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Chapter 1341 - Chapter 1350

1416 Chapters

제1341화

시간은 금세 흘러갔다.소지연은 두 사람의 얼굴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아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그 틈을 타 조용히 좌석을 업그레이드해 보려 했지만 이미 비즈니스석은 전부 매진이었다.소지연은 하는 수 없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했다. 그렇게 억지로 버티며 비행을 이어가던 끝에 마침내 비행기가 착륙했다.내리자마자 소지연은 곧장 윤하경에게 전화를 걸었다.“하경아, 나 도착했어.”전화를 받은 윤하경은 마주 앉아 있는 강현우를 흘끗 보더니 입술을 꼭 다문 채 망설이다가 말했다.“지연아, 미안해. 지금 상황이 좀 그래서... 아마 못 갈 것 같아. 너 혼자 택시 타고 오는 게 어떨까?”거짓말을 한다는 게 익숙하지 않아, 윤하경의 목소리는 어딘가 더듬거렸다.하지만 소지연은 개의치 않았다.“괜찮아. 나 혼자 택시 타고 갈게. 사실 네가 직접 나오면 나도 오히려 불편했을 거야. 너 지금은 네 뱃속 아기가 제일 중요하지.”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단번에 전화를 끊어버렸다.마침 그 순간, 눈앞에 한 대의 택시가 멈춰 섰고 소지연은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올라탔다.“잠깐!”뒷자리 문을 닫기도 전에 유호천과 오윤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순간적으로 반사 신경이 움직였다. 소지연은 쾅 소리를 내며 문을 닫고 기사에게 다급히 외쳤다.“기사님, 빨리 가주세요! 이상한 사람들이 쫓아와요.”운전사는 곧장 액셀을 밟으며 말했다.“세상 무서워요. 혼자 다닐 땐 늘 조심해야 합니다.”“네...”소지연은 짧게 대답하고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낯설지 않은 거리를 바라보니 분명 오래 비운 게 아닌데도 묘하게 고향에 돌아온 듯 가슴이 먹먹했다.차는 부드럽게 도로를 달렸지만 얼마 가지 않아 소지연은 이상함을 느꼈다.“기사님, 길을 잘못 가시는 것 같은데요?”운전사가 룸미러로 그녀를 보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내가 아까 뭐라고 했지요? 혼자 다니는 건 위험하다 했잖아요.”“뭐라고요...?”섬뜩한 예감이 몰려왔고 그와 동시에 머리가 어지럽게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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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소지연은 눈물이 터질 듯했다.“돈?”사내가 비죽 웃으며 소지연 앞에 쪼그려 앉았다. 눈빛에는 장난스러운 기색이 서려 있었고 그 시선이 위아래로 훑고 지나가자 등골이 서늘해졌다.가까이서 본 그 남자는 더욱 섬뜩했다. 우락부락한 얼굴 위로 칼자국처럼 길게 뻗은 흉터가 남아 있었고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인생을 살아온 자임이 드러났다.소지연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꿀꺽 침을 삼켰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시리게 아려왔다. 윤하경도 몇 번이나 납치를 당했는데 그때 역시 자신처럼 이렇게 공포에 질려 있었을까.남자는 비웃음을 흘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돈이 없어도 상관없어. 네 남자가 있잖아. 우리는 다 알아봤거든.”그는 입꼬리를 비틀며 덧붙였다.“유호천이 너한테 빠져서 집안이랑도 등을 졌다더라. 그러니 네가 가진 게 없어도 괜찮아. 그 남자가 내줄 거니까.”소지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그런 말 믿지 마. 나랑 유호천은 이미 아무 관계도 아니야.”그녀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 사람은 절대 나 때문에 돈 한 푼 쓰지 않아. 그러니까 헛된 기대는 버리고 제발 나 좀 풀어줘.”간절한 목소리에 칼자국 남자는 오히려 미간을 찌푸리며 비웃었다.“헛소리하지 마. 우리가 들은 얘긴 다르거든? 유호천이 네 뒤만 졸졸 따라다니고 집안까지 버렸다잖아. 그런 놈이 돈을 안 쓸 리가 없지.”그는 눈빛을 번뜩이며 소지연을 노려봤다.“얌전히 기다려. 곧 유호천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게 될 거다. 하하하!”“뭐라고? 유호천도 잡아갔단 말이야?”소지연이 놀란 눈으로 소리쳤고 남자는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당연하지. 네 옆에 붙어서 집안도 버리고 보디가드조차 없더라. 우리한텐 절호의 기회였지.”사내는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배를 잡고 웃다가 낄낄거리며 밖으로 나가버렸다.남겨진 소지연은 얼굴이 창백하게 굳은 채, 묶인 몸을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한편, 윤하경은 모니터 앞에 앉아 화면 속 장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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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윤하경은 무심코 떠오른 생각에 다시 화면으로 눈길을 돌렸다.강현우가 어떤 준비를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괜스레 마음이 설레는 듯 기대가 생겨났다.화면은 곧 다른 장면으로 넘어갔다. 