긴 눈빛은 마치 금방이라도 바람에 꺼질 촛불처럼 흔들렸다.김단은 눈물을 머금은 채 고개를 들었다. 소한의 종잇장처럼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 속에 담긴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고통과 두려움을 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손목을 벼랑 끝의 구명줄처럼 여기며 절대 놓지 않으려는, 꽉 붙잡고 있는 그의 손을 보았다.시간은 소리 없는 대치 속에서 끝없이 늘어지고 듯했다.쥐 죽은 듯한 고요 속에서, 혼란 어린 김단의 눈물이 마침내 한 방울씩 떨어졌다. “놓으십시오.” 그녀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겨울날 언 강물처럼 차가웠다. 조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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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2화

그 차가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처럼 소한의 심장을 도려냈다.그는 힘없이 떨리는 자신의 늘어진 손을 바라보았다. 손가락 마디에는 그녀가 뿌리치고 난 뒤의 감촉이 희미하게 남아있었으나, 이제는 텅 빈 공허함만이 감돌았다.김단은 그를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더 이상 어떠한 동요도 없었다. 그러고는 뒤를 돌아 주저 없이 성문 방향으로 성큼성큼 달려 나갔다.소한은 그 자리에 죽은 듯이 굳어 있었다. 그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했고, 관자놀이의 식은땀이 가는 물줄기가 되어 흘러내렸다. 그의 몸속의 공명곡은 극한의 감정적 충격으로 미친 듯이 요동치며 살을 찢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불러왔다. 그를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놓는 것 같았다.그는 아랫입술을 악물었고, 진한 피 맛을 보았다. 그리고 간신히 목구멍으로 역류하는 비릿한 피를 삼켜 넘겼다.그녀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을, 그 가녀린 형체가 성문 앞의 들끓는 인파 속에 섞여 그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아야 했다... 소한의 심장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붙잡혀 세게 쥐어지고 으스러지는 듯했다.그는 그녀를 홀로 보낼 수 없었다!“단이 낭자!”목소리가 쉬어 거의 갈라지는 듯한 부르짖음이 소한의 목구멍에서 맹렬히 터져 나왔다. 골목의 소란을 뚫고, 죽음에 임박한 듯한 절망과 모든 것을 걸겠다는 광기를 담고 있었다.앞서 단호하게 달려가던 그녀가 문득 멈춰 섰다.하지만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다만 어깨가 격렬하게 들썩일 뿐이었다.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억누르는 듯했다.소한은 온 힘을 다해, 공명곡의 독과 심장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몸을 이끌고 비틀거리며 그녀를 쫓아 나갔다. 그의 목소리는 다급함과 허약함으로 심하게 떨렸지만, 놀라울 만큼 또렷하게 외쳤다. “마차에 타시오! 내가... 내가 매추락골로 데려다주겠소!”그는 마치 모든 힘을 다 짜내 듯 말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차가운 벽에 기대어 격하게 숨을 헐떡거렸다. 가슴은 심하게 오르내렸고, 얼굴은 섬뜩할 정도로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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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3화

그녀는 마차 한구석에 몸을 웅크렸고, 두 손에 깍지를 껴 힘껏 잡았다.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파고들었으나, 그녀는 그 아픔조차 느끼지 못했다.차창 밖으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풍경도 어느새 흐려졌다. 귓가에는 마차 바퀴 굴러가는 소리와 북을 치는 듯한 그녀의 심장 소리만이 들렸다.최지습, 숙희, 경씨, 고지운, 소하, 호랑이 군 도령들... 익숙한 얼굴들이 눈앞에서 스쳐 지나갔다. 그들의 웃음 하나하나가 그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시간은 극도의 고통 속에서 더디게 흘러갔다.마차가 청수성을 떠난 지 약 반 시진 정도 되었을 때, 그들은 비교적 한적한 산길로 접어들었다. 바로 그때, 검은 그림자 하나가 유령처럼 길가의 나무 위에서 쏜살같이 내려왔다. 그리고 그것은 빠르게 달리는 마차 위로 안정적으로 착지했다!영칠이었다!그는 숨을 헐떡였다. 뛰어난 경공술로 미친 듯이 달려 그들은 쫓아온 듯했다. 그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초조함과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곡주님! 장군님!” 영칠의 낮고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유독 급박해 보였다. “소인이 청수성 근처의 모든 비밀 연락망과 거점에 연락을 취했지만, 어떠한 소식도 없었습니다! 