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Bab 861 - Bab 870

875 Bab

제861화

그럼에도 세자는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몸을 돌려 김단을 바라보며 물었다. “낭자에게 묻겠소. 혹 다른 손수건은 없는 것이오?”이 말을 들은 김단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세자 저하, 그것이 무슨 뜻이 옵니까?”세자는 단번에 김단의 당황한 기색을 알아챘고, 확신을 얻었다. 그는 곧장 주상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바마마, 소자는 이리 생각하옵니다. 만약 이 모든 것이 낭자가 계획한 일이라면, 낭자는 분명 사전에 준비를 해 두었을 것입니다.”주상은 세자의 추론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김단은 다소 격앙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인은 막 일어나자마자 전갈을 받고 입궁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두 개의 손수건을 준비할 시간이 있었겠습니까? 더욱이, 소인이 어찌 공주 마마께서 오늘 떡을 가져오실 것을 알 수 있었겠습니까? 소인에게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이라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너무나 이상했다!서원 공주는 김단을 바라보며 김단이 너무나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김단은 늘 담담하게 말했고, 그녀가 여러 번 질책했을 때조차 김단은 그저 차분하게 대답했다.하지만 지금, 김단의 반응은 지나치게 격앙된 듯했다!분명 약점을 잡혔기에 저러는 것일 거다!서원 공주는 다급히 손가락으로 김단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수색을 받으시오! 자네 몸에 다른 손수건이 없다면, 수색을 받아 그 결백을 증명해 보시오!”“주상 전하!”김단은 황급히 주상을 바라보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소인은 오로지 주상 전하와 마마님들, 그리고 서원 공주 마마를 위해 이토록 애쓰고 마음을 졸여 왔사온데, 오늘 이처럼 세 번이나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부디 주상 전하께서 소인의 억울함을 풀어주소서!”말을 마친 김단은 무릎 꿇고 앉아 주상에게 머리를 조아렸다.주상은 김단이 정말로 억울할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서원의 말이 옳았다. 만약 그녀가 정말로 결백하다면, 수색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이에 주상이 그녀를 향해 말했다. “자네가 결백하다면 두려워할 것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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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이것이 바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이상한 점이었다.주상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서원 공주가 떡 한 접시를 가져온 것만으로 주상의 화를 절반 이상 풀 수 있는데, 왜 굳이 독을 넣는 불필요한 짓을 했을까?주상을 해친들, 서원 공주에게 무슨 이득이 있단 말인가?주상의 얼굴은 핏기 없이 하얗게 질려 있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현장에 있던 그 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겁게 가라앉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수 어의가 끝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주상 전하, 소신이 감히 한 말씀드리고자 하옵니다.”지금 입을 여는 것이라면 분명 서원 공주의 독 사건과 관련이 있을 터였다.주상이 곧장 말했다.“말해보시오.”수 어의가 아뢰었다. “떡 위에 있던 독은, 닿자마자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극독이 아니며, 사람의 목숨을 해치지도 않습니다. 그저 두통과 무력감을 일으킬 뿐입니다.”두통, 무력감?주상은 오늘 아침 자신이 겪었던 두통을 떠올리며 속으로 깜짝 놀랐다.설마, 밤새 잠을 못 자서가 아니라 독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란 말인가?영의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전하. 공주 마마께서는 어제 잘못을 저지르시고 주상 전하께 꾸중을 들을까 두려워, 독을 써서 전하에게 두통과 무력감 증세를 일으키게 한 후, 다시 아양을 떨어 전하의 은총을 얻으려 한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양을 떠는 것은 서원 공주 마마의 특기이지요! 다만 지난 몇 년 동안 전하에게 얼마나 많은 독을 먹였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영의정의 이 말은 마치 칼날과 같이 서원 공주의 생명줄을 손 쉽게 끊어 버렸다.피가 철철 흘렀다.서원 공주는 입이 열 개 여도 소용없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저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아바마마, 그런 것이 아니 옵니다! 소첩은, 소첩은 정말로...”“정말인지 아닌지는 사람을 시켜 마마의 침소를 수색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김단이 적절한 시기에 말을 덧붙였다. “만약 정말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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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영의정 역시 당국과의 화친이 중대한 사안임을 알고 있었다. 