소지연이 의자에 묶인 채 초조하게 애원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쾅 소리를 내며 거칠게 열렸다.키 큰 남자가 덩치 큰 사내 둘에게 팔이 붙잡힌 채 억지로 끌려 들어왔다.방 안은 어둑했지만 소지연은 단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봤다.유호천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정신을 잃은 듯 축 늘어진 상태였고 겨우 서 있기는 했지만 의식은 전혀 돌아오지 않은 듯 보였다.“유호천! 유호천!”소지연은 다급하게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시끄러워.”아까 협박하던 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노려봤다.“한 번만 더 떠들면 네 혀를 뽑아버릴 거야.”위협에 소지연은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그렇지만 눈은 계속 유호천에게 고정돼 있었다.그들은 곧 유호천을 의자에 묶어놓고 한 명이 양동이에 담긴 찬물을 퍼 올리더니 그대로 머리 위로 쏟아부었다.“철벅!”얼굴과 몸을 덮친 물에 흠뻑 젖은 유호천은 비틀거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유호천!”그가 깨어난 것을 본 소지연은 긴장한 목소리로 다시 불렀다.처음엔 멍한 눈빛이었지만 익숙한 목소리를 듣자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는 듯했다.그러나 소지연이 의자에 묶여 있는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그의 얼굴은 단번에 굳어졌다.“이게 뭐야? 왜 묶여 있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분노가 터져 나왔다.소지연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아직 정신이 덜 든 거지? 네 꼴 좀 봐. 너도 똑같이 잡혀 왔어.”그제야 고개를 숙인 유호천은 자신이 묶여 있는 걸 확인했다.순간 얼굴빛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곧 고함을 질렀다.“이게 누군 줄 알고 감히 날 납치해? 너희 죽을 줄 알아!”익숙한 거만한 태도가 그대로 묻어났다.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뺨에 거센 손바닥이 날아들었다.“닥쳐!”도윤호가 다가와 험악한 기세로 노려봤다.“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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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유호천.”유호천이 고개를 돌려 소지연을 바라봤다.소지연은 고개를 저었다.“100억 너무 큰 돈이야. 나는 그럴 가치 없어.”“닥쳐!”도윤호가 버럭 소리치며 소지연을 노려봤다.“입 좀 다물어. 말이 많네.”그는 비웃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좋아, 이제 값 올린다. 200억!”그러고는 유호천을 향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유호천 도련님, 얼른 이체해.”유호천은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내 계좌에는 그만큼 없어. 140억 밖에 없다.”“140억?”도윤호가 냉소를 흘렸다.“여길 시장으로 아냐? 흥정은 통하지 않아. 200억, 딱 맞춰 내놔.”그는 코웃음을 치며 덧붙였다.“돈이 모자라면 네 집에 연락해서 채워.”유호천은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부모님께 전화하고 바로 송금할게.”도윤호는 비웃음을 터뜨렸다.“어림없지. 신고하려는 거잖아? 꿈 깨.”“안 돼!”옆에 있던 사내가 맞장구치듯 소리쳤다.도윤호는 다시 유호천을 향해 컴퓨터를 밀어붙였다.“좋아, 그럼 140억으로 해. 얼른 이체해.”유호천은 더 말하지 않고 이체 절차를 밟았다. 소지연은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얼굴에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유호천, 140억은 내가 갚을 수 없는 돈이야...”“이체했어.”유호천은 비밀번호 입력을 마치고 컴퓨터를 내밀었다.“이제 사람 풀어.”도윤호는 화면을 확인하고는 혀를 찼다.“참 대단하네. 망설임도 없이 여자 하나 위해 이렇게 큰돈을 쓰다니.”“헛소리 그만해.”유호천은 얼굴을 굳히며 쏘아붙였다.“약속한 대로, 지금 당장 풀어.”“하하, 웃기고 있네.”도윤호가 손을 휘저으며 비웃었다.그러자 유호천의 표정이 굳어졌다. 만약 묶여 있지 않았다면 벌써 달려들었을 것이다.“뭐라고? 내가 돈까지 줬는데 감히 약속을 어겨?”도윤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넌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구나. 우린 강도야, 강도! 우리가 약속을 지킬 거라고 생각했어?”유호천은 분노에 몸을 떨며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도윤호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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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그러니까...”도윤호가 음흄하게 웃었다.“너희 둘 다 죽어야 한다는 거지.”유호천과 소지연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졌다.“하지만 말이야, 난 옛날부터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좋아했거든.”