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불쑥 찾아온 문세호가 달가울 리 없었다.솔직히 말해, 윤하경이 바라는 건 딱 하나였다.지금처럼 서로 남처럼 지내며, 괜히 엮이지 않고 각자 편히 살아가는 것 뿐이었다.괜히 서로 삶에 끼어들지 않는 관계를 원했다.그런데 문세호는 굳이 막성에서 여기까지 쫓아왔다.윤하경이 입술을 가볍게 깨문 순간, 뒤쪽에서 가사도우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모님, 그럼 경찰을 부를까요?”윤하경은 잠깐 멈칫하더니, 창가에서 몸을 돌려 나가며 말했다.“그냥 내버려 두세요.”문세호가 거기 있겠다는데 억지로 쫓아낼 생각까지는 없었다.다만 윤하경은 문세호가 이렇게까지 인내심 있게 오래 버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바람이 불든 비가 오든, 문세호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나타났다.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 직접 다가와 말을 걸지는 않았다.겉으로만 보면 방해하지 않으려는 태도였다.하지만 누군가가 늘 뒤에서 자신과 아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윤하경의 신경을 계속 거슬리게 만들었다.결국, 윤하경이 윤하민을 데리고 식당 하나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을 때, 바로 그 뒤편 테이블에 문세호가 앉아 있는 걸 보자 윤하경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무엇보다 문제는 윤하민도 이미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엄마, 저 할아버지는 계속 우리 따라오는 것 같아요. 나쁜 사람 아니에요?”전과 같은 일이 몇 번 있다 보니, 윤하민도 자연스럽게 경계심이 생겼다.어린 나이지만, 주변을 살피는 눈이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윤하경은 그 말에 다시 미간을 좁히고, 손을 들어 윤하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괜찮아. 하민아. 엄마가 알아서 처리할게. 밥은 다 먹었지?”윤하경이 빈 접시를 내려다보며 물었다.윤하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 먹었어요.”“그럼 아주머니랑 먼저 차에 가서 엄마를 기다릴래?”윤하경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부드럽고 다정했다.“네.”윤하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방숙희와 함께 식당을 나갔다.윤하경은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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