그가 서원 공주의 목숨을 빼앗을 수는 없었기에, 오늘과 같은 결과가 최선이었다.이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했다.주상은 손을 휘저어 모든 이들을 물러나게 했다.하지만 뜻밖에 김단이 앞으로 나아가 주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주상 전하, 소신 오늘의 수모를 겪으며 스스로 중임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부디 주상 전하께서 소인의 의녀 직을 거두어 주십시오.”놀랍게도 사직하겠다는 것이었다!주상은 숨이 막히는 듯했다.고 영감은 그 모습을 보고 급히 김단에게 눈짓하며 말했다.“주상 전하께서도 나리의 결백을 밝혀주려 노력하셨는데, 나리께서는 어찌 이리 노여워하시오?”김단은 그 자리에 꿇어 앉아, 싸늘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영의정은 그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낭자도 필경 여인이니, 오늘 일이 수모로 느껴 질만했다고 생각할 만하오. 하지만 신하로서 주상을 섬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어찌 이 정도의 억울함도 참지 못하시는 것이오?”여전히 김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상은 김단의 완강한 표정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게 무슨 뜻이오? 짐 곁에 자네 같은 명의의 제자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오?”“주상 전하, 노여움을 거두소서. 그런 뜻이 아니옵니다.”김단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녀의 표정에는 억울함이 담겨 있었다.주상은 오늘 김단에게 지나치게 대한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김단은 오로지 자신과 자신의 비빈들, 그리고 그 못난 딸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 왔다. 그런데 오늘 그런 수모를 당했으니, 진심으로 미안했다.하지만 당장 어떻게 보상해야 할지 방안이 떠오르지 않았다.그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을 무렵, 고 영감이 무언가 생각난 듯 귓속말로 주상에게 속삭였다.주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낭자가 궁에 남기를 원치 않는다면, 최지습을 찾아가 보시오!”최지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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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다음 날, 김단은 진산군 저택을 찾았다.“이것들은 상처 약이고, 이것들은 위장 장애를 완화하는 약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기침을 멎게 하는 약이다.”의원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약재 창고에서 많은 약병들을 꺼냈다.김단은 이것을 보고 만족스러웠으나, 이번에 찾아온 주요 목적은 이런 평범한 약을 구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사부님, 해독제는 없습니까? 지난번에는 돌궐족이 칼에 독을 발랐었는데, 그들이 또 음흉한 수법을 쓸까 걱정됩니다.”의원은 고개를 저었다.“독의 종류는 만 가지나 되고, 해독법 또한 만 가지이다. 실제로 약왕곡에 백 가지 독을 해독할 수 있는 환약이 하나 있긴 하지만, 약왕곡의 주인 외에는 그 누구도 두 번째 환약을 만들 수 없네.”그 말과 함께 의원은 두 권의 의서를 김단 앞에 놓았다. “이미 전에 자네에게 독약에 관한 의술을 조금 알려 주었으니, 이 두 권만 더 보면 될 걸세. 그러면 약왕곡의 주인이 만든 것이 아닌 이상 이 세상 대부분의 독의 해독법은 알게 될 걸세.”김단은 의서를 받아 들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의원이 그녀를 위해 직접 쓴 것임을 알 수 있었다.그녀는 속으로는 감동했으나 여전히 자신 없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제가 의술을 배운 지 얼마 안 돼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자네는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의술의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이네. 자신을 믿게, 자네는 할 수 있어.”의원의 말에 김단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사부님은 십여 년 동안 진산군 저택에 있으셨으면서, 의술 배운 사람을 몇 명이나 보셨다고 그러십니까?”하지만 의외로 의원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약왕곡에 있을 때,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을 보았네.”이 말을 들은 김단은 순간 멈칫하더니 곧 무언가를 깨닫고 기뻐하며 물었다.“그러면, 제가 그 백 명 중에서 가장 재능 있는 사람이란 말씀이십니까?”의원은 애정을 담아 김단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렇네. 재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부지런하고 배우기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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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약왕곡의 독은 보통 해독제가 딸려 온다고 하지 않던가?그녀가 한빙산을 사러 가면, 한빙산의 해독제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의원은 순간 흠칫 놀라더니 이내 깨달았다.