도윤호의 시선이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비틀린 재미를 느끼는 듯 미간이 들썩였다.“둘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을 위해 스스로 뛰어내리면 남은 한 명은 살려 줄게.”유호천은 차갑게 웃었다.“아까도 우리를 속였으면서 이번에는 우리가 왜 네 말을 믿어야 하지?”도윤호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믿지 않아도 상관없어. 같이 죽으면 되지.”입가에 서늘한 웃음을 띠며 말을 이었다.“둘 다 죽든가 한 명만 살든가. 선택은 너희가 해.”흉터 자국이 뒤틀린 그의 얼굴은 더 흉악해 보였지만 눈빛은 마치 구경거리를 즐기는 관객처럼 번뜩였다.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다.유호천은 이를 악물더니 진지한 눈빛으로 소지연을 똑바로 보았다.“지연아, 미안해. 이제야 알았어. 네가 없으면 내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니란 걸.”유호천은 깊은숨을 내쉬며 낮게 말했다.“나 없이도 제발 앞으로는 잘 살아.”소지연은 유호천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순간 얼어붙었다.“아니야, 유호천. 내 말 좀 들어 봐.”소지연은 고개를 저으며 애써 웃어 보였다.“죽어야 하는 건 나야. 넌 부모도 있고 친구도 있지만 나는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나 대신 잘 살아.”소지연은 마지막 힘을 짜내듯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몸을 비틀어 뒤에서 붙잡고 있는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다.그러나 그보다 더 빠르게, 유호천이 먼저 몸을 날려 옥상 난간으로 올라섰다.그는 고개를 돌려 소지연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지연아. 사랑해...”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호천은 거침없이 두 팔을 벌리며 뒤로 몸을 던졌다.그 순간 유호천은 소지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유호천!”시간이 멈춘 듯 고요가 흐르고 소지연은 온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등 뒤에서 붙잡던 손아귀가 풀렸는데도 다리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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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소지연, 이제 정신이 들어? 깨어났구나.”윤하경은 그녀가 눈을 뜨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하경아...”소지연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머릿속이 텅 빈 듯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그러나 곧 기억이 밀려오자 소지연은 벌떡 몸을 일으켜 앉아 윤하경의 팔을 붙잡았다.“하경아, 네가 날 구했어? 그럼 유호천은... 봤어? 유호천은 어떻게 됐어?”그 순간 윤하경의 얼굴에 잠시 난처한 기색이 스쳤다.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이 소지연 눈에는 오히려 모든 걸 말해주는 듯 보였다.소지연은 손끝에서 힘이 빠져 윤하경의 옷자락을 놓아버리며 절망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하경아, 유호천... 죽은 거지? 시신은 어디 있어?”말을 이어가자마자 눈가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윤하경은 코끝을 만지작거리며 망설였다.“잠깐만 내 말 좀 들어봐. 유호천은...”그러나 그 순간, 굳게 닫혀 있던 병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윤하경은 고개를 돌려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소지연은 반응이 조금 늦었지만 문가에 서 있는 인물을 확인하자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유호천...”입술을 떨며 속삭이듯 말했다.“너 귀신이지?”멀쩡히 서 있는 유호천의 모습을 본 순간, 소지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7층 높이에서 뛰어내렸는데 설령 죽지 않았더라도 온몸이 망가졌을 게 분명한데 이렇게 온전한 모습으로 서 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유호천은 그런 소지연을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나 안 죽었어. 아직 살아 있어.”“그럴 리 없어...”소지연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또다시 눈물을 쏟았다.“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건 분명 꿈이야.”“아니야, 꿈이 아니야.”유호천은 그녀를 향해 다정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믿기지 않으면 직접 와서 확인해 봐.”하지만 소지연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모든 게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혹시라도 꿈에서 깨어나면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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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화

