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한은 말을 마치고는, 미소를 지으며 문세호를 바라봤다.“회장님, 그렇지 않습니까?”“응.”문세호가 작게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윤하경을 바라보며, 들뜬 기색을 숨기지 못한 목소리로 말했다.“하경아... 네가 와 줄 줄은 몰랐어. 나, 나 진짜 너무 기뻐.”문세호는 평생 거칠 것 없이 살아온 사람인데도, 지금은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몸이 살짝 떨릴 정도였다.이정한은 눈치 빠르게 의자를 끌어 윤하경 쪽으로 가져왔다.“아가씨, 앉으세요.”윤하경은 의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결국 조용히 앉았다. 하지만 입을 열지는 못했다.이정한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윤하경이 가져온 보양탕을 그릇에 덜었다. 그리고 문세호 앞에 공손히 내밀었다.“회장님, 아가씨가 가져오신 겁니다. 드셔 보세요.”문세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웃더니 그릇을 받아 한 입 떠먹었다.“역시 하경이가 챙겨 준 건 다르네. 국물이 참 좋아.”윤하경은 바로 선을 그었다.“가사도우미가 끓인 거예요. 저는 그냥 들고 온 것뿐이에요.”윤하경 말이 끝나자, 병실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그런데도 문세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가사도우미가 끓인 것도 맛있네. 그래도 네가 이렇게 와 준 것만으로도 나는 정말 기뻐.”윤하경은 원래 강하게 나오면 끝까지 맞받아치는 성격이었다.하지만 상대가 이렇게 부드럽게 다가오면, 마음을 단단히 붙잡기가 쉽지 않았다.지금도 문세호의 눈빛에는 분명한 기대와 조심스러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 그걸 보고 있으니, 윤하경은 차마 더 모질게 말할 수가 없었다. 애써 세워 둔 방어선도 조금씩 무너지는 기분이었다.윤하경은 숨을 한 번 고르고, 억지로 태연한 척했다.“그냥 별 뜻 없이 온 거예요. 몇 번 본 사이이기도 하고요.”윤하경은 자리에서 일어났다.“특별한 일 없으면, 저 이제 갈게요.”윤하경은 정말 도망치듯 병실을 나섰다.그런데 문 앞까지 거의 다 갔을 때, 이정한이 급히 따라 나왔다.“아가씨.”윤하경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또 무슨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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