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유호천의 말을 듣고 비웃음을 띠었다.“잘도 하네. 새 아내를 품에 꼭 안고, 지연이는 혼자 내버려두는 거야? 유호천, 너처럼 비겁한 남자는 처음 봐.”소지연의 절친인 윤하경은 전혀 유호천을 봐줄 생각이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아프게, 독하게 내리꽂았다.“원래는 너희 일에 끼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소지연이 왜 아이를 잃고, 다시는 임신하기 힘든 몸이 됐는지, 네가 제일 잘 알지 않아?”그 말을 꺼내는 순간, 윤하경은 이을 갈았다. 수년 동안 웬만한 일에는 마음을 내려놓고 화낼 일도 드물었지만, 유호천 앞에서는 비웃음이 먼저 튀어나왔다.유호천은 반박하지 못했다. 윤하경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유호천은 무릎을 끌어안듯 몸을 웅크려 앉아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낮게 중얼거렸다.“이러려던 게 아니야. 나도 원한 게 아니야.”윤하경은 본인이 남자였다면 당장이라도 유호천을 한 대 갈겼을 것이다. 하지만 힘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소지연을 찾는 게 먼저였다.“어제 소지연이 전화해서 살려 달랬어. 그 뒤로 연락이 끊겼어.”“호천아, 도움이 될 만한 건 뭐든 내놔.”“뭐라고?”유호천이 몸짓을 멈추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소지연이 사라졌다고?”그러자 윤하경은 코웃음 쳤다.“그럴듯한 연기하지 마. 괜히 네 새 아내가 네가 아직 지연에게 마음이 있다고 오해하고 또 난리 치겠네.”그 말을 남기고 윤하경은 방을 나섰다. 문턱을 넘자, 배를 부여잡은 주아연이 허리를 짚은 채 서 있었다. 주아연은 얼굴에 번진 분노가 채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주아연은 밖으로 나온 사람이 윤하경인 걸 보자 더는 감추지도 않고 싸늘하게 코웃음쳤다.“윤하경 씨는 소지연이랑 참 의자매 같네요. 어쩐지 둘 다 결국 이혼으로 끝났군요.” 배를 내밀고 으스대는 주아연은 마치 상간녀가 영광스러운 일이라도 되는 듯했다.윤하경은 이런 주아연을 절대 가만두지 않고 손을 번쩍 들어 주아연의 뺨을 후려쳤다.“입부터 똑바로 해. 상간녀 주제에 내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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