그는 김단이 이런 묘수를 생각해 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정말로 영리했다.하지만…“약왕곡은 자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서운 곳이야. 특히 약왕곡의 주인은 소문에 의하면 이미 백쉰 살이 넘었다고 하더군! 늙은 요괴가 된 거지! 사람은 오래 살게 되면 보통 사람보다 꾀가 더 많아지는 법이야. 하물며 그는 의술과 독술 모두에 능통하니, 자네가 언제 어떻게 그의 수법에 넘어갈지는 알 수 없는 것이야!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로 약왕곡에 가서는 아니 되네!”의원의 그토록 진지하고 단호한 모습을 보며, 김단도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어릴 적 처음 의원을 보았을 때, 온몸이 피투성이였던 그의 모습이 떠올리며 김단은 문득 섬뜩함을 느꼈다.이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부님, 안심하시지요. 약속드리겠습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로 약왕곡에 가지 않겠습니다!”김단의 약속을 받고서야 의원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탁자 가득 놓여진 약병들을 보며, 그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내 평생 모아둔 약재가 전부 여기 있네. 안심하고 돌아 가게. 한빙산의 해독제는, 내가 힘닿는 데까지 연구해 보겠네.”오늘부로 그는 자신의 모든 시간을 한빙산의 해독제를 연구하는 데 쓸 것이다.그는 김단이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수단을 쓰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의원의 거처에서 나오며, 김단은 손에 두 개의 큰 보따리를 들고 있었다.숙희는 그 모습을 보고 황급히 다가와 받아 들고 궁금한 듯 물었다.“아씨, 대군자가께, 가는 것인데 정말 이렇게 많은 약이 필요한 겁니까?”김단은 고개를 저었다. “나 역시 변방의 상황이 어떤지 잘 모른다. 하지만 이것들은 전부 사부님께서 아끼시는 좋은 약들이니, 가져가서 손해 볼 건 없을 게다!”숙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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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김단은 그 눈빛이 싫었다. 마치 모든 잘못이 자신에게 있는 듯, 조용한 비난이 실린 눈빛이었다. 그녀는 고요하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시간이 늦었습니다, 임 도련님. 더 방해하지 않을게요.”김단은 그렇게 말하고는 큰 걸음으로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임학이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단아!”김단의 얼굴에는 순간적으로 불쾌함이 스며들었다. 또다시 언쟁이 이어지려는가 싶어 돌아선 그녀의 눈에는 촉촉이 젖은 임학의 눈동자가 들어왔다.“이전에 어머니께서 잘못하신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병세가 너무 깊으셔. 그래서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티실지 잘 모르겠구나. 그러니 한 번만 어머니를 뵈러 가줄 수 없겠느냐?”그의 말투에는 체면도 자존심도 없었다. 애원이라기보다는 오랜 후회 끝에 꺼낸 조심스러운 부탁 같았다.김단은 말없이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반응에 당황한 임학은 급히 손을 놓으며 더듬거렸다.“너의 용서를 구하는 게 아니다. 내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그러겠느냐? 다만 어머니께서...”“제가 돌아오면 어머니를 뵈러 가겠습니다.”그 말이 김단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두 사람 모두 멍해졌다. 그녀 자신조차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이 상황을 빨리 끝내고자 한 말이었는데 그것은 임학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임학의 얼굴에는 서서히 기쁨이 번졌다.“정말이냐? 좋다. 네가 돌아오면 그때 함께 어머니를 뵈러 가자꾸나.”김단의 말 한마디에 그가 보여준 웃음은 어딘가 서툴고 순박했다. 차라리 예전처럼 소리를 지르고 비난했다면 마음이 더 편했을 텐데. 지금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순수한 아이처럼 작은 희망에 활짝 웃고 있었다.“그럼 전 이만.”김단은 말을 잇지 못하고 조용히 등을 돌렸다. 이번에는 임학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그녀는 평양관저로 향하는 마차에 올라서야 비로소 깊은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숙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가씨, 걱정 마세요. 우리가 한양을 떠나기만 한다면 모든 게 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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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그는 길 한가운데 우뚝 서서 마차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의 존재는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나 정작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소한은 어두운 낯빛으로 김단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 의원, 잠시 여기서 이야기 나누고자 하오.”