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귀가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아니면 그 익숙한 기운을 느낀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김단의 의술이 워낙 뛰어나 기적처럼 회생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침상 위, 윤귀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이내 천천히 눈을 떴다.여전히 눈동자는 흐릿하고 쇠약했으나, 침상 머리맡에서 눈물 범벅이 된 아원을 마주하자 혼탁했던 눈가에 찰나의 빛과 절박함이 스쳤다.“아… 원…”그가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으나, 소리가 너무 미약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으나, 소근연골산에 좀먹힌 팔은 무력하게 조금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허망하게 떨어졌다.그 모습에 아원의 심장은 날카로운 것에 찔린 듯 숨이 막혀왔다.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맥없이 떨어진 그의 손을 조심스레 맞잡아 자신의 뺨에 갖다 대었다. 뜨거운 눈물이 순식간에 그의 손등을 적셨다.“저 여기 있습니다! 여기 있어요…” 그녀는 울먹이며 몇 번이고 되뇌었다. “당신이 무사해서 다행이에요…”윤귀는 손등에 닿는 뜨거운 습기와 미세한 떨림을 느끼며, 가슴이 보이지 않는 손에 꽉 쥐인 듯 먹먹한 통증을 느꼈다. 그는 흐트러지는 정신을 억지로 가다듬으며 눈앞의 여인을 바라보았다. 평생을 떠돌며 얼어붙었던 그의 삶에서 유일한 온기이자 간절한 인연이었다.“울지… 마시오…”그는 온 힘을 다해 이 말을 짜내었다. 여전히 거친 목소리였으나 그 안에는 투박한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 “난… 괜찮소…”그가 그리 말할수록 아원은 더욱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그의 손을 더욱 꽉 쥐어 자신의 미약한 온기와 힘을 전하려 했다. 윤귀 역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평소의 냉랭하던 눈매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애틋한 연민과 안도감만이 머물러 있었다.따스한 햇살이 정적 속에 두 사람을 감싸 안으며 그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공기 중에는 약향과 눈물의 짠 기운, 그리고 모진 풍파를 겪어낸 뒤 찾아온 말로 다 못 할 농밀한 감정이 감돌았다. 김단은 문가에 서서 이 광경을 지켜보며 만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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