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의 표정이 약간 굳어지는 것을 본 서원 공주는 끝내 웃음을 터뜨렸다.“됐소. 걱정할 필요 없소. 낭자가 기꺼이 나를 위해 일해 준다면, 나도 그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오.”서원 공주는 천천히 말했지만, 목소리는 점점 싸늘하게 변했다. “어쨌든 그 자는 나라를 지킨 영웅이지 않소?”여전히 칭찬인지 조롱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어조였다.김단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마음속 불안을 억눌렀다.서원 공주가 말했다. “따지고 보면 낭자도 진산군 댁의 여식이니, 정말 평양원군의 아내가 되고 싶다면 안 될 것도 없소. 그때 내가 아바마마께 잘 말씀드리면, 아바마마께서도 흔쾌히 혼인을 명하실 것이오.”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 “공주 마마, 소신은 정말...”“하지만 그전에, 낭자가 나를 도와 해결해 줄 일이 하나 있소.”서원 공주는 김단의 말을 들을 생각도, 김단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들리지 않았다.공주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낭자가 평양원군에게 시집가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으니, 소한은 눈에 차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나를 도와 소한을 나의 부마로 만드시오.”김단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그녀는 하마터면 서원 공주가 소한을 줄곧 좋아했다는 사실을 잊을 뻔했다.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서원 공주는 소한을 얻기 위해 특별히 행동에 나선 적은 없는 것 같았다.그런데 어찌 갑자기...“어떠하오? 싫으시오?”김단의 반응이 없자 서원 공주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다.김단은 황급히 말했다. “소신은 이미 공주 마마의 사람이니, 당연히 공주 마마의 명을 따를 것입니다.”지금은 함부로 서원 공주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었으니, 일단은 그녀를 달래야 했다.그녀는 이어서 물었다.“하지만 소신이 무슨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공주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어루만졌다. “낭자가 전에 만들어 준 약이 아주 효과가 좋았소. 두 차례 썼을 뿐인데 얼굴에 흔적조차 전혀 보이지 않지 않았소?”김단은 서원 공주가 왜 갑자기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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