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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771 - チャプター 1776

1776 チャプター

제1771화

김단은 치우친 사랑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었다.다만 자신이 밀려나, 아무렇지 않게 희생당하고 죄를 떠안는 버려진 자리가 되는 것만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때부터였다.미움과 원망이 덩굴처럼 자라나 그녀의 심장을 촘촘히 감아 조이기 시작한 것은.그녀는 다시는 그들을 향해 아버지, 어머니라 부르지 않았다.나중에서야, 정작 친딸이 자신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조차도 입을 열지 않았다.하지만 이제, 진산군과 임씨 부인은 모두 그녀를 지키려다 세상을 떠났다.그들은 자기 목숨을 찢어 바치며 그녀에게 한 줄기 살길을 열어 주었다.사람을 집어삼키는 궁궐과 한양에서 벗어나 달아날 수 있도록 몸으로 길을 틔워 준 것이다.그러니 예전의 그 날카롭던 미움과 원망은 생과 사 앞에서는 너무도 창백하고 힘없이 느껴질 뿐, 더는 아무 무게도 갖지 못했다.사람의 목숨은 등불이 꺼지듯 사라진다.끝내 남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가슴을 파먹는 슬픔뿐이었다.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콧등이 시큰거려 오는 것을 더는 누를 수 없었다.눈앞은 몰아치는 눈물에 순식간에 흐려졌다.뜨거운 눈물이 예고도 없이 흘러내렸다.한 방울, 두 방울, 줄지어 이어지며 앞에 펼쳐진 축축한 흙바닥으로 떨어져 스며들었다.그 자리에 짙은 얼룩이 하나둘 번져 갔다.지전을 쥔 손이 허공에서 멈춰 섰다.어깨가 제멋대로 가늘게 떨렸다.꾹 눌러 참던, 부서질 듯한 흐느낌이 이 적막한 무덤 앞에서는 유난히 또렷하고 아프게, 귀에 박히듯 들려 왔다.임학은 김단의 등 뒤 몇 걸음 떨어진 곳에 가만히 서 있었다.한 줄기 바람만 스쳐도 넘어질 것 같은 그 여린 등과, 눈을 찌를 듯한 새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는 사이 눈가가 또다시 제멋대로 붉어졌다.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힘을 너무 준 탓에 손마디가 하얗게 질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을 뿐이었다.가슴속에서 거세게 치밀어 오르는 감정과 말없이 건네고 싶은 곁을 내어 주는 마음을 모두 삼켜 내려가며.하루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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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2화

소씨 부인은 두 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국 그릇을 들고 있다가 그 말을 듣자 더욱 다급해져 황급히 그릇을 내려놓고 부드럽게 달랬다.“우리 공주님, 이건 정말 그러시면 아니 되옵니다.산후에 바람을 들이면 그게 평생 가는 법이지요.조금만 더 참아 보시겠어요, 예?”마침 그때 시녀가 발을 들추고 들어와 김 낭자가 도착했다고 알렸다.소씨 부인은 구원의 손길을 본 듯 재빨리 일어나 마중을 나가 얼굴 가득 진심 어린 웃음을 띠었다.“김 낭자, 마침 잘 왔구나. 어서 들어와라.운이가 내내 너를 찾고 있었단다.”그러나 그녀의 시선이 천천히 들어서는 김단에게로, 무엇보다 폭포처럼 흘러내린 그 눈부신 설백의 머리카락에 닿는 순간 그 웃음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순식간에 커다란 놀람으로, 그리고 눈빛을 스치듯 지나가는 어색함으로 바뀌었다.예전 일을 돌이켜 보면 끝내 자신이 김단에게 죄를 지은 셈이었다.당초부터 자신이 아니었더라면, 지금 저 침상에 누워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이가 김단이었을지도 모른다.김단이 그동안 나름 평안히 지내 왔다면 그래도 마음을 놓을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어린 나이에 온 머리가 눈처럼 새하얗게 변한 채 서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 깊은 곳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미안함이 치밀어 올랐다.온갖 감정이 한데 뒤섞여 미리 준비해 두었던 인사말이 목에서 턱 막혀 나오질 않았고 얼굴빛만 은근히 붉어졌다.“소씨 부인께서 늘 염려해 주신 덕분에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김단은 소씨 부인의 난처함을 보지 못한 듯 예를 따라 살짝 무릎을 굽혀 흠잡을 데 없는 인사를 올렸다.목소리는 잔잔하고 온화했다.마치 호수 위를 스치는 바람처럼 조금의 물결도 남기지 않았다.그리고 곧, 소씨 부인을 지나쳐 침상 위에 누워 있는 고지운에게로 시선을 곧장 돌렸다.“단이!”고지운이 놀라 이름을 불렀다.이미 소하에게서 이야기를 들었건만, 막상 눈앞에서 단이의 그 눈부신 백발을 마주하니 가슴이 보이지 않는 손에 세게 움켜쥐어진 듯 죄어 왔다.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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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3화

