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황궁, 어서재.단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가운데, 주위에는 형언할 수 없는 위압감이 감돌았다.황제는 서안 앞에 앉아 있었다. 나이가 50에 가까워져 귀밑머리가 하얗게 드리워졌으나, 그 매와 같은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고 강렬했다. 그는 좀처럼 보기 드물게 칭찬 어린 눈빛으로 앞에 공손히 서 있는 둘째 황자 우문호를 바라보고 있었다.“매추락골의 일은, 네가 아주 잘 처리하였다.” 황제의 목소리는 낮고 느렸고, 굳이 화를 내지 않아도 그 위엄이 느껴졌다.우문호는 작게 몸을 숙였다. 그의 자세는 겸손했지만, 눈빛에는 억누르기 힘든 득의양양함과 야심이 담겨 있었다. “송구하옵니다. 모두 폐하의 덕이 하늘과 같으시고, 전략을 미리 짜 두신 덕분에 소자가 기회를 보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폐하의 근심을 덜고, 당국의 우환을 제거하는 것은 소자의 본분입니다.”그의 목소리는 평온했고, 내면의 격한 감정을 완벽하게 감추었다.황제에게 이토록 대놓고 인정과 칭찬을 받은 것은, 그의 목표에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이었다.“음,” 황제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의 후속 조치는 짐이 네게 전권을 맡길 것이다. 필요한 인력과 자원은 병부에 직접 청하여 조달하도록 하여라.”“소자, 명을 받들겠습니다! 폐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우문호는 속으로 솟구치는 환희를 애써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는 어서재에서 물러 나와 궁궐의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길을 걸었다. 오후의 햇살이 그의 용이 수놓인 비단 옷 위로 떨어져 눈부시지만 서늘한 광채를 반사했다.우문호의 걸음은 침착했고, 입가에는 뜻을 이룬 듯한 냉소가 번져 있었다.우문각 그 멍청이가 온갖 수를 써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그는 한 번에 처리했다.이로써 황제는 이미 그와 그 멍청이의 차이를 확인했을 것이다.오늘은 그저 병부에서 그쳤지만, 다음에는 6부, 심지어는 그 이상의 권한도 이제는 멀지 않았다!그는 매우 좋은 기분으로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선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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