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하민이가 진짜 맞힌 걸까?’소지연은 살며시 배를 내려다보다가 생각에 잠겼다. 임신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만 해도 마음이 너무 복잡했다.사실 유호천과 같이 있었던 그날은, 이미 서로 헤어진 뒤였다. 둘은 완전히 끝난 사이였고, 그날도 우연히 마주쳤다. 소지연은 마음이 너무 아파 괜히 술을 과하게 마셨고, 그 꼴을 유호천이 보고 말았다.그리고 그날 밤, 두 사람은 뜻하지 않게 잠자리를 가졌다.소지연은 유호천과 주아연 사이의 일을 알게 된 뒤로, 유호천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집어질 만큼 역겨웠다. 그러니 그날 밤은 정말 사고와도 같았다. 그런데 그 단 한 번의 사고로 소지연은 아이까지 생겨 버렸다.임신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소지연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질 만큼 괴로웠다.아이가 찾아온 때가 영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 과연 이 아이를 지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 끝없이 고민했다.하지만 결국 소지연은 혼자서라도 이 아이를 낳기로 마음먹었다.이미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 더는 제멋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이번 아이를 잃어버리면 앞으로는 정말 다시 임신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이제 세상에 가족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도 남지 않은 마당에, 자신과 피 한 방울이라도 섞인 존재가 곁에 있어 준다면 그게 얼마나 큰 위안일지 소지연은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결국 일이 터졌다.산전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거기서 유호천과 주아연을 마주친 것이다. 소지연도 이렇게 빨리 변수가 튀어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날은 목숨까지 잃을 뻔했으니 말이다.임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소지연은 하민이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을 갖게 되면 좋겠다고 몰래 상상했다.그래서 지금처럼 윤하민이 아무렇지 않게 남동생이라는 말을 꺼내자, 소지연은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그래도 이내 웃음을 띠며 물었다.“그럼 나중에 하민에게 동생이 생기면, 잘 챙겨 줄 거야?”“네.”윤하민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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