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와 윤하민은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윤하민은 강현우를 은근히 좋아했다.오래 망설이던 끝에 윤하경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이곳 상황이 좀 풀리면, 바로 하민이를 데리러 갈게요.”“응.”강현우는 짧게 대답하자 민진혁은 이미 휠체어를 밀고 돌아섰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하경에게서 영상통화가 걸렸다. 윤하민이 이미 강현우의 집에 도착했다며 카메라를 집 안으로 돌렸다.“엄마, 여기 엄마 사진이 엄청 많아요. 그냥 우리 집에 사는 것 같아요.”윤하경은 말이 막혔다. 화면 너머에서 강현우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모습이 스쳤다.윤하경은 입술을 깨물다가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밤은 엄마가 지연 이모를 돌봐야 해서 우리 하민이랑 같이 못 있으니까, 얌전히 쉬고 있어. 알겠지?”“엄마, 알겠어요!”윤하민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인 뒤, 화면에 입을 쭉 내밀어 굿나잇 뽀뽀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화면이 꺼진 휴대폰을 내려다보니, 윤하경은 조금 전 영상통화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윤하경은 곧 혼자 쓴웃음을 지으며 숨을 한 번 고르고, 침대에 누운 소지연을 바라보며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지연아, 제발 빨리 눈을 떠줘.’하지만 예상과 달리 소지연은 이틀이나 지나서야 깨어났다.그때 윤하경은 침대 곁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어렴풋이 소지연의 목소리가 들렸다.“물...”윤하경은 그 소리가 처음에는 환청인가 했다. 잠시 뒤, 메마르고 쉰 목소리가 다시 흘렀다.“물...”그 순간, 윤하경은 번쩍 눈을 크게 떴다.그러자 눈이 떠져 있는 소지연의 모습이 보였다.오래 혼수 상태였던 탓에 소지연의 눈빛에는 아직 초점이 없었고, 소지연은 한 단어만 반복했다.“물...”윤하경이 급히 소지연을 부축해 앉히고 미지근한 물 한 컵을 건넸다.“어때? 지금은 좀 괜찮아?”“하경아... 콜록... 콜록...”며칠 내내 말을 못 했던 탓에 소지연은 한 마디 꺼내자마자 기침이 쏟아졌다. 윤하경은 정신이 아찔해져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곧장 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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