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윤하경은 그저 저들이 돈을 노리고 왔기를 바랐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더 비극적이었다.선두에 선 남자가 히죽거리며 서툰 표준어로 말했다.“돈? 이건 돈 문제가 아니야. 넌 사람을 잘못 건드렸어. 돈으로 해결될 일 같진 않네.”윤하경은 당황했다.“나... 나 막 남강에 도착했어. 대체 누굴 건드렸다는 거지?”남자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했다.“곧 만나게 될 거야. 그럼 다 알게 되겠지.”그리고 손짓해 부하들에게 윤하경을 끌고 나가게 했다.윤하경은 돌고 돌아, 결국 다시 윤하연을 찾기 위해 갔던 그 클럽에 도착했지만 이번엔 클럽 위층이 아닌 지하로 끌려갔다.좁고 어두운 방. 코를 찌르는 악취가 가득했다.이쯤 되자, 윤하경은 대강 눈치챘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윤하연이라는 걸.그 외에 이런 짓을 할 만큼 원한이 깊은 사람은 없었다.오히려 범인이 확실해지자 마음이 차분해졌고 그녀는 말없이 눈을 감고 바닥에 앉았다.예상대로, 몇 시간이 흐른 뒤 윤하연이 들어왔다. 하이힐을 신은 채, 노출이 심한 끈 원피스를 입고 진한 화장을 한 모습은 이전의 그 ‘청순한 막내딸’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윤하연은 문을 열고 들어와 윤하경을 내려다보며 속을 감추지 못한 웃음을 터뜨렸다.“윤하경, 네가 이렇게 대담한 줄은 몰랐네. 혼자 남강까지 오다니.”윤하경은 천천히 눈을 떴고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그녀를 바라봤다.“오랜만이네.”그 태도에 윤하연은 더욱 분노했다.“지금 네가 어디 있는지는 알지? 이젠 네가 내 발밑에서 있어.”그녀는 몸을 숙이며 속삭이듯 말했다.“네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아?”윤하경은 그녀가 가까이 오자, 코끝을 찌르는 지독한 냄새를 느꼈다. 담배, 술, 진한 향수의 조합은 진저리가 날 정도였다.하지만 이곳에 들어와 시간이 좀 지나자, 차라리 이 냄새도 익숙해졌다.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시작했다.지금쯤이면 강현우가 자기 전화를 듣고 상황을 파악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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