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따라가보니 그들이 서있는 곳은 취향각 앞이었다. 오늘 소한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그는 결코 길을 비켜주지 않을 것이다. 김단이 마지못해 마차에서 내리자 경 씨가 조심스레 그녀를 부축하며 속삭였다.“낭자, 나는 아래에서 기다리겠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부르시오.”김단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소한의 싸늘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김단은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그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왔지만 또 마음 한편으로는 소한이 그렇게까지 무모한 사람은 아니라는 믿음도 있었다.그녀가 마차에서 내리자 소한은 먼저 취향각 안으로 들어갔다. 점원은 그들을 2층에 있는 아늑한 방으로 안내했다. 방 안에는 이미 술상과 안주가 차려져 있었다. 소한은 말없이 자리에 앉아 술을 따르더니 김단 앞에 잔을 내밀었다.“내일 한양을 떠난다고 들었소. 그래서 이렇게 조촐하게나마 작별을 고하고 싶었소.”김단은 그 술잔을 바라보기만 할 뿐 손을 대지 않았다. 소한은 그녀의 망설임에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왜 그러시오? 내가 약이라도 탔을까 두려운 것이오?”김단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침묵이 곧 그녀의 대답이었다.소한은 그녀에게 건넸던 술잔을 가져가 단숨에 마셔버렸다. 잔이 비워질수록 그의 낯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김단은 여전히 말이 없었고 방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소한은 한참 동안 김단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이내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단이는 이제 정말 어른이 되었구나.”그 말은 김단에게 건넨 것이 아닌 자신에게 하는 독백 같았다. 그녀는 그 말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소한은 술을 다시 잔에 채우더니 연거푸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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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김단은 말문이 막혔다. 그 질문은 그녀가 스스로에게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소한의 눈동자에서 번뜩이는 날 선 의문은 그녀로 하여금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만약 병사를 이끄는 이가 최지습이 아니라 소한이었다면 그녀는 지금처럼 모든 계략을 꾸미면서까지 한양을 떠나려고 했을까?조심스럽게 생각을 정리한 그녀는 이내 고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니요.”부드럽고 나지막하게 울린 그 한마디가 소한의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그는 손에 든 잔을 세차게 움켜쥐었다.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잔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그때 김단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이어졌다.“만약 소 장군께서 전장에 계셨다면 저는 전하에게 변방으로 보내달라고 간곡히 청했을 것입니다.”만약 소한이 최지습의 자리를 대체했다면 김단이 이처럼 많은 수를 쓰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대답에 소한의 손끝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만약 정말로 변방에 일이 생겼다면 분명 가급적으로 소식을 보내왔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올라온 군보에는 독에 대한 언급이 단 한 줄도 없었죠. 그런 상황에서 제가 간청한다 한들 전하께서 믿어주시겠습니까? ”김단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니까 더더욱 가야만 하는 겁니다. 예전에 임학 도련님께서 독에 중독되었을 때도 결국 한양에 돌아와서야 그 사실이 밝혀졌었죠. 만약 지금 변방의 병사들이 이미 중독된 상태인데 그 사실조차 모른다면요? 하나둘 쓰러진 뒤에야 소식이 날아온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때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릅니다.”그 말에 소한은 말없이 굳어버렸다. 김단은 다시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소장군의 물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저도 압니다. 허나 지금 저는 연정 따위에 얽매일 때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원군님이 걱정되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다른 병사들도 똑같이 염려됩니다.”그녀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도 단호하고 흔들림 없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한은 이내 억지로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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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아닙니다, 아가씨. 저는 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일찍 출발하신 겁니까?”