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는 검은 코트를 입고 검은색 마이바흐에 기대 서 있었다. 두 팔을 가슴 앞에 포갠 채, 깊은 눈빛은 경찰서에서 윤하민의 손을 잡고 나오는 윤하경에게 곧장 꽂혔다.윤하경은 그 시선에 잠깐 움찔해 어색하게 코끝을 건드렸다.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강현우 앞까지 걸어가, 날카로운 눈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머뭇거리듯 말했다.“그러니까... 어제는 제가 오해했어요.”그 말에 강현우는 코웃음을 흘렸고 아래로 깔아보는 눈빛에 장난기가 섞였다.“그래서 뭐? 내 뺨을 때려 놓고 사과 한마디면 끝난다고 생각해?”윤하경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강현우가 원래 만만한 사람도, 손해를 덮고 넘어가는 사람도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어제 벌인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했다.잠깐 침묵한 뒤, 고개를 들어 담담히 물었다.“그럼 말해 보세요. 어떤 보상을 원해요?”강현우가 비웃듯 숨을 내쉬고는 시선을 내려 윤하민을 바라보았다. 윤하경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반사적으로 윤하민을 등 뒤로 끌어당겼다.강현우가 눈썹을 가볍게 올리며 말했다.“내가 뭘 원하는지는... 너도 알잖아.”강현우는 한 걸음씩 다가왔고 윤하경을 향한 시선은 점점 더 날카롭고 뜨거워져, 피하려 해도 피할 수가 없었다. 윤하경이 미간을 찌푸린 채 몇 걸음 물러서자 윤하민이 불쑥 앞으로 나서더니 윤하경의 앞을 가로막았다. 윤하민은 작은 몸을 꼿꼿이 세우고 고개를 들어 말했다.“나쁜 아저씨, 우리 엄마 겁주지 마세요.”그 한마디에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아이에게로 꽂혔다. 윤하경은 잔뜩 긴장했고, 강현우의 입가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 강현우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물었다.“그런데 네 엄마가 나를 때렸잖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윤하민이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불쑥 앞으로 나와 강현우에게 깍듯이 허리를 숙였다.“그러면... 아저씨, 제가 사과하면 안 될까요? 우리 엄마도 제가 걱정돼서 그랬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아기 같은 목소리에 윤하경의 가슴이 순간 뭉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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