그러나 서달은 새하얗게 변한 김단의 머리카락을 보자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곧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맑게 갠 하늘 같던 얼굴이 순식간에 비바람 몰려오는 듯 일그러졌다."와아―"그는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며 작은 몸을 비틀어 고지운의 품속으로 파고들었고, 다시는 김단을 향해 눈길조차 주려 하지 않았다.김단이 서달을 달래 보려고 내밀었던 손은 그대로 허공에서 굳어 버렸다.서달이 자신을 향해 드러낸 또렷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보자, 날카로운 쓰라림이 코끝까지 확 치밀어 올랐다. 가슴 한가운데가 잘게 바늘로 찔린 듯 저릿하게 아려 왔다.이 아이는 그녀가 죽을 고비에서 두 손으로 되찾아 온, 명목상으로나마 자신의 의아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고지운이 서둘러 서달을 더 꼭 끌어안고 등을 살살 두드리며, 미안한 기색을 띤 채 김단에게 말했다.“단이, 너무 마음 쓰지 마오. 이 아이는 본디 조금 사람을 가리는 아이라오…”김단은 천천히 손을 거두어 꼭 움켜쥔 뒤에야 고개를 저었다. 목소리는 여전히 온화하고 잔잔했다. 오히려 어딘가 다행스러운 기색까지 배어 나왔다.“알고 있습니다. 제가 없던 동안 내내 밤낮없이 돌봐 주셨지요. 그러니 더 따르는 건 당연한 일이고, 그 아이에게도 복입니다. 고마워하기도 모자란데, 제가 어떻게 서달을 탓하겠습니까?”그런 김단의 말을 들은 고지운의 옥빛 눈동자에 잠시 환한 빛이 스쳤다. 그녀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마침내 용기를 내어, 오래 마음속에만 품어 두었던 생각을 입 밖으로 꺼냈다.“단이, 네가 이렇게 생각해 준다니… 참 기쁘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제 정말 서달 없이는 못 살 것 같소. 이 아이가 나를 이렇게 의지하고, 나도 벌써 친자식 같다 느낄 만큼 아끼게 되었소. 지금은 내 아이가 따로 생겼다 하여도 서달과 떨어져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소. 그래서… 서달을 정식으로 내 무릎 아래 들여 양자로 삼아 주고 싶소. 그 아이에게 떳떳한 신분을 만들어 주고 싶소. 다만…”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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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4화

방 안은 고요했다.들려오는 것이라곤 약탕이 떨어지는 소리와 물결이 살짝 이는 소리뿐이었다.짙은 약초 증기가 피어올라 공기 속을 은근한 열기와 함께 씁쓰름하게 물들였다.고지운은 특별히 만든 머리 감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알맞게 데운 약물이 김단의 가느다란 손끝을 통해 두피를 부드럽게 문질러 주며 며칠째 쌓여 있던 눅진함과 짜증을 함께 씻어 내렸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숨을 길게 내쉬며 탄성을 흘렸다.“아, 이렇게 편한 것도 참 오랜만이오.”김단은 그런 고지운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웃었다.창밖에서는 숙희와 시녀들이 서달을 데리고 노는 듯한 낮은 말소리와 웃음이 아스라이 들려와, 방 안의 한가로운 시간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그런 평온 속에서 문막이 소리 없이 살짝 들춰졌다.소씨 관저의 이등 시녀 옷차림을 한, 고개를 깊이 숙인 여인이 빈 놋대야를 들고 발걸음을 죽인 채 안으로 살며시 들어왔다.그녀의 목소리는 가늘고 힘이 없었으며, 어딘가 주눅이 들어 있었다.“김 낭자, 이런 거친 일은 종이 하겠습니다. 어찌 계속 낭자께 폐를 끼치겠습니까.”김단은 손끝에 온 신경을 모으고 있었다.지금도 손가락 끝에 기운을 살짝 실어 약효가 더 깊이 스며들게 돕는 중이라, 그 말을 듣고도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부드럽게 대답했다.“괜찮아. 약성은 내가 더 잘 아니, 너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돼.”낯선 얼굴이라는 생각은 스쳤다.그러나 소씨 관저에는 하인이 워낙 많았고, 자신이 한양을 떠난 지도 오래였으니 모르는 얼굴이 있는 것도 이상할 것 없다 여겼다.그녀는 곧바로 경계를 세우지는 않았다.하지만 그 시녀는 말대로 물러나지 않았다.오히려 한 걸음 더 다가와 거의 김단의 곁에 바짝 붙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김 낭자는 귀한 손님이십니다. 소씨 부인께서도 각별히 잘 모시라 분부하셨사오니, 그래도 종이…”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야를 들고 있던 그 시녀의 손목이 번개처럼 홱 뒤집혔다.텅 비어 있던 놋대야가 사나운 바람을 일으키며 곧장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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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5화