매추락골 방향에서도... 어떤 이상 징후도 전해지지 않았습니다!”쿵!영칠의 말은 마지막 희망과도 같았다. 김단의 마음속 팽팽하게 당겨진 감정의 선이 툭 하고 끊어졌다!아무 소식이 없다니!매추락골에도 어떠한 움직임이 없다!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설마 그들이 다른 길로 가지 않고 지금 이 순간 매추락골에서 절체절명 위기에 빠져 어떠한 구원 요청이나 경고 신호조차 보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혹은... 이미 엄청난 불길에 마주하여,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어둠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어느 쪽이든, 상황은 가장 최악의 결과를 가리키고 있었다!김단은 발밑에서부터 서늘한 한기가 순식간에 온몸으로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사지가 얼어붙듯 온몸이 경직되었다.심장은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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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4화

설마, 공명곡이 발현한 것이란 말인가?도대체 언제부터?그는 이 고통을 계속 참고 있었단 말인가?김단의 정신은 그제서야 비로소 맑아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아구나 할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단도를 꺼내 자신의 손가락 끝을 그어 상처를 냈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소한의 입술 위에 가져다 놓았다.붉은 선혈이 소한의 입술을 따라 조금씩 입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는 예상외로 달콤했다.소한은 온몸의 고통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머릿속의 그 사내의 것인지 여인의 것인지 모를 목소리도 마침내 점차 조용해졌다.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어느새 김단의 손을 붙잡고 탐욕스럽게 빨고 있었다.그는 순간 크게 놀랐다. 그리고 뒤늦게 상황을 깨달은 듯 그녀의 손을 놓았다.김단은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린 채, 손수건을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닦아냈다.“괜찮습니다.”소한이 입을 열기도 전에, 김단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 몸속의 피가 오라버니 몸 속 독을 억제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무사하실 것입니다.”덧붙여진 설명은 그녀가 그의 목숨을 진정으로 하찮게 여기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려는 듯했다.당시에는 감정이 격했었고, 소한의 피투성이 입술을 보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상처 되는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하지만 그녀는 후회 역시 하지 않았다.그녀가 한 말이 결코 틀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소한은 손을 들어 자신의 입가를 닦아냈다.김단의 표정을 바라보며, 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마차는 여전히 관도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 물론 매추락골 방향이었다.소한은 끊임없이 바뀌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최지습, 그만은 절대로 무사해야 한다!다른 한편, 당국, 둘째 황자의 저택.무거운 자단 나무 문이 강한 힘에 의해 뒤로 밀쳐졌다. 문이 벽에 부딪히며 ‘쿵’ 하는 엄청난 굉음을 냈다!목몽설은 수수한 궁중 의상을 입고 있었다. 본래는 단정하고 우아해야 했으나, 지금은 극도의 분노로 인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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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5화

