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입술을 살짝 꼭 다물었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탁으로 와서 자리에 앉았다.아무래도 피는 못 속이는 것 같았다. 어제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윤하민이 강현우는 자기 아빠가 아니라고 못을 박아 놓고도, 행동 하나하나는 자꾸만 강현우 쪽으로 기울었다.지금도 마찬가지였다.손을 씻고 돌아온 윤하민은 아무렇지 않게 강현우 옆자리에 쏙 붙어 앉았다. 윤하경은 혼자 마주 보고 앉아, 두 사람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나쁜 아저씨, 저거 먹고 싶어요.”윤하민이 탁자 위에 놓인 튀김 빵을 가리키자 강현우는 말없이 하나 집어 그릇에 담아 주었다.“새우도요.”윤하민의 요구는 하나 둘 끝도 없이 이어졌지만, 윤하경이 슬쩍 눈썹을 치켜세워 강현우 쪽을 봐도, 강현우 얼굴에는 조금도 귀찮아하는 기색이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끝내주는 인내심으로 윤하민이 시키는 대로 다 해 주고 있을 뿐이었다.강현우는 길고 단정한 손가락으로 능숙하게 새우 껍질을 벗겨 윤하민의 작은 그릇에 옮겼다. 보통은 조금 투박해 보일 수 있는 동작인데도, 강현우가 하고 있자니 괜히 눈길이 갔다. 마치 새우를 까는 것이 아니라 정교한 예술품을 다루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세련된 손놀림이었다.윤하경은 저도 모르게 다시 한번 눈썹을 올렸다. 밖에서 강현우를 두고 수단이 잔인하다느니, 상대를 가차 없이 몰아붙인다느니 수군대던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면, 아마 턱이 빠지도록 놀라지 않을까 싶었다.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윤하경의 접시에 새우 딤섬 하나가 불쑥 내려앉았다.곧 강현우의 짧은 한마디가 들렸다.“자, 너도 먹어.”윤하경의 손이 잠깐 멈췄다.사실 오늘 강현우가 가져온 아침 메뉴는 전부 윤하경이 좋아하는 것들뿐이었다. 윤하경은 한눈에 알아봤다.그래서 더더욱, 강현우가 자기 접시 위에까지 음식을 올려 주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 윤하경은 그 딤섬을 한 번 힐끗 바라보더니, 바로 젓가락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고맙지만 저 배불러요.”이혼한 남편이 집어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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