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칠은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속의 불길한 예감은 덩굴처럼 미친 듯이 자라났다.그는 곧장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짧고 날카로운 휘파람을 불었다.그 소리는 지나치게 고요하던 약왕곡에 울려 퍼져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다.그러나 소리가 퍼진 후에도 주변은 여전히 죽은 듯이 고요했다.예상했던 대로 구석이나 그림자 속에서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분명 무언가 이상했다!영칠은 온몸의 근육을 팽팽하게 긴장시키고, 매처럼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방을 훑었다. 손은 이미 허리춤의 칼자루로 향했다.그는 더욱 자세히 약왕곡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극도로 조심스럽게 디뎠고, 감각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아주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았다.그리고 마침내 그가 평소 강의실로 쓰이던 대강당 옆을 소리 없이 지나칠 때, 그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 섰다.활짝 열린 문을 통해 그는 누구라도 소름 끼칠 괴이한 광경을 보았다.대강당 안에는 사람들이 빽빽하게 서 있었다!모든 약왕곡의 제자들, 약동, 본래 각자의 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 할 잡역부들, 그리고 천기당의 모 선생까지 모두 이곳에 모여 있었다.그들은 마치 흙으로 빚은 인형처럼 뻣뻣하게 서 있었다. 질서 정연했지만, 생기가 전혀 없었다.수십 명이 넓은 강당을 가득 메우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어떠한 표정도 없었다. 눈빛은 텅 비어 앞을 응시하고 있었고, 초점도, 아무런 생기도 없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가 따뜻한 육신만 남은 것 같았다.영칠은 수많은 생사의 위기를 겪으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지만, 이 섬뜩하고 해괴한 광경에 순간 크게 숨을 들이마셨고, 온몸의 털이 순식간에 곤두섰다!그는 경악을 억누른 채 곧장 방 안으로 뛰어들어 가장 가까이에 있던 모 선생 앞으로 다가갔다.그의 지혜롭고 온화하던 눈빛은 흐릿하고 침침했으며,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선생님! 모 선생님!” 영칠은 목소리를 낮춰 다급하게 그를 불렀고, 심지어 그의 어깨를 가볍게 밀치기까지 했다.하지만 모 선생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듯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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