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1651 - Chapter 1652

1652 Chapters

제1651화

“아씨!”숙희가 놀라 약사발을 내려놓고 달려와 부축했다.영칠이 더 빨랐다. 한 걸음에 다가서서 앞으로 고꾸라지던 김단의 몸을 붙들어 세웠다.두 눈은 꼭 감겨 있었다.피기가 쏙 빠진 얼굴, 핏기 없는 입술.완전히 시들어 버린 꽃 같았다.영칠이 맥을 짚고 낮게 말했다.“약왕곡의 주인은 심신이 지쳐 탈진했을 뿐이오. 당장 쉬어야 하오.”그는 김단을 가로로 안아 들었다.“여긴 그대가 맡아 살피시오. 깨어나는 기미가 보이면 미지근한 물을 먹이시오. 나는 약왕곡의 주인을 방으로 모시겠소.”숙희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바닥 여기저기서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그녀는 그들을 돌아보았다가, 영칠 품에 안겨 나가는 김단을 다시 보았다.걱정과 서늘한 쓰라림이 가슴속을 가득 채웠다.…김단은 만 길 깊은 찬 물밑에 가라앉은 듯했다.숨을 죄는 압박과 살을 베는 냉기뿐이었다.피로 물든 최지습의 형상,칠흑처럼 가라앉은 소한의 눈동자,독살스런 심월의 웃음….잘게 부서진 장면들이 뒤엉켜 몰아쳤다.그녀는 소리치려 했으나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한 치도 움직일 수 없었다.끝 모를 어둠이 삼키려는 찰나, 아주 희미한 빛과 온기가 서서히 스며들었다.그녀는 힘겹게 눈을 떴다.흐릿하던 시야가 맞춰졌다.익숙한 객실의 천장, 창밖에서 스며드는 이른 아침의 빛이 눈에 들어왔다.목은 바싹 말라 쓰라렸고, 온몸은 바위에 깔린 듯 뭉개진 통증만 남아 있었다.“아씨! 깨어나셨습니까!”곁을 지키고 있던 숙희가 벌떡 일어나 침가로 몸을 기울였다.눈가가 퉁퉁 부어 있었다. 오래 울어 온 얼굴이었다.“정말 기절할 뻔했습니다. 하루 밤낮을 내내 주무셨어요.”김단이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거의 갈라졌다.“물….”숙희가 서둘러 따뜻한 물을 가져왔다.그녀의 등을 받쳐 일으켜, 조금씩 조심스레 입에 댔다.미지근한 물이 메마른 목을 적셨다.기력이 아주 조금, 돌아왔다.김단의 의식이 또렷해지자, 그녀가 숙희의 손을 움켜쥐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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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2화

김단은 진작부터 심월이 쉽게 물러설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약왕곡은 삼백여 년을 버텨 온 곳이었다. 그 안에 쌓인 것은 세상에 드문 약재와 의서였다.게다가 정보와 암살을 맡는 조직까지 따로 두고 있었다.약왕곡의 세력은 강했다. 강호는 물론 조선과 당국의 황실까지 경계할 정도였다.약왕곡을 배후에 두면, 김단은 훗날 무엇이든 뜻대로 할 수 있었다.그러니 심월이 믿을 리 없었다. 김단이 한 사람의 목숨을 위해 약왕곡을 통째로 버릴 거라고.하지만 심월이 신경 쓰는 것은 오직 약왕곡이었다.그럴수록 그녀가 쥔 패도 그것뿐이었다. 그걸로 위협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였다.그녀가 정말로 약왕곡의 모든 것을 개의치 않는다고, 심월이 믿게 만드는 것.생각이 그 지점에 닿자, 얼음처럼 서늘한 기운이 가슴 깊은 밑바닥에서 밀려올라왔다.그녀는 천천히 얇은 이불을 걷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몸에서 번지는 냉기가 주위를 싸고돌았다. 곁에 있던 숙희는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아씨… 어디로 가시려는 거예요. 아직 몸이 다 낫지 않으셨어요.”숙희가 조심스레 말렸지만, 김단은 대답하지 않았다.창가로 걸어가 창살을 밀어 올렸다.바깥은 볕이 좋았다. 약밭의 약초는 무성했고, 멀리 산봉우리 두 개가 하늘로 곧게 솟아 있었다. 마치 해를 가릴 듯한 기세였다.그 너머가 장서각이었다.그곳에는 수많은 의서의 고본과 비방의 기록이 감춰져 있었다.예전에 목씨 관저의 밀실에서 보던 의서는, 거기에 비하면 그저 평범한 책에 불과했다.그런데도 심월은 몹시 경계했다.그게 무엇을 말해 주는가.장서각의 것들이라면, 심월의 목숨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김단의 눈빛이 저절로 서늘해졌다.그녀는 몸을 돌렸다. 목소리는 잔물결 하나 없이 고요했지만, 듣는 이를 얼어붙게 만드는 기운이 서려 있었다.“영칠을 불러 와. 그리고 화유와 횃불을 준비해.”숙희가 눈을 크게 떴다. 거의 잘못 들은 줄 알았다.“아, 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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