벼락 같은 공포가 순식간에 김단을 휘감았다.그러나 그 공포는 오히려 그녀가 한순간에 온몸의 내력을 거꾸로 돌려 세우게 만들었다.발끝이 바닥을 세차게 박차는 순간, 몸이 흰 그림자처럼 튀어 올랐다.자신을 깎아 먹는 듯한 속도로 침상 앞으로 내달려, 아슬아슬한 찰나에 자신의 등으로 그 치명적인 일격을 그대로 받아 냈다.푸욱.선홍빛 피가 활짝 터진 홍매처럼 김단의 입에서 거칠게 쏟아져 나왔다.피는 고지운 앞의 옅은 빛 상의와 비단 이불 위로 흩뿌려져,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이 막히게 했다.김단의 얼굴에서 피기가 삽시간에 모두 가시고, 빛이 빠져나간 유리처럼 창백해졌다.몸이 크게 휘청였고, 간신히 침상 가장자리를 손으로 짚어 겨우 쓰러지지 않고 버텼다.연달아 두 번의 공격이 막히자 자격의 눈빛에 마침내 초조와 독기가 뒤섞여 떠올랐다.세 번째 장에는 추호의 머뭇거림도 없었다.온 기운을 한데 모아 손바닥에 실으니 청흑빛 기운이 더욱 짙게 피어올랐고,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놓을 듯한 위세를 담아 가까스로 버티고 서 있는 김단의 정수리를 향해 다시금 내리꽂혔다.“단이, 조심하오!”고지운이 놀라 외쳤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자격의 장풍은 벌써 김단의 등 뒤까지 밀려든 뒤였다.이대로라면 그 한 장이 김단의 몸을 온전히 찍어 누를 터였다.그러나 그 순간, 김단이 돌연 몸을 틀어 돌아섰다.온몸의 내력을 모조리 오른손에 실어 쏟아부으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그 청흑빛 손바닥을 정면으로 맞받아 쳤다.쾅.두 사람의 손바닥이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소리는 먹구름 속에서 울리는 천둥처럼 굉음으로 터져 나왔다.성질은 전혀 다르지만 똑같이 거센 두 기운이 거칠게 부딪히며 싸우자, 그 충돌로 인한 기세가 눈에 보일 듯한 폭풍이 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탁자 위의 잔과 다관이 와지끈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나 바닥을 뒤덮었고, 두툼한 침장 막이 찢길 듯 펄럭였다.심지어 천장의 먼지마저 놀라 떨어지듯 우수수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자격은 뜨거운 열기 속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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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6화

이런 모습을 보자 김단은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정말 괜찮습니다. 내상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제가 약왕곡의 주인인데 무슨 치료약이 없겠습니까. 보시다시피 지금은 이렇게 많이 나아지지 않았습니까.”고지운은 김단의 안색을 유심히 살폈다.정말로 옅게나마 혈색이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한쪽에 서 있던 숙희는 여전히 걱정이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다.“그래도 아씨,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김단은 고개를 가만히 저었다.“지금은 서두를 것 없다. 우선 고지운 공주부터 보살펴라. 젖은 옷이랑 이불을 모두 갈아 입히고 나서 이야기하자.”그 말을 들은 숙희는 더 묻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시녀들과 함께 서둘러 고지운의 젖은 옷과 이불을 깨끗한 것으로 모두 갈아 주었다.그 사이 김단은 곁의 푹신한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내공을 돌려 상처를 다스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최지습과 소하가 소식을 듣고 급히 들이닥쳤을 때쯤, 김단의 숨결은 이미 한결 고르게 돌아와 있었다.안색에도 거의 이상한 기색은 드러나지 않았다.다만 옷자락 곳곳에 스민 피자국만은 여전히 또렷했다.최지습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이토록 초라한 꼴을 하고 있는 것만 봐도, 방금 일이 얼마나 아슬아슬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도대체 무슨 일이었소.”곁에 선 소하의 표정 역시 무겁게 굳어 있었다.이미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고지운은 그 물음을 듣자 서둘러 나섰다.“아까 단이가 제 머리를 손질해 주고 있었는데, 그때 시녀 하나가 들어오더니 변명 한마디 없이 단이부터 덮쳐 왔습니다.”이 말을 들은 소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분명 누군가 시녀 행세를 하며 예종원군 관저 안으로 숨어든 것이라 직감했다.그는 곧장 명을 내렸다.예종원군 관저 안의 시녀라면 늙은 자든 어린 자든 한 사람도 빠뜨리지 말고 모두 김단 앞으로 불러 모으라는 명이었다.향 한 자루가 다 타기도 전에, 장부에 올라 있던 시녀 십여 명과 유모들까지 모두 김단과 고지운 앞에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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