“미쳤다니, 제가 말입니까?” 목몽설의 목소리는 극도의 분노로 불안하게 떨려왔다. 그녀는 손으로 우문호를 가리켰고, 손가락 끝은 거의 그의 콧날을 찌를 듯했다. “미친 건 당신이겠지요! 당신이 아주 흉측한 짓을 꾸미지 않았습니까! 매추락골에 무슨 짓을 벌인 겁니까?! 음흉한 계책을 꾸며내 그곳에 김 낭자 일행들을 해치려 하셨지요?! 맞지 않습니까?!”그녀의 피를 토해내는 듯한 절규는 고요했던 서재를 뒤흔들었다.우문호의 얼굴에 담겨있던 일말의 흥미와 호기심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대신 소름 끼치는 음산함이 자리 잡았다. 그는 부인하지 않았다. 심지어 정체가 드러난 상황임에도 조금의 당황함도 보이지 않았다.그는 그저 눈을 가늘게 떴다. 그 길고 좁게 보이는 눈동자에는 독사처럼 음습하고 차가운 광채가 번뜩였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분노로 온몸을 떨고 있는 목몽설을 내려다보며 압박했다.“그렇다면 어쩔 것이오?” 그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흔들림 하나 없이 평온했지만, 그 어떤 포효보다 더 소름 끼쳤다. “뜻이 다르면 함께 하지 않는다 했소. 김단, 최지습, 그리고 그 소한까지... 그 자들은 당국의 가장 큰 근심거리지. 당국의 황태자로서 나라의 우환을 제거했으니,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이오?”“나라의 우환 제거?” 목몽설은 천하의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했다. 슬픔과 분노가 뒤섞이며 눈가에 눈물이 맴돌았다. “구실 한 번 거창하게 훌륭하시군요! 그 자들은 제 동무입니다! 살아있는 자의 소중한 목숨이란 말입니다!”“동무?” 우문호는 비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은 뼛속까지 시릴 정도로 차가웠고, 짙은 경멸과 함께 모욕당한 듯한 분노가 섞여 있었다. “목몽설, 똑똑히 기억하시오. 그 무엇보다도, 그대는 둘째 황자의 황자비요! 그다음이 바로 그대 자신이 있는 것이오! 동무라 하였소? 당국의 안정과 황자의 대업을 위협할 수 있는 자들은 동무가 될 자격이 없소!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당국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함이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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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6화

한편, 김단 일행은 밤낮없이 달렸고, 말들이 거의 쓰러질 지경에 이르렀을 즘, 세 사람은 마침내 폐허와 같은 매추락골에 도착하였다.공기 중에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타는 듯한 냄새, 희미하게 느껴지는 핏비린내, 그리고 산이 무너져 나오는 특유의 흙냄새가 한데 섞여 구역질 나는 악취를 만들어냈다. 그 죽음의 냄새는 산바람을 따라 끊임없이 불어왔다.마차는 비틀거리며 협곡 입구에 멈춰 섰다.눈앞의 광경에 김단 일행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온몸의 사지가 꽁꽁 얼어붙는 듯했다.원래도 좁았던 골짜기 길은 거의 완전히 막혀 있었다.양쪽의 가파른 절벽은 새로 생긴 흉측한 긁힌 자국과 거대한 구멍으로 가득했다. 대규모의 산사태가 있었음이 분명했다.크고 작은 무수한 돌무더기가 골짜기에 쌓여 있었다. 작은 것은 맷돌만 했고, 큰 것은 집채만 했다. 그것들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한 데 쌓여 있었다. 많은 돌에는 검게 말라붙은 섬뜩한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골짜기 길 양쪽의 말라버린 관목과 풀밭은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지면에는 재와 흙이 섞여 두꺼운 검은 때가 되어 덮여 있었다.몇 대의 마차 잔해가 까맣게 타 뼈대만 남은 채 돌무더기 속에 비스듬히 박혀 있었고, 본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을린 물건들이 사방에 흩어져 코를 찌르는 악취를 풍겼다.매추락골은 소름 끼칠 만큼 고요했다.울부짖는 듯한 바람 소리가 울퉁불퉁한 기암괴석을 지나며 귀곡성과 같은 소리를 낼 뿐, 어떠한 살아있는 생물체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죽음과 같은 침묵이 그들의 숨통을 조였다.“안돼... 그럴 리 없어...” 김단은 비틀거리며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하마터면 두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무릎을 찧을 뻔했다.그녀의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고, 입술은 계속해서 떨렸다. 그녀의 시선은 절망적으로 참혹한 잔해들을 훑었다. 생존의 흔적이라도 찾으려 애썼지만, 그저 끝없는 절망만을 보았다.소한은 약해진 몸을 애써 일으켜 마차에서 내렸다. 그는 곧장 휘청거리는 그녀를 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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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7화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제가 그걸 어찌 알겠습니까?” 말은 그리했으나, 그는 애써 기억을 더듬으며 확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마 부인 한 명이 있었던 것 같은데, 배가 꽤 불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몸종 하나가 아이를 안고 있었습니다! 어휴! 불쌍도 하지!”임산부! 고지운이다!몸종이라면 숙희였을 테고...아이는 서달일 것이다!김단의 머릿속에서 ‘쿵!’ 하는 소리가 울렸다.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마저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 정말로 그들인 것이다!