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Chapter 1671 - Chapter 1673

1673 Chapters

제1671화

윤하경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둘이 어디 가요?”강현우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아이스크림 먹고 싶대서. 사 주고 올게.”“그래요.”강현우가 윤하민을 안고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나서 윤하경은 주승엽 맞은편 소파에 앉아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많이 힘든 건 알아요. 그런데 슬퍼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 안 돼요.”“일단 차분히 생각해 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저한테 말해요.”주승엽은 고개를 숙인 채, 무릎에 팔꿈치를 괴고 이마를 짚었다.“고마워요. 잠깐... 혼자 있고 싶네요.”“그래요.”윤하경은 짧게 대답하고 돌아섰다.방으로 들어가다 말고 또다시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더 바라봤다. 넓은 어깨가 구부정하게 말려 있고 그 모습이 어수선하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을 아프게 했다.예전에 함께 주민성을 찾아갔을 때만 해도 윤하경은 주승엽이 아버지에게 큰 원망을 품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을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부자 사이에 분명한 거리감은 있었지만 이 순간 그의 슬픔만큼은 진짜였다.하지만 죽은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윤하경이 아주 작은 숨을 내쉬는 순간, 문득 문세호의 얼굴이 떠올랐다.자연스레 이정한이 했던 말들도 뒤따라 떠오른다. 문세호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얼마 되지 않았다.“사모님, 식사하실래요?”가사도우미가 다가오며 생각에 잠겨 있던 윤하경을 불렀다.윤하경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그래요.”곧 부엌에서 데워 두었던 음식들이 식탁에 올랐다. 하지만 윤하경은 바로 젓가락을 들지 못하고 한참 그대로 바라보기만 했다.가사도우미가 눈치를 보며 다가왔다.“입에 안 맞으세요?”“아니에요.”윤하경은 젓가락으로 반찬을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가 문득 고개를 돌렸다.“몸보신 되는 재료 좀 더 사 오세요. 이따가 보신탕 하나 끓여 주세요. 오후에 필요할 것 같아요.”“네, 알겠습니다.”가사도우미는 바로 나가 준비하러 갔다.대충 끼니를 끝낼 즈음, 정원 쪽에서 주승엽이 걸어 들어왔다.윤하경
Read more

제1672화

“그렇게 감동한 표정까지 지으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그냥 손 한 번 보탠 것뿐이에요. 게다가 예전에 승엽 씨가 저를 도와주신 일도 있었잖아요. 그 일에 대한 보답이기도 했고요.”주승엽은 눈가가 붉어진 채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렸다.“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 제 곁에 서 준 사람이 하경 씨뿐이었어요. 하경 씨, 저를 믿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말을 마친 주승엽은 뒤돌아 차에 올라탔다. 표정에는 결연함이 묻어 있었다.윤하경은 별장 문 앞에 서서 주승엽이 탄 차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속으로 조용히 주승엽을 위해 기도했다.윤하경은 재벌 가문에서 벌어지는 싸움이 얼마나 잔혹한지 잘 알고 있었다.승자는 모든 것을 차지하고, 패자는 바닥까지 추락하니 지는 쪽의 결말은 늘 처참했다.그런데 주승엽은 성정이 너무 여렸다.재벌가에서는 그런 성격이 가장 필요 없고, 또 가장 미움받기 쉬운 성격이었다.‘승엽 씨, 부디 무사히 잘 넘어가셔야 해요.’윤하경이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아직 앉기도 전에 강현우가 윤하민을 안고 들어왔다.윤하민은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었고, 열심히 핥느라 입가에 크림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런데도 지저분해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사랑스러웠다.이미 늦가을이었지만 오늘은 햇살이 좋고 날씨도 괜찮아서, 윤하경은 윤하민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걸 굳이 말리지 않았다.강현우가 윤하민을 바닥에 내려놓았다.“다 먹었으면 아주머니랑 들어가. 이제 낮잠 잘 시간이야.”윤하민은 강현우의 말이라면 척척 따랐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윤하경을 바라보며 짧게 인사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강현우는 거실 한가운데에 그대로 서 있었다. 큰 체격이 우뚝 서 있으니, 거실이 갑자기 좁아 보일 정도였다.강현우는 시선을 한 바퀴 굴려 주변을 훑었다. 주승엽이 보이지 않자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주승엽은 갔어?”윤하경은 휴대폰을 들고 소지연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네, 갔어요.”강현우의
Read more

제1673화

이정한은 말을 마치고는, 미소를 지으며 문세호를 바라봤다.“회장님, 그렇지 않습니까?”“응.”문세호가 작게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윤하경을 바라보며, 들뜬 기색을 숨기지 못한 목소리로 말했다.“하경아... 네가 와 줄 줄은 몰랐어. 나, 나 진짜 너무 기뻐.”문세호는 평생 거칠 것 없이 살아온 사람인데도, 지금은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몸이 살짝 떨릴 정도였다.이정한은 눈치 빠르게 의자를 끌어 윤하경 쪽으로 가져왔다.“아가씨, 앉으세요.”윤하경은 의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결국 조용히 앉았다. 하지만 입을 열지는 못했다.이정한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윤하경이 가져온 보양탕을 그릇에 덜었다. 그리고 문세호 앞에 공손히 내밀었다.“회장님, 아가씨가 가져오신 겁니다. 드셔 보세요.”문세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웃더니 그릇을 받아 한 입 떠먹었다.“역시 하경이가 챙겨 준 건 다르네. 국물이 참 좋아.”윤하경은 바로 선을 그었다.“가사도우미가 끓인 거예요. 저는 그냥 들고 온 것뿐이에요.”윤하경 말이 끝나자, 병실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그런데도 문세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가사도우미가 끓인 것도 맛있네. 그래도 네가 이렇게 와 준 것만으로도 나는 정말 기뻐.”윤하경은 원래 강하게 나오면 끝까지 맞받아치는 성격이었다.하지만 상대가 이렇게 부드럽게 다가오면, 마음을 단단히 붙잡기가 쉽지 않았다.지금도 문세호의 눈빛에는 분명한 기대와 조심스러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 그걸 보고 있으니, 윤하경은 차마 더 모질게 말할 수가 없었다. 애써 세워 둔 방어선도 조금씩 무너지는 기분이었다.윤하경은 숨을 한 번 고르고, 억지로 태연한 척했다.“그냥 별 뜻 없이 온 거예요. 몇 번 본 사이이기도 하고요.”윤하경은 자리에서 일어났다.“특별한 일 없으면, 저 이제 갈게요.”윤하경은 정말 도망치듯 병실을 나섰다.그런데 문 앞까지 거의 다 갔을 때, 이정한이 급히 따라 나왔다.“아가씨.”윤하경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또 무슨 일이에요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