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는 어금니를 살짝 깨물고 한참을 버티다 차갑게 비웃었다.“그게 진짜든 아니든 상관없어. 어떤 일이 있어도 누구도 윤하경을 내 곁에서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할 거야.”민진혁은 눈썹을 한 번 올렸을 뿐, 더는 말을 보태지 않았다.차가 윤하경의 별장에 닿았을 때는 이미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차에서 내리기 전, 강현우가 주위를 훑어보고 물었다.“지난번에 알아보라고 한 집들은... 소식 있어?”“한 곳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지금 협상 중입니다.”강현우가 옆으로 눈길을 주었다.“상대가 얼마를 부르든 사. 최대한 빨리.”“알겠습니다.”민진혁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자, 강현우는 별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아마 전번에 강현우가 별장 앞에서 소란을 피웠던 걸 기억해서인지, 아니면 윤하경이 아예 들이지 말라고 일렀는지, 이번에는 전처럼 쉽게 통과되지 않았다.강현우는 문 앞에서 바로 막혔다.“출입이 금지된 구역입니다.”강현우의 얼굴빛이 어두워지자 뒤에 있던 민진혁이 곧장 앞으로 나섰다.“윤하경 씨께 한 말씀만 전해 주세요. 이렇게...”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어린아이 특유의 맑은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나쁜 아저씨, 또 우리 집에 왜 왔어요!”강현우가 멈춰 서서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았다. 리나벨 인형을 꼭 끌어안은 작은 여자아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예쁜 눈으로 강현우를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윤하민의 얼굴은 그야말로 축소판 윤하경 같았다.처음으로 자신의 딸과 마주한 순간, 강현우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 강현우는 천천히 쭈그리고 앉아 윤하경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이리 와봐.”윤하민은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루시의 뒤로 숨었다. 커다란 눈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강현우는 쉽게 감정이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예전에 흔들렸던 이유는 오직 윤하경 하나였는데, 이제 예외가 하나 더 생겼다.윤하민의 눈빛은 강현우의 심장을 콕 찔렀다. 그래도 강현우는 이를 악물고 억지로 미소를 띠며 손을 내밀었다.“아가야, 착하지? 아저씨는 나쁜 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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