윤하경이 병실 문을 나서자 복도 끝에 서 있던 강현우가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윤하경은 발걸음을 멈추며 그를 흘겨보았다.“좋겠어요, 현우 씨? 소지연이 어떤 꼴이 됐는지 보셨어요? 다 현우 씨 때문에 저렇게 됐잖아요!”그 건물은 공사가 중단된 폐건물이라도 7층 높이는 족히 됐다. 아무리 안전장치를 설치했다고 해도 그 높이에서 사람이 뛰어내린다면 목숨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았다.윤하경은 그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강현우는 그저 한쪽 눈썹을 살짝 올렸다.“내가 분명히 안전하다고 했잖아. 뭘 그렇게 겁을 내.”그는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그리고 자극을 주지 않으면 저 두 사람 언제까지 그 자리에서 맴돌고만 있을지 몰라. 나도 지겨워서 못 보겠더라.”강현우는 낮게 웃으며 몸을 숙여 윤하경을 병원 복도 벽에 가볍게 몰아세웠다.“내가 뭐랬어? 소지연 마음속에 유호천이 아직 있다는 거 이제 알겠지? 이제 약속 지킬 때 아니야?”강현우는 고개를 기울여 윤하경을 내려다봤다.윤하경은 그제야 전에 내기하면서 걸었던 조건이 떠올라 얼굴이 새하얘졌다.“저 아무 말도 안 했어요!”윤하경은 강현우를 밀치며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는 도망치듯 복도를 빠져나갔다....병실 안.유호천이 소지연의 병상 앞으로 다가가자 소지연이 먼저 그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바보, 정말 바보야...”소지연은 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울먹이며 말했다. 두 팔로 유호천의 허리를 꼭 끌어안은 채, 마치 지금이라도 그가 사라질까 두려운 듯 몸을 떨었다.유호천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머리 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걱정했어? 나 싫어하던 거 아니었어?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더니.”소지연은 그 말에 고개를 들어 그를 노려봤다. 눈가는 벌겋게 달아올라 토끼처럼 붉었다.잠시 입술을 깨물고 있던 그녀는 결국 소리쳤다.“유호천, 넌 정말 바보야! 내가 싫으면 왜 여기 와! 그냥 가버리라니까!”유호천은 조용히 입술을 다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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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우리는 이제 돌아갈 길이 없어. 네 집안 사람들이 날 그렇게 싫어하는데 우리가 다시 만난다고 행복할 수 있을까?”“아니야!”유호천이 소지연을 힘껏 끌어안았다.“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놓지 않아. 집에서 널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런 집 따윈 돌아가지 않아도 돼.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든 뭘 하든, 널 먹여 살릴 수 있어.”그 진심 어린 말에 소지연의 눈빛이 흔들렸다.유호천은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낮게 속삭였다.“지연아, 제발 나한테 마지막 기회를 줘. 우리 둘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는 거야/ 응?”얼굴이 눈앞에 닿을 만큼 가까워지자 소지연은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유호천이 자리하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녀의 주저함을 눈치챈 유호천은 망설임 없이 몸을 기울여 입술을 맞췄다.소지연은 순간 얼어붙었고 피하려 했지만 결국 피하지 못했다.눈을 감으며 그녀는 생각했다.‘어쩌면...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몰라.’...한편, 윤하경과 강현우가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밤이 깊어 있었다.윤하경은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서둘러 방으로 달려 들어갔다. 강현우가 따라올까 두려운 듯 뒷모습이 바빴다.강현우는 그녀가 도망치듯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고개를 저으며 막 발을 떼려는 순간,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 요즘은 밤마다 윤하경 곁을 지켰기에 이런 시간의 전화는 받지 않으려 했지만 발신 번호를 확인한 그는 결국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차갑게 묻던 그의 목소리는 이내 굳어졌다.“뭐라고? ...알았어. 곧 갈게.”강현우는 기사에게 출발을 지시하려다 잠시 멈춰 서서 뒤편의 별장을 바라봤다.그리고 경비를 불러 세워 말했다.“하경이한테 전해. 급한 일이 있어 나가야 하니 먼저 자라고.”“알겠습니다.”경비가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갔다.강현우는 낮게 명령했다.“출발해.”차가 굉음을 내며 병원을 향해 달려 나갔다.그는 뒷좌석에 앉아 굳은 얼굴로 창밖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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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비록 나이로는 원장이 강현우보다 많았지만 대가문에서 후계자로 길러진 사람의 기세는 차원이 달랐다.