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까지만 해도 갑판은 관광객들로 북적였지만 지금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멀찍이서 윤하경은 강현우가 갑판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눈앞에 매달린 누군가를 담담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그녀는 눈 부신 햇살에 눈을 찌푸리며 시선을 들어 확인했더니 매달려 있는 건 다름 아닌, 강현석이었다.강현우의 등 뒤로는 용천수를 비롯해, 겉보기에 전투 능력이 상당해 보이는 남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역시... 단단히 준비하고 있었던 거네.’“밖에선 강 대표가 무섭고 냉정하단 말 많더니 자기 친형한테까지 저럴 줄은 몰랐네. 근데 말이야, 강 대표 생각엔... 하경 씨 목숨 하나가, 네 친형이랑 바꿀 만큼 값어치가 있냐?”이명한의 비웃음 섞인 말에 강현우가 고개를 돌렸다.그 시선이 향한 곳엔, 윤하경이 붙잡혀 이명한에게 끌려오는 모습이 있었고 순간 강현우의 표정은 차갑게 식어갔다.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고 강현우는 태연하게 몸을 의자에 기대더니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더니 연기를 천천히 내뿜으며 느긋하게 말했다.“그래서 걔 하나로 너희 둘 목숨값이 해결될 거라 생각한 거냐?”강현우는 짙고 깊은 눈동자로 이명한을 째려보았고 이명한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네가 어떤 놈인진 잘 알아. 네 형 목숨도 거리낌 없이 버리는 놈인데 하물며 나 같은 건 뭐 대수겠냐. 근데 말이야, 강현우. 나도 만만한 놈은 아니거든. 그동안 내가 너한테 어떤 더러운 일들까지 해줬는지, 기억 안 나냐? 이젠 됐어. 더는 못 하겠다.”이명한은 윤하경을 거칠게 끌어다가 그녀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댔다.“이제 선택해. 이 배, 내 앞으로 넘기고 끝내든가... 아니면 이 여자랑 나랑 여기서 같이 끝이야.”그 말에 윤하경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고 이명한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를 노려봤다.“뭐가 웃겨?”“당신이요.”윤하경은 가볍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강현우 같은 남자가 저 때문에 뭔가를 포기할 거라 생각하세요? 전 그냥 그 사람한텐 스트레스 풀 데가 필요해서 두는 여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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