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했던 주상은 그 말을 듣고서야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그리고 옆에 무릎 꿇고 앉아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 무척 불쌍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가련해 보이는 서원 공주를 보고는, 결국 마음이 약해졌다.이내 그는 다시 세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네가 말해 보거라. 이 떡은 처음부터 끝까지 외부인의 손이 닿지 않았는데, 공주가 아니라면 대체 누구의 짓이란 말이냐?”세자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아바마마, 이 떡이 다른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윤이와 고 영감, 그리고 김 낭자의 손이 닿았습니다.”그 말 한마디에, 마치 모든 사람이 순간 깨달음을 얻은 듯했다.서원 공주 역시 무언가 떠오른 듯, 다급히 주상을 향해 말했다. “아바마마! 맞습니다, 김 낭자예요! 잊으셨습니까? 저, 저 여인이 자신의 손수건으로 손을 닦고 나서 이 떡을 만졌습니다! 하나하나 전부 다 만졌습니다!”참으로 딱한 일이었다. 하필 이 순간에 서원 공주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김단은 영의정의 약을 다 발라주고 나서야 일어섰다. 그리고 서원 공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공주 마마께서는 오늘 저에게 두 번씩이나 누명을 뒤집어씌우시는군요.”주상은 미간을 찌푸렸다.한편으로는 김단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서원은 오늘 줄곧 김단이 자신을 모함하고 함정에 빠뜨렸다고 비난했지만, 주상 보기에 김단은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주상은 김단이 모든 떡 조각을 들어 냄새를 맡았던 것을 떠올렸다. 만약 그녀의 손가락에 정말로 독이 묻어 있었다면, 떡 조각마다 독이 묻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다만, 정말 그렇다면, 그녀가 이토록 당당하게 공주를 모함하는 것은 주상의 자리에 있는 그를 바보로 여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주상은 저절로 표정이 어두워졌고, 이내 분노에 휩싸였다.그때 세자가 말했다. “공주가 헛소리를 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김 낭자에게 손수건을 꺼내도록 하여 여기 어의들에게 검사받아 확인하면 될 것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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