강현우의 눈빛이 스치기만 해도 원장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원래는... 원래는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원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으며 말했다.“그런데 오늘 저녁 회진을 돌던 의사가 확인했을 때, 오건우가 있던 병실에... 오건우가 없었습니다.”강현우의 턱 근육이 움찔거렸다. 그는 원장의 겁먹은 눈빛을 정면으로 응시하더니 순식간에 다가가 그의 목덜미를 거칠게 움켜쥐었다.그가 직접 손을 쓰는 일은 드물었다.하지만 힘만큼은 여전히 막강했다.“내가 너한테 돈 들여 병원을 짓게 하고 보안까지 강화해 줬는데... 겨우 오건우 하나도 지켜내지 못했다고?”강현우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분명 여름 초입이건만 원장은 뼛속까지 얼어붙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대표님... 잘못했습니다. 제 불찰입니다. 하지만 이건 분명 누군가 안에서 손을 써준 겁니다!”원장은 당황해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강현우라는 후원자를 어렵게 붙잡았는데 맡은 첫 일부터 망쳐버렸으니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강현우의 손이 여전히 목을 조르고 있었고 본능적으로 살고 싶다는 몸부림이 더 커졌다.숨이 끊어질 듯 질식해 오던 그 순간, 강현우가 손을 풀었다.“모든 걸 뒤져. 주변 CCTV까지 다 확인해.”그는 차갑게 명령했다.“못 찾는다면 이 병원은 문 닫을 각오나 해.”그는 보디가드 하나를 남겨 두고 몸을 돌려 병원을 빠져나왔다.차에 오르자마자 운전기사에게 한 주소를 불렀다. 한 시간쯤 지나, 차는 불빛이 켜져 있는 작은 별장 앞에 멈춰 섰다.강현우는 차에서 내리며 어둠 속에서 집을 올려다봤고 눈동자 깊숙이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기사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내려가 초인종을 눌렀다.잠시 뒤, 집 안에서 하석호가 내려왔다. 그는 거실에 서 있는 강현우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이 밤중에 웬일이에요? 하경이한테 무슨 일 생긴 거예요?”강현우는 한 손을 주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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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게다가 오건우는 단순한 사람이 아니죠. 오산 그룹의 실질적인 권력자입니다. 설령 친구가 없다 해도 이해관계로 얽힌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사람이 정신병원에서 사라졌다 해서 꼭 저라고 단정할 수 있습니까?”하석호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졌다.“증거도 없이 이 밤중에 찾아와 저를 의심하시는 건... 지나치신 것 아닙니까?”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강현우와 맞섰다.강현우는 이를 악물며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노려보다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그 말이 사실 이길 빕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윤하경의 사촌 오빠라는 이유로는 더는 봐주지 않을 겁니다.”강현우가 한 번 입을 열면 그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하석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한 일이 아니기에 두려울 이유도 없었다.그는 등을 곧게 펴고 눈빛을 피하지 않은 채 강현우를 똑바로 마주했다.“마음대로 하세요.”강현우는 잠시 시선을 좁히며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이내 몸을 돌려 떠났다.하석호는 그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보며 깊게 찌푸린 미간을 풀지 못했다.오건우가 도망친 이상, 강현우가 저토록 분노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했다.그는 과거 윤하경을 납치한 전력이 있었고 이제 풀려난 이상 어떤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었다.‘고통을 당할 만큼 당했으니 그만 놓아주고 싶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벌을 받지 않고 도망치는 건 옳지 않아.’하석호는 한숨을 내쉬며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오건우의 탈출은 누구에게도 좋은 소식이 될 수 없었다.곧바로 그는 측근에게 연락을 넣었다.“오건우의 행방을 전력으로 수색해.”...하석호의 집을 나선 강현우는 차에 오르자 운전기사가 조심스레 물었다.“대표님, 이제 집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그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짧게 대답했다.“가자.”차창 너머 어둠을 응시하던 강현우의 눈빛이 서서히 짙은 살기로 물들었다.‘역시 사람은 쉽게 봐줘서는 안 돼. 진작에 흔적도 없이 없애버렸어야 했는데.’기사는 알 수 없는 압박감에 저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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