“분명해... 분명 맞을 거야...” 김단은 넋이 나간 듯 중얼거렸다. 그녀의 눈빛은 완전히 공허했다.그런데 그녀의 몸에서는 어느새 또다시 힘이 솟아났다. 그녀는 격하게 몸을 돌려 미친 사람처럼 그 거대한 피투성이의 돌무더기 쪽으로 달려갔다!“곡주님! 아니 됩니다!” 영칠은 크게 놀라 다급히 뒤쫓아갔다. “당장이라도 절벽에서 돌 부스러기가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너무 위험합니다!”“놓으십시오! 그들을 찾아야 합니다! 살았으면 그 모습을 봐야 하고, 죽었으면... 시신이라도 찾아야 합니다!” 김단의 목소리는 처절하고 절망적이었다.그녀는 그들을 이대로 이곳에서 잠들게 할 수 없었다!만약, 만약 정말로 그들이었다면, 그녀는 적어도 그들을 집으로 데려가야 주어야 했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영칠을 뿌리치고 계속해서 돌무더기 속을 미친 듯이 찾아 헤맸다.소한은 침묵한 채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이내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김단을 지그시 바라보았고, 그녀를 향해 몸을 숙였다. 격한 움직임으로 다시 타오르는 몸속의 날카로운 통증을 참아내며, 그녀와 함께 차갑고 무거운 돌들을 하나씩, 하나씩 옮기기 시작했다!“소 장군님! 이러시면...” 영칠은 경악했다.소한은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쉬어 있었다. “낭자는 멈추지 않을 것이오. 낭자 혼자 위험을 감수하게 하는 것보다, 함께하는 편이 낫소.”그는 그녀를 막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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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8화

쾅쾅콰앙!!!거대한 돌덩이가 땅에 내리꽂혔다. 귀청을 찢을 듯한 엄청난 굉음을 냈고, 땅바닥마저 흔들렸으며, 하늘 가득 흙먼지가 흩날렸다!흙먼지가 어느 정도 가라앉자, 김단은 떨리는 몸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떴다.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꿈에서조차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익숙한 얼굴이었다.바로 최지습이었다!김단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그의 두툼한 손바닥이 따뜻한 온기를 품고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깊은 눈빛에는 넘칠 듯 걱정이 가득했다. “괜찮소? 다친 곳은 없소?”김단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이내 와락 최지습의 품에 안겼다. 두 팔로 그의 단단한 허리를 힘껏, 힘껏 끌어안았다. 그녀의 몸은 계속해서 떨렸다. 목소리는 울음이 섞여 갈라졌다.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무사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저 너무 놀라서... 오라버니가... 오라버니가 혹시라도...”이어지는 말에 감정이 벅차올라 울음에 잠겼다. 그녀는 긴 여정 동안 겪었던 모든 공포와 절망, 그리고 심장 애는 듯한 고통을 모조리 쏟아내려는 듯 울었다.최지습은 그녀가 우는 소리에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약해졌다.그는 그녀를 꽉 껴안았다.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와 등허리를 계속해서 쓸어내렸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지만, 끝없는 후회와 그녀를 되찾았다는 것에 대한 기쁨으로 가득 찼다. “내 잘못이오. 낭자에게 걱정을 끼쳤소... 이제 괜찮소. 보시오, 나는 무사하오. 모두 무사하오...”그는 계속해서 위로의 말을 반복했다. 품 안에 안긴 그녀의 떨림을 느끼며, 며칠 밤낮으로 조렸던 그의 마음도 이 순간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두근거림은 남아있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소한은 소하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몸을 세웠다.그는 서로를 끌어안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김단이 최지습의 품에서 마치 길을 잃었다가 간신히 집을 찾은 어린아이처럼 우는 모습을 보았다. 최지습이 그녀를 애지중지 아끼며 사랑해 주는 모습을 보았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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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9화

이미 눈물범벅이 된 김단을 보며, 호랑이 군의 둘째 도령이 참지 못하고 웃었다. “모두 큰 형님과 서달이 기지를 발휘한 덕분이오.”그 말을 듣자 김단은 더욱 의아해하며 최지습을 바라보았다.최지습이 기지를 발휘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었다.그런데 서달은 무슨 말일까?최지습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는 본래 보름날에 매추락골을 지나려 했소. 허나 그날 나는 계속 마음이 편치 않았고, 낭자 생각이 가득했소...”이 말은 비록 사실이었으나,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려니 애써 목소리를 낮췄음에도 최지습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가까운 곳에서 그를 놀리듯 쳐다보는 호랑이 군 아우들을 보며, 최지습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말을 이었다. “게다가, 서달도 계속 울음을 그치지 않았소. 유모가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더군. 그래서 나는 일단 서달을 진정시킨 후 길을 나서자고 제안했소.”“그러고 나서 다섯째와 일곱째를 시켜 정찰을 나서게 했더니, 이미 누군가가 산 위에 매복을 하고 있었더군.”그 말을 듣자 영칠이 깜짝 놀랐다. “그럼 천재지변이 아니었단 말입니까?”최지습의 눈빛이 미세하게 어두워졌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소, 천재지변이 아니었소. 다행히 일곱째가 이곳 동굴을 미리 발견해 두었소. 그리고 나는 생각했지. 상대가 우리가 살아서 이곳을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그들 눈앞에서 ‘죽은 척’하는 편이 낫겠다고.”그래서 그들은 다시 매추락골로 들어왔던 것이다. 거대한 돌덩이가 떨어졌을 때도, 이 동굴 안으로 들어와 피할 수 있었다.끝내 몇 명의 목씨 가문 호위병들과 말 몇 필이 목숨을 잃었지만 말이다.이를 떠올리며 최지습은 김단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 약간의 미안함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살았다는 소식이 밖으로 새어 나갈까 염려되었소. 그래서 모든 흔적을 감추었고, 당국의 자들이 우리가 정말로 죽었다고 믿어야만 우리가 앞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소.”그래서 영칠이 아무리 찾았어도 소식이 없었던 것이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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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0화

밤의 어둠이 먹물처럼 매추락골의 흉측한 모습 위를 서서히 물들었다.김단 일행은 비교적 으슥한 곳에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산골짜기를 찾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모닥불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춤추는 불꽃은 밤의 한기와 사람들 마음속에 드리운 그늘을 조금이나마 걷어냈지만, 강한 피로와 경계심은 없애지는 못했다.대부분의 이들은 모닥불 주위에 옷을 입은 채 누워 더 험난할 내일의 일정에 대비해 서둘러 잠을 청했다.최지습은 극도의 감정 기복으로 기절하듯 잠든 김단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 그의 시선은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소한은 바위에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고, 눈빛에는 침울함이 가득했다.소하는 고지운을 끌어안고 곁에 기대어 앉았다. 그러나 두 눈은 시시때때로 소한 쪽을 바라보며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과거 김단이 소한을 치료해 주겠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어찌 된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서달도 유모의 보살핌 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밤을 지새우는 임무를 맡은 호랑이 군들은 야영지 가장자리를 소리 없이 순찰했다. 그들의 그림자는 불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희미하게 나타났다 사라졌다.영칠은 마지막 암초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습관적으로 야영지를 훑어보았다. 그러던 중 그의 시선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매끄러운 큰 바위 위에 멈췄다.그 바위 위에 숙희가 편안히 앉아 있었다. 한쪽 다리를 구부려 무릎 위에 팔을 걸치고 있었고, 다른 쪽 다리는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그녀는 어디서 꺾었는지 모를 강아지풀을 손에 쥐고, 땅바닥의 흙을 찌르며 입으로는 음률이 맞지 않는 경쾌한 노래를 흥얼거리는 듯했다. 주변의 엄숙하고 긴장된 분위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달빛이 그녀 위로 쏟아져 내렸다. 여전히 경계심을 갖고 있지만 확실히 많이 풀린 듯한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영칠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주 희미한, 그 자신조차 알아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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