김단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마차의 가림막을 걷어올리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문 틈새로 스며들자 숙희는 몸을 움찔거렸다.이토록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선 이유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오늘 그녀가 한양을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소한은 분명 배웅하러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의 마음 어린 당부와 차마 마주할 수 없는 진심이 또 그녀 앞에 놓이게 될 터. 그리고 그녀를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소한뿐만이 아니었다. 소하도, 임학도, 진산군과 임씨 부인까지... 이름만 들어도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이들을 모두 피하기 위해 해가 뜨기 전 조용히 출발했던 것이다.세 사람은 하루 종일 마차를 타고 이동했고 밤이 되어서야 근처의 여관에서 들렀다. 방은 두 개를 잡았다. 김단과 숙희가 한 방을 쓰고 경 도령은 그 옆방에 묵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서로 가까이에 위치해 있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하루의 피로에 짓눌린 탓인지 세 사람은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목이 말랐던 김단은 희미한 잠기를 털어내며 어슴푸레 눈을 떴다. 그녀가 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발을 내딛는 순간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무언가 날쌔게 뛰어 들어왔다. 김단은 놀라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그 검은 그림자 또한 그녀를 발견하고 잠시 멈칫했다.김단은 그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가만히 그 검은 그림자를 응시했다. 그 사람은 검은 야행복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손에 쥔 검은 달빛을 받아 서늘하게 빛났다. “꺄악!”깜짝 놀란 김단이 비명을 지르자 검은 그림자는 그녀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침상에 누워 있던 숙희가 그녀의 비명에 놀라 몸을 일으켰고 동시에 방 문이 거세게 열리더니 경 도령이 들어왔다. 그는 날아드는 검을 가까스로 제지하며 김단을 향해 달려들던 적을 끌어냈다. 숙희는 맨발로 달려와 김단 앞을 가로막았다.검은 그림자는 경 도령의 상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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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김단의 눈동자에는 아직도 공포의 흔적이 가득했다. 그녀는 임학을 바라보며 믿기 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어째서 여기 계신 겁니까?”임학은 김단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보며 다친 곳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는 몸을 곧게 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원래는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한양에 돌아온 것이다. 이제 상처도 다 나았으니 다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사실 임학은 한양에 더 머물며 임씨 부인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김단이 변방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김단의 성격상 그가 동행하는 것을 허락할 리 없었기에 그저 멀리서 조용히 그녀를 따라가다 김단이 묵는 여관에 방을 잡았다. 하지만 그가 막 잠자리에 들려던 찰나, 김단의 비명 소리가 들렸고 큰일이 난 것 같다는 느낌에 급히 달려온 것이었다.김단은 말없이 바닥에 쓰러진 시신들을 바라보았다. 심장은 아직도 빠르게 뛰고 있었고 머릿속은 복잡해 났다.“이 자들... 대체 정체가 무엇입니까?”“모두 죽음을 각오한 자들이오.”옆에 있던 경 씨가 대답했다.“한 명을 생포하려 했지만 입에 숨겨둔 독약을 깨물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소.”그는 시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미 복면은 벗겨져 있었고 얼굴은 시퍼렇게 변해 있었다.“정말 강한 독이군요.”김단은 무심코 중얼거렸다.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독이 온몸으로 퍼졌고 피부까지 변색된 걸 보면 약왕곡에서 가져온 독일 가능성이 컸다. 그 옆에서 덜덜 떨던 숙희가 마침내 흐느끼듯 입을 열었다. “아가씨, 이 사람들은 누구예요? 왜 우리를 죽이려는 겁니까?”임학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김단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숙희를 제외한 모두가 이들이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비록 서원 공주가 궁에 갇히고 중전이 연금되었으며 세자가 궁지에 몰렸다고 해도 그들이 김단을 해칠 능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녀가 변방으로 향하는 길에 죽음을 각오한 자들을 보내 김단을 암살하고 이를 단순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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