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마차 한구석에 몸을 웅크렸고, 두 손에 깍지를 껴 힘껏 잡았다.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파고들었으나, 그녀는 그 아픔조차 느끼지 못했다.차창 밖으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풍경도 어느새 흐려졌다. 귓가에는 마차 바퀴 굴러가는 소리와 북을 치는 듯한 그녀의 심장 소리만이 들렸다.최지습, 숙희, 경씨, 고지운, 소하, 호랑이 군 도령들... 익숙한 얼굴들이 눈앞에서 스쳐 지나갔다. 그들의 웃음 하나하나가 그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시간은 극도의 고통 속에서 더디게 흘러갔다.마차가 청수성을 떠난 지 약 반 시진 정도 되었을 때, 그들은 비교적 한적한 산길로 접어들었다. 바로 그때, 검은 그림자 하나가 유령처럼 길가의 나무 위에서 쏜살같이 내려왔다. 그리고 그것은 빠르게 달리는 마차 위로 안정적으로 착지했다!영칠이었다!그는 숨을 헐떡였다. 뛰어난 경공술로 미친 듯이 달려 그들은 쫓아온 듯했다. 그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초조함과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곡주님! 장군님!” 영칠의 낮고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유독 급박해 보였다. “소인이 청수성 근처의 모든 비밀 연락망과 거점에 연락을 취했지만, 어떠한 소식도 없었습니다! 매추락골 방향에서도... 어떤 이상 징후도 전해지지 않았습니다!”쿵!영칠의 말은 마지막 희망과도 같았다. 김단의 마음속 팽팽하게 당겨진 감정의 선이 툭 하고 끊어졌다!아무 소식이 없다니!매추락골에도 어떠한 움직임이 없다!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설마 그들이 다른 길로 가지 않고 지금 이 순간 매추락골에서 절체절명 위기에 빠져 어떠한 구원 요청이나 경고 신호조차 보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혹은... 이미 엄청난 불길에 마주하여,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어둠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어느 쪽이든, 상황은 가장 최악의 결과를 가리키고 있었다!김단은 발밑에서부터 서늘한 한기가 순식간에 온몸으로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사지가 얼어붙듯 온몸이